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범위한 사용자 정보, 데이터, 사실상 중국정부가 수집?
중독성 있는 다양하면서도 개인화된 콘텐츠, 알고리즘도 위협적
“타국 정부 기밀 빼돌리고, 스파이 활동 소재로 활용”의심

(사진=블룸버그 통신)
(사진=블룸버그 통신)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미국과 서방에게 틱톡은 국가 안보를 해치는 ‘공적’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는 미․중 갈등 국면과 맞물리며, 상황에 따라선 내년 미국 대선의 또 다른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기까지 한다.

대체 틱톡은 다른 소셜 미디어 사이트와 어떤 점에서 다르길래, 이런 의심을 사고 있을까.

블룸버그 통신은 16일 이에 대해 틱톡의 남다른 사용자 피드백 기능을 그 첫 번째 특징으로 꼽았다.

즉, 사용자가 동영상을 시청한 기간과 ‘좋아요’ 등 댓글을 달았는지 여부를 기반으로 특정 사용자의 관심사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알고리즘은 “For You” 피드에 더 많은 관심 항목을 전달할 수 있다. “다양하면서도 개인화된 콘텐츠의 결과 스트림은 스크롤을 멈추기 어려울 정도로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전문가들의 분석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실제로 2022년 퓨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 중 2/3가 매일 틱톡을 사용하며, 16%는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미국 10대 3분의 2가 매일 틱톡 사용

더욱이 미국 정부와 당국이 틱톡을 경계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다. 아직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틱톡 본사인 ‘바이트낸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정부는 미국 내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상이나 현상, 사용자 컴퓨터의 고유한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특정인의 정확한 위치 데이터와 연락처 목록 등을 수집한다는 것이다.

특히 틱톡을 의심하는 전문가들은 “특정 사용자의 프로필을 악용해 정보를 생산할 수 있고, 해당 사용자들을 협박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이 틱톡의 데이터를 사용해 연방 직원과 계약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기업 스파이 활동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국가 안보 관련 관리들 역시 “틱톡이 특정 영상이나 비디오를 전략적으로 통제하거나 홍보함으로써 미국 여론을 특정한 방향으로 조작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미국의 사고를 조작할 수 있는 ‘트로이 목마’나 다름없다”고까지 했다.

틱톡에 대한 우려, 의심을 뒷받침할 증거는?

실제로 지난해 12월, 바이트낸스와 틱톡의 최고 경영자는 자사 직원이 회사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언론인을 포함, 미국 내 사용자의 IP 주소에 부적절하게 액세스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미 법무부가 미국인에 대한 부적절한 감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지금까지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틱톡측은 이 모든 의혹과 불신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틱톡 CEO인 슈 츄(Shou Chew)는 지난 3월 자사의 ‘스파이’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미국 의회 패널에 출석, “바이트낸스는 중국이나 다른 국가의 에이전트(스파이)가 아니다”고 극구 부인했다.

그는 또 “틱톡은 사실상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인 최고 운영 책임자(COO)가 안전 부문 글로벌 책임자”라면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와 같은 미국 기반 비디오 공유 앱이야말로 틱톡보다 안보에 끼치는 위험이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틱톡은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내 사용자의 민감한 데이터는 텍사스 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Oracle Corp.’가 관리하는 서버로 이동되었으며, 틱톡 소스 코드는 제3자가 검토할 수 있도록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프로젝트 텍사스’(Project Texas)라고 불리는 이 계획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은 여전히 의심스런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의 어린이․청소년 보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Qustodio’와 기술매체 ‘테크크런치’가 미국내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가족 계정 40만개를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청소년과 어린이가 유튜브에서 61분을 보낸 데 비해, 같은 기간 그들이 틱톡에서 보낸 시간은 하루 평균 99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023년에 틱톡은 어린이의 개인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부실하게 운영한 혐의로 EU 규제 기관으로부터 3억 4,500만 유로(3억 6,8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또한 일부 중독성 틱톡 트렌드도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매우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블랙아웃 챌린지(Blackout Challenge)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사건도 충격을 던졌다. 이로 인해 18개월 동안 최소 20명 이상의 15세 미만 어린이들이 사망한 것과도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진=게티 이미지)
(사진=게티 이미지)

틱톡 제재, 미국 외의 국가로 확산 중

미국뿐 아니다. 인도 역시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2020년에 틱톡과 중국 기업이 개발한 수십 개의 앱의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은 연방 정부 디바이스에서 틱톡을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 캐나다, 벨기에, 대만도 유사한 금지령을 제정했다. 미국의 일부 주, 특히 몬태나 주는 틱톡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기까지 했다. 이는 2024년부터 모든 사용자들에게 적용된다.

틱톡은 물론 이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신속하게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미 지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틱톡이 법원에 이의를 제기, 효력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틱톡이 바이트댄스로부터 독립하지 않으면 미국 내의 사용이 금지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 내에서 무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금지된 선례는 없다. 중국에선 지난 2009년부터 자국 내에서 페이스북을 금지한 일이 있긴 하다. 만약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법적 문제가 없이 틱톡을 금지하려면, 자국의 앱 스토어 운영자에게 서비스 메뉴에서 틱톡을 제거하도록 강요하는 수 밖에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는 신규 가입자들을 억제하는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사용자가 서비스에 계속 액세스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을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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