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정보 디지털 모델화’, 국내 건설업계에도 점차 보급
건설 요소의 기능․성능․제원 등 3D모델로, 공종별 소통, 공기․비용 절감 등

'2023 스마트건설안전' 박람회 참가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2023 스마트건설안전' 박람회 참가한 업체의 부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국내 건설 스마트화는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런 현실에서 스마트 건설을 촉진하는 요소로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고가의 SW 비용은 부담, 활성화 걸림돌

BIM은 현재로선 국내 스마트건설의 대표적인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격한 의미에선 3D모델을 기반으로 한 3D CAD 프로그램의 진화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는 ‘공사정보를 디지털 기술로 복합적, 입체적으로 그 구성요소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건축물이나 건설 현장의 입체 모델 안에 담아내는 기술이다.

또한 KDB미래연구소는 “건물을 이루는 각 요소의 기능, 성능, 제원 정보를 포함한 3D모델”이라며 “2D도면을 입체적으로 표현만 하는 기존 3D CAD 프로그램에서 발전하여, 구성요소의 건설 과정까지 나타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BIM의 소프트웨어 사용료가 비싼 것이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입찰제도를 개편했다. 즉, 지난해 12월에 설계업체의 BIM 활성화를 위한 투자가 수주로 이어지도록 종합심사낙찰제 평가항목에 BIM 역량평가를 신설했다. 여기서 “핵심전문가 역량” 항목에 “BIM 기술인 역량”을 세부항목으로 신설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 설계업체는 미국의 오토데스크 레빗(미국), 한국의 마이다스 CIM 등 BIM 플랫폼 공급업체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KDB미래연구소는 “BIM 점유율이 가장 높은 오토데스크 레빗의 1인당 연간 사용료는 450만 원, 마이다스 CIM의 경우는 2,000만 원 수준에 달해 가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시뮬레이션 통해 미리 예측”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BIM은 건물의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통합 관리한다. 이는 기존의 건설공사 관행과 모순을 일거에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흔히 건설공사는 기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단계별로 각각의 사업자가 존재함으로써 이른바 ‘사일로 효과’(칸막이 효과)라는 부작용이 필연적이다. 공종별 사업자 간에 정보 교류나 소통이 원활할 수가 없다.

BIM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것이다. 즉,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통합하는 기술로, 모든 참여자가 건설 과정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IM 개념도. (이미지=국토교통부, KDB미래연구소)
BIM 개념도. (이미지=국토교통부, KDB미래연구소)

물론, 공기와 공사비 절감도 기할 수 있다. BIM은 건설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속도를 단축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모든 설계정보가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 담겨 있어 건축 설계의 중복이나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

이는 또한 프로그램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예측함으로써 실제 시공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효율적인 공사가 가능하다. 또한 자재의 가격정보가 모두 입력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소요 물량을 산출하고, 공사비를 검토할 수 있다.

대형건설사 앞장, 정부도 나름의 활성화 방안 추진

KDB미래연구소와 건설기술연구원, 건설엔지니어링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선 주로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BIM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건설은 해외 해상교량 프로젝트에서 BIM을 활용하여 설계디자인과 시공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고품질의 시공과 함께 공기를 크게 단축시켰다.

역시 또 다른 업체인 DL이앤씨는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에서 자체 BIM 터널 설계 패키지로 공사 구간을 매우 짧게 구현, 공사비를 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터널은 남해군과 여수시를 잇는 총길이 8.09km의 해저터널이다.

정부도 나름대로 BIM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성화고에서 BIM을 교육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대학교의 관련 학과 커리큘럼에 BIM 과목이 포함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설계업체에 교육비를 지원하거나, BIM 센터 중심으로 인력양성 계획이 우수한 10개사를 선정, 전문강사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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