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메타버스 기원…“메타버스 이용자 대부분, 게임 애호”
“게임만으로 부족한 ‘사용자 경험’ 있어야 메타버스 부활” 반론도
실리콘밸리 전문가들 메타버스 성공 요건, “능력․자율성, 의미 있는 인간관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메타버스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 최근 국내 전문가들일각에선 일단 ‘게임’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전히 메타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게임’(77.9%)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영택 셀루소프트 대표이사는 최근 공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를 근거로 “게임은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콘텐츠이며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붙잡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거나,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 대안이 바로 ‘게임’이란 얘기다.
사람들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가 ‘게임’
실제로 넷마블의 경우 지난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를 출시했다. 넥슨도 메타버스가 침체일로에 있던 지난해 9월,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출시했다. “이러한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들은 제페토나 이프랜드처럼 커뮤니티가 중심이 아닌, 게임 자체나, 게임 내 콘텐츠에 주력한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또 다른 반론도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와 VR 게임 발상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이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한 실정이다.
특히 대표적인 금융․기술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11월 진행한 ‘WSJ 테크 라이브 2023’에선 관련 전문가들의 메타버스 유용론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대체로 그 맥락을 보면 “게임과 메타버스는 별개의 수요층과 카테고리 성격”이란 얘기가 많이 나왔다.
WSJ ‘테크 라이브’에서도 메타버스 논쟁
당시 ‘테크 라이브’의 진행자 조 토마스부터가 “메타버스 주변의 ‘과대광고’를 살펴보면서, 그 전망과 ‘함정’에 대해 토론할 것”이라며 “메타버스와 그 잠재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지금까지 많은 면에서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부정적 함의를 진행 멘트의 자락에 깔고 있었다.
WSJ의 Tech Live 컨퍼런스에서 스타트업 All Turtles 및 Mmhmm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Phil Libin과 Improbable Worlds의 CEO인 Herman Narula는 진행자 Zoe Thomas와 함께 앉아 메타버스의 전망과 실망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당시는 종전 ‘페이스북’이 ‘메타’로 상호까지 바꾸면서 메타버스 ‘붐’에 올라탄지 1년 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나 이렇다할 콘텐츠나 수익모델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메타버스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 시건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에서 특히 ‘게임’과 ‘메타버스’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언급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
진행자 조 토마스는 “(메타버스는) 우리의 일과 사회 생활이 이동하는 새로운 온라인 영역을 변화시키고 온라인 상거래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될까요? 아니면 소수의 사람들만 관심을 가질 아직 완성되지 않은 디지털 세계에 대한 과장된 과장일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실리콘 밸리 전문가 “메타버스 사용자, 게이머 별로 없다”
그러면서 그는 “메타버스는 게이머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메타버스 사용자들)은 온라인에서 상호 작용하고 다른 캐릭터를 갖는다는 아이디어에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임프로버블 워즈(Improbable Words)의 CEO인 허먼 내룰라도 일정 부분 동의했다. 즉 그는 “다른 많은 게임들을 보신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추진하는 메타버스 사업의 일부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메타버스는 다양한 사용자와 게시자를 지원하고 매우 난이도가 높은 ‘다중 파트 문제’를 많이 개발한다”고 우선 기술적 차이점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작년에 메타버스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 분야(메타버스 사업)의 고객 중 컴퓨터 게임에서 옮겨온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단언하면서 “그 이유는 비디오 게임이 이미 잘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메타버스만으로 (게임에서 누릴) 경험을 함께 연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서 “특히 메타버스가 겨냥하는 스포츠 리그나 패션 브랜드는 게임 업체로선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 분야”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일부 전문가들은 “각 게임은 독자적인 세계관이 존재하며, 자신을 대리하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의 세계를 통해 탐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으므로 메타버스의 정의에 부합한다.”면서 “메타버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고 ‘게임 대안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앞서 오 대표이사는 “사실 메타버스의 주도권은 원래 게임이 쥐고 있었다”면서 메타버스의 기원으로서 게임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22년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 경험자의 12.7%가 주로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모여봐요 동물의숲 등 게임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게임’ 유용론 둘러싼 논쟁 이어질 듯
“이중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동물의 숲은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전부터 존재하던 게임”이란 얘기다.
또 “제페토, 이프랜드, 싸이타운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이용자 수 감소와 줄어드는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으로 고민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게임 업계는 메타버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오 대표에 따르면 특히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는 게임을 통해 이용자들을 모으고, 이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는 게임을 통해 이용자를 모으기 때문에 앞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게임 내의 세계관 안에서 다양한 미션과 업적 달성을 통해 이용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이 과연 애초 메타버스를 통해 기하고자 했던 ‘사용자 경험’을 충족시키며, 다양한 삶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또다른 반론이 이어진다.
앞서 실리콘 밸리의 회의론자들은 “집단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장소에 물리적으로 가거나 경험하고 싶은 것을 경험함으로써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메타버스”라고 했다.
심지어 그들은 “사람들은 능력이나 자율성, 유대감을 주는 경험을 원하며, 그들은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고,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느끼고 싶어한다”고 ‘게임’만으로 충족시킬 수 없는 메타버스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