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앱 기능, 프리미엄+요금, 디지털 은행 등 끝없는 변신, 아이디어
인수 1주년 화상 회의서 ‘X(트위터) 2.0’ 강조, “정작 사내 분위기는 시큰둥”

  일론 머스크. (사진=AFP, 게티 이미지)
  일론 머스크. (사진=AFP, 게티 이미지)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옛 트위터를 인수한지 1년째 되는 27일 일론 머스크는 새로 이름을 바꾼 ‘X’의 또 다른 변화와 자신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잇따라 제시해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440억 달러에 인수한 트위터를 ‘X’로 바꾸며, 온갖 수익모델을 제시하며 활로를 모색해왔다.

이날 머스크는 사내 화상회의를 통해 특유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언론, “검증 안된 아이디어 마구 쏟아내” 지적

그는 이날 X가 앞으로 청춘 남녀를 위한 ‘데이트 앱’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인사이더’는 “이는 사용자들이 이 플랫폼에서 수행하는 ‘모든 작업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게 하려는 머스크의 야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머스크는 월 16달러짜리의 광고없는 별도 프리미엄+요금제도 제안했다. 또 2024년에는 다양한 송금과 결제 등 사실상의 디지털 은행을 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X를 소유한 지 1년이 된 머스크는 사전 검증이나 조사도 안된채,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이 뭐라고 하든 머스크는 이날도 “내년에는 디지털 은행이 될 뿐만 아니라 완전한 ‘데이트 사이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X가 정확히 어떻게 데이트 앱이 될 것인지, 그러한 기능에 대한 사용자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추가 기능이나 제품 변경이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이렇다할 얘기가 없었다.

다만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데이트 앱은 일종의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는 결제가 필요한 기능이란 사실만은 분명하다. 머스크의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셈이다.

‘디지털은행’ 겨냥한 결제․송금 기능 강화?

머스크의 또 다른 욕심은 더 많은 사용자에게 결제 기능과 은행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X를 인수 한 후 좀더 완전한 결제 및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머스크의 오랜 야망의 하나이기도 하다. 기술매체 ‘더 버지’도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아마도 위챗(WeChat)처럼 X를 ‘토털 솔루션 앱’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그는 모든 사용자들이 예외없이 요금을 지불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그걸 위해 사용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X가 내년까지 은행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X 내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그러나 이건 사용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집요한 구석이 있다. 이미 뉴질랜드와 필리핀의 신규 사용자의 경우 X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대해 연간 1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이는 “장차 모든 게시물에 대한 결제 및 뱅킹을 위한 사전 준비의 일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이러한 소액 결제는 X의 수익 문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나중에 결제 기능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 이들 사용자로부터 더 많은 금융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미 X는 모든 종류의 은행 업무나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내에선 이를 위한 라이센스를 부지런히 취득하고 있다. 이미 이런 뱅킹 플랫폼은 지금까지 미국 내 11개 주에서 인가를 받은 바 있다.

이날 1주년 기념 사내 회의에서 머스크는 또 “X의 비디오 기능이 ‘유튜브’만큼 훌륭하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장차 X의 비디오 기능을 ‘스마트 TV’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의 일부로 해석되기도 한다.

‘인사이더’는 “이미 이전부터 X에서 라이브 비디오를 추진하고, 플랫폼을 비디오 중심의 "미디어 채널"로 바꾸려는 머스크의 열망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곤 했다”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X의 로고. (사진=로이터 통신)
소셜미디어 X의 로고. (사진=로이터 통신)

월 16달러 토털 솔루션 ‘프리미엄+’등급제 출시

한편 머스크는 또 ‘광고 없는 경험’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사용자를 위한 ‘프리미엄+’ 등급을 포함하여 두 가지 새로운 구독 계획을 출시했다. 현재 기본 기능의 사용료는 월 3달러이지만 광고가 따라붙는다.

X는 별도 공지를 통해 “월 16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제공되는 프리미엄+ 요금제에는 광고를 제외하고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모든 도구와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플랫폼에 액세스하는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X는 또한 플랫폼을 모든 앱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부 사용자를 위한 영상 및 음성 통화를 번들로 묶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처럼 끝이 없어 보이는 머스크의 욕심에 대해 정작 사내 분위기는 시큰둥하다는게 내부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날 인수 기념 1주년 회의에서도 머스크의 야심찬 비전 발표와는 달리, 정작 임직원들의 날선 질문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광고주와 사용자가 X에서 계속 이탈하는 현실에서 회사의 재무 상태에 관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현재의 회사 가치 평가나, 경영의 투명성 등을 물었고, 오랫동안 머스크가 약속해온 스톡옵션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머스크는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다만 X(트위터) 2.0의 비전만을 강조할 뿐이었다. 이에 X의 한 관계자는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 2.0’에 전념하면 보람을 느낄 것이라는 했지만, 전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사내 불만을 사고 있다”고 ‘인사이더’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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