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당국 승인 위해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포기, 타사에 매각
마지막 관문 英 CMA “10월18일까지 정밀조사”, 인수전 장기화 예고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머스크의 트윗 인수를 뛰어넘는 ‘세기의 거래’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전이 막바지에 돌입하면서,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거래에 대한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위원회(CMA) 승인을 얻기 위해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권리를 포기하기로 했다. 프랑스 게임회사인 유비소프트 엔터테인먼트에 이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사상 최대의 기업 간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MS가 마지막 최대의 걸림돌인 영국 규제 당국을 설득하기 위한 배수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사도 10월18일까지 최종 계약일 연장
AP,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영국 CMA는 이같은 MS의 조치에 대해 심층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MA는 오는 10월 18일까지 해당 거래를 승인할 것인지, 혹은 좀더 심층적인 정밀 조사를 이어갈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두 회사도 거래 성사일을 같은 시일까지 연장하기로 동의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CMA가 거래를 승인하는 대신 새로운 정밀조사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예상치 못한 조치로서, (인수전이) 또 다른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앞서 지난해 1월 엑스박스 제조사인 MS는 690억 달러 규모의 인수 거래를 발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즉, 세계적인 인기게임인 ‘콜 오브 듀티’의 프랜차이즈 제조사 액티비전을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EU승인, 미국도 법정싸움 승소, ‘영국만 남아’
그 후 양사는 유럽연합을 포함한 40개국을 대상으로 각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확보했다. 유럽연합(EU)은 액티비전의 게임을 다른 플랫폼에 라이선스하겠다는 MS의 약속을 받아들여 이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 난항에 부딪혔다. 즉 미 연방거래위원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MS 등 양사는 이에 소송을 제기, 결국 연방거래위원회와이 법정 싸움에서 승소함으로써 다시 거래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최종 인수 가도에서 유일한 걸림돌은 영국의 CMA다. 이 기관은 올초부터 양사의 합병을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플레이어들이 고가의 콘솔을 구입할 필요없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도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독점 구도로 갈 것이라는 우려때문이었다.
유비소프트사, 향후 15년간 액티비전 게임 권리 획득
브래드 스미스 MS 대표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MS는 향후 15년간 출시되는 모든 액티비전 게임에 대해 EU밖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권리를 프랑스 게임회사인 ‘유비소프트 엔터테인먼트’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EU 27개 국가들과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리히텐슈타인 등을 아우른다.
수정된 계약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버워치와 디아블로와 같은 액티비전 게임을 자사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인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에 독점적으로 출시할 수 없다. 또한 경쟁사 서비스의 라이선스 조항을 독점적으로 통제할 수도 없게 된다.
대신 프랑스 게임 라이벌 유비소프트는 액티비전의 기존 PC 및 콘솔 게임, 액티비전이 향후 15년 내 출시하는 모든 새로운 게임에 대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권한을 갖게 된다. 특히 유럽에서는 유비소프트가 액티비전의 권리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를 획득, 해당 지역에서도 해당 게임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 “英 당국, 결국 승인할 것” 전망
그런 가운데 전례 없이 영국 CMA는 이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최종 결정을 연기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 액티비전 게임을 자동으로 라이선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들이기로 한 EU의 결정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제조업체인 소니 간의 라이선스 계약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CMA측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당초 (추가 검토와 정밀조사) 결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의 거래의 세부사항과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제3자의 언급에 비추어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통신은 “현실적으로 MS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권리를 포기한 것이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다”면서 “결국 CMA로부터 규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