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추진단까지 구축, 미․중에 뒤처진 AI기술 만회 위해
전문가들 회의적, “제재, 경제난으로 대량의 엔비디아 GPU 못 구할것”
“국제 지하시장 우회…그러나 천문학적 비용으로 좌절될 수도”
[애플경제 이윤순 기자] 러시아가 2030년까지 세계 10대 슈퍼컴퓨터 중 다수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엔비디아 H100 카드를 어떻게 얻을지는 미지수다.
본래 러시아는 고성능 컴퓨팅 분야의 초기 선두주자였지만 최근에는 서방의 슈퍼컴퓨터 프로그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10일 ‘익스트림 테크’에 따르면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와중에도 2030년까지 러시아의 인공지능 기술을 급성장시킨다는 목표로 이른바 ‘슈퍼컴퓨터 추진단’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강력한 AI 가속기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강력한 AI 가속기 다수 필요, “불가능할 것”
‘익스트림 테크’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가진 슈퍼컴퓨터 중 세계 상위 500대에 들만한 것은 7개에 불과다. 이는 미국의 150개와 중국의 134개에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현재 러시아의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는 얀덱스(Yandex)사의 체르보넨키스( Chervonenkis) 시스템이다. 이는 1,592개의 엔비디아 A100 GPU를 사용하여 23.53페타플롭스에서 실행된다.
이 외에 리아푸노프 시스템(얀덱스에도 있음)이나, 모스크바 대학교의 로모노소프(Lomonosov)와 같은 또 다른 고성능 시스템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은 구 버전의 엔비디아 카드로 작동된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같은 계획은 단지 더 많은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보단 400~500 FP64 테라플롭스의 속도로 세계 상위 1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의 ‘프론티어 컴퓨터’처럼 세계를 선도하는 ‘엑사플롭 머신’의 절반 정도에 달하는 속도다.
“세계 정상급 400~500 FP64 테라플롭스 속도 목표”
독일도 ARM과 엔비디아 기반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엔비디아의 최신 H100 라인에서 약 1만~1만5천개의 AI 가속기 모듈이 필요하다. 그것도 전체가 아니라, 개별 시스템별로 필요한 양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만약 러시아 정부가 그렇게 많은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엄청난 양의 처리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런 컴퓨터는 챗GPT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데 사용되는 오픈AI 시스템만큼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오픈AI도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해당 제품을 구하기가 어렵다.
수만 개의 H100 GPU, 60억~70억 달러 필요
앞서 CNBC는 러시아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러시아가 국내에서 복제할 수 없는 서구 칩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여전히 찾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른바 ‘회색 시장 부품’으로 알려진 지하 시장을 뜻한다. 이는 터키나 시리아와 같은 중개자를 통해 러시아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수만 개의 GPU를 확보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제라는 지적이다. CNBC는 “게다가 제3자를 통해 카드를 구매하면 가격이 부풀려져 수만 개의 H100 GPU에 대한 MSRP는 이미 60억~7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그럴 경우 값비싼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로선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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