오픈AI 챗GPT 수준 따라잡아, 자체 개발 생성AI 78건 달해
텐센트와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등 대기업, 대학, 연구기관 ‘생성AI 올인’
美 유학파 등 유능한 인재 풍부, 중국 정부 천문학적 예산과 지원

생성AI 기술 등 첨단 솔루션들이 선을 보인 '2022 중국 선천 하이테크 어페어'.
생성AI 기술 등 첨단 솔루션들이 선을 보인 '2022 중국 선천 하이테크 어페어'.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미국 OpenAI가 챗GPT를 발표하기 전인 2021년에 이미 중국의 AI 관련 연구기관인 ‘베이징 즈위안 인공지능 연구원’이 생성형 AI를 발표한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져있지 않다. 이를 계기로 최근까지 텐센트와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이에 참여, 본격적인 생성형 AI 시대를 열었다.

이처럼 중국의 생성AI 기술은 날로 급성장, 미국을 따라잡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NRI)를 인용한 시장분석기관 IRS글로벌에 의하면, 중국 내에서 개발된 생성AI 기술은 모두 78건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소스로 ‘생성AI’ 보급도

그렇다보니 중국 칭화대학은 생성형 AI를 오픈소스화할 정도로 이미 금융과 교육, 의료 등 업계에 특화된 생성형 AI를 보급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생성형 AI의 시장 규모는 올 들어 이미 지난해보다 6배나 성장했고, 2024년에는 5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GPU 등의 칩에서부터 딥러닝(심층학습) 프레임워크, LLM, 업계 특화형 기술 등으로 확장될 것”이란게 NRI와 IRA글로벌의 전망이다.

그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지난 4월 생성AI를 발표한 알리바바는 6월에 이미 ‘AI 어시스턴트’ 기능과, 음성 및 화상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최근 오픈AI가 ‘데브 데이’를 통해 ‘AI 어시스턴트’를 차세대 생성AI 기술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이미 생성AI를 발표한 바이두 역시 7월에 모델 성능을 50% 이상 업그레이드 했다. 또 추리 능력을 30% 이상, 훈련 속도를 2배로 향상시킬 정도로 성능 개발 속도가 빠르다.

기업들, AI생태계 구축, 시장 차별화 전략 등 구사

NRI의 엑스퍼트 컨설턴트는 이같은 중국의 생성AI 기술을 ▲생태계 구축형, ▲ 인프라 구축형,▲ 시장 차별화 유형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알리바바나 바이두 등은 대표적인 생성AI 생태계 구축형으로 꼽힌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생성AI 플랫폼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방식을 구사한다. 그 수단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차별화된 범용 AI 플랫폼을 구축, 확장해가고 있다. 마치 애플 생태계나 오픈AI와 MS 생태계를 방불케하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특히 전자상거래에 이를 적극 활용한다. 기존 전자상거래 기법과 생성AI 기술을 융합하고, 소비자의 데이터를 AI학습에 활용함으로써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써먹는 방식이다.

알리바바 데이터센터. (사진=알리바바)
알리바바 데이터센터. (사진=알리바바)

이에 비해 검색 엔진에 주력해온 바이두는 검색 기능을 통해 수집한 풍부한 데이터가 무기다. 막대한 데이터를 자율주행과 스마트시티 등에 적용하며, 지도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중국기업들은 시장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NRI는 음성 인식 기술을 가진 ‘iFlytek’사를 예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교육 및 의료, 자동차 등 36개 업계의 3천 개 이상의 기업에 대규모 언어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제공할 AI 기능은 560종에 달한다.

또 ‘청두 이윈과기’는 의료 분야에 필요한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의사의 진단 결과를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 이를 위해 20억 건의 의학 텍스트 데이터와 800만 건의 임상 진료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밖에 일부 대학들이나 연구기관들이 대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을 오픈소스로 보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른바 생성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셈이다.

미국 AI 기업에서 지식․경험 쌓은 인재 대거 귀국

이같은 중국의 ‘생성AI 굴기’ 열풍에 대해 NRI의 전문가 그룹인 엑스퍼트 컨설턴트는 “특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에 재적했던 AI 기술 연구자들이 귀국, 연구․개발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해외 유학파 중심의 풍부한 인재들을 그 중요한 동력의 하나로 꼽아 눈길을 끈다.

즉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미국의 AI 기업에 취업, 지식과 경험을 쌓은 인재가 중국으로 돌아와 AI 기업 및 연구개발 기관에서 일하거나 창업을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는 관련 논문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중국 AI 인재에 의한 AI 관련 연구 성과가 증가하면서, AI 관련 논문 발표 건수도 세계 1위”라면서 “중국 텐센트 등이 조사하고 있는 ‘세계 각국 AI 이노베이션 지수 랭킹’에서는 미국에 이어 2위”라고도 했다.

그런 가운데 NRI 이외 많은 전문가들도 중국의 생성AI 성능이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는데 동의한다. 중국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는 가운데, 알리바바나 바이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부 관련 연구기관, 대학, 스타트업 등이 연일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중 간 경쟁도 기술개발 속도 가속화

역설적으로 이같은 중국의 빠른 생성AI 기술 속도는 미․중 간의 기술경쟁이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로 기술 유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에 AI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것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미국산 GPU를 조달하기 어려워질 것에 대비, 칩의 국산화를 촉구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성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최근엔 중국 화웨이 제품을 적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에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에서 이미 ‘디지털 중국’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특히 AI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시키도록 촉진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하는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와 데이터 자산의 개발ㆍ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간의 AI 패권을 둔 생성AI 버전의 ‘굴기’ 전략이 펼쳐질 것인지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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