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스타트업 등 인간 닮은 ‘AI봇’ 경쟁 가열
소셜미디어와 접목, 스마트 팩토리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 목소리도

'2022 로보월드'에 출품된 로봇 제품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2022 로보월드'에 출품된 로봇 제품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글로벌 빅테크와 소셜미디어, 그리고 일부 스타트업까지 포함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비롯, 삼성전자의 AI로봇이나 ‘로봇개’, 메타의 소셜미디어용 ‘퀘스트3’, 그리고 다수의 스타트업들까지 가세하며, 다양한 AI봇들이 출시되고 있다.

테슬라, ‘X’ 통해 ‘옵티머스2’ 공개

앞서 테슬라는 지난 달 ‘엑스(X, 전 트위터)’에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옵티머스는 한 발로 균형을 잡고 서서, 다섯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이며 물체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능력을 보였다. 이는 1년 전에 처음 소개했던 옵티머스 시제품이 서투르게 걸음마를 하며 부자연스럽게 손을 흔들던 것보다 크게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외신을 종합하면 옵티머스의 경우 비디오 입력이나, 제어 출력 등 엔드투엔드(End to End, E2E) 방식으로 신경망이 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카메라로 정보를 받아 팔·관절 등 모든 움직임과 판단을 코딩 없이 단일 신경망으로 구동되는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테슬라가 X를 통해 공개한 '옵티머스2'. (사진=하이프비스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테슬라가 X를 통해 공개한 '옵티머스2'. (사진=하이프비스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로봇’ 청사진 발표

삼성전자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1년에 “로봇과 AI를 포함한 미래 신사업 분야에 3년 동안 240조 원을 투자할 것”을 발표했다. 또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반도체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방안과 함께 로봇개(robot dog)를 2025년 스마트폰 및 가전 제조라인에 투입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노력은 사람의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등 생산 효율을 높이고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담겨 있다. 나아가선 “테슬라·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을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곁들여진다.

메타, AI와 MR 적용 ‘퀘스트3’

메타가 최근 ‘Meta Connect 2023’을 통해 생성 AI와 혼합현실(MR)을 결합해 출시한 헤드셋 ‘퀘스트3’ 역시 일종의 생성AI 봇 기술로 주목을 끈다.

이는 사실상 애플이 앞서 공개한 ‘비전 프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자사 소셜미디어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생성AI 챗봇인 ‘퀘스트3’을 공개한 것이다.

퀘스트3는 퀄컴의 ‘스냅드래곤XR 2세대’ 반도체를 CPU로 탑재하고 있다. 또한 2년 전 출시된 기존 ‘퀘스트2’보다 그래픽 처리 능력이 2배나 된다. 카메라를 통해 실제 외부를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도 새로 추가, 헤드셋을 벗지 않고도 주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 VR 헤드셋과 달리 외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팬케이크 렌즈’를 장착,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하고 해상도를 높이기도 했다. 또한 컨트롤러 없이 헤드셋 및 기능 조작이 가능한 ‘다이렉트 터치’ 기능도 신설했다.

미․중 스타트업들도 개발 경쟁 뛰어들어

이같은 ‘AI 휴머노이드 봇’ 경쟁엔 스타트업들도 다수 가담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미국의 스타트업 어질리티로보틱스가 개발한 ‘디지트(Digit)’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는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최대 16㎏까지 들고 나를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16시간 동안 작동하고, 전력이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을 하기도 한다. 두발로 걸어 계단을 안전하게 오르내리며, 좁은 공간에서 웅크리거나 쪼그려 앉는 동작도 가능하다.

이는 2025년부터 연간 1만대 가량 대량 생산될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앱트로닉의 ‘아폴로(APOLLO)’도 눈길을 끄는 사례다. 이는 25kg의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으며 교환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4시간 동작하며, ‘유압식 액추에이터’가 아니라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동식 액추에이터’를 장착한 점이 특징이다.

이는 “트럭이나 창고에서 짐을 싣고 내리거나, 창고의 적재 공간에서 필요한 제품을 가져오고, 팔레트에 물건을 적재하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024년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것이란게 사측 설명이다.

중국의 푸리에인텔리전스가 개발한 ‘GR-1’도 눈길을 끈다. 이는 50kg의 물건을 들고 나를 수 있으며 시간당 5km 속도로 걸을 수 있다. 사람의 체형을 모사한 생체 모방성과 운동 제어, 빠른 보행, 민첩한 장애물 회피, 경사로 보행 등이 특징이다. 사측에 의하면 오는 연말까지 10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4년부터 수 천대 출시할 예정이다.

역시 중국 샤오미가 개발한 ‘사이버원(CyberOne)’도 연말에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이 제품은 첨단 팔과 다리, 2족(⾜) 제어 알고리즘을 장착하고 있다. 한 손에 1.5kg 무게의 물체를 들 수 있는 ‘사이버원’은 특히 “85가지 종류의 소리와 45가지의 사람의 감정을 분류, 식별하고, 곡면 OLED 모듈로 이뤄진 로봇의 얼굴에 대화 내용 등이 표시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로봇시장 전망. (출처=마켓샌드마켓)
글로벌 로봇시장 전망. (출처=마켓샌드마켓)

“향후 5년간 연평균 50%씩 성장”

그런 가운데 시장조사기관 마켓샌드마켓츠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23년 18억 달러에서 2028년 138억 달러로 연평균 5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특화된 윤리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 봇’ 기술 추세를 분석, 전망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개발하고 유연한 세부 규범을 마련하여 신뢰성·안정성을 확보하며 기술 발전을 뒷받침‒ 효용성 있는 규범과 가이드라인 기틀을 정립해 미래 휴머노이드 위험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인간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경계와 대결이 아닌 소통과 협업을 통해서 공존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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