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 ‘달리’로 콘텐츠, 카피 등 생성, 빠르고 효율적 광고
글로벌 광고대행사 WPP, 네슬레, 유니레버 등 생성AI광고 적극 시도
월마트, 까르푸, 크로거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도 광고에 AI접목

서울 영동대로변의 대형 디지털사이니지 광고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서울 영동대로변의 대형 디지털사이니지 광고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글로벌 광고업계 일각에서 생성AI를 적극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국적 식품 대기업 네슬레나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 등 세계 최대의 광고주들 중 일부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챗GPT와 달리(DAL-E)와 같은 생성 AI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은 많은 기업들로선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원시 데이터에 무심히 삽입된 편견이나 사이버 보안, 저작권 문제 등으로 AI 광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19일 자체 취재를 바탕으로 “기업 마케팅 팀들은 AI를 기반으로 제품 광고를 더 저렴하고, 더 빠르고, 무한한 광고효과를 창출하는데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최근의 경향을 전했다.

네슬레나 유니레뿐 아니라, 세계 정상급 광고 대행사들은 “광고주들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방식을 AI가 항구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 속에 (AI와 광고의 접목을 위한) 투자가 이미 증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AI가 광고 문화 항구적으로 변경” 기대

특히 생성AI를 활용할 경우, 기존의 인공지능처럼 단순히 데이터를 분류하거나 식별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한층 독창적인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해낼 수 있다는 기대다.

실제로 세계 최대 광고 대행사인 WPP는 네슬레, 몬델레즈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과 협력해 생성AI를 광고 캠페인에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마크 리드 대표는 “그럴 경우 비용은 10분의 1 내지 20분의 1로 줄어든다”면서 “영화 제작진을 아프리카 현지로 굳이 보내지 않아도, 그곳에서 광고를 찍는 것과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WPP는 또 인도에서 발리우드 슈퍼스타 샤 룩 칸과 함께 AI 주도의 캐드베리 캠페인(광고)을 진행하고 있다. AI기법을 접목하여 배우가 디왈리(축제) 기간에 행인들에게 전국 매장 2,000곳에서 쇼핑할 것을 독려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WPP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에게도 AI가 유용하다. 중소기업들은 마이크로사이트를 사용하여 소셜 미디어와 다른 플랫폼에 게시될 수 있는 자신들의 가게를 특징으로 하는 광고 버전을 AI로 생성할 수 있다. 이미 그렇게 생성AI 기반으로 제작된 약 13만 개의 광고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94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광고는 무려 2,000개의 매장을 콘텐츠로 제작한 것으로 AI기법이 아니면 매우 힘든 작업이다.

생성AI기법으로 명화 원본을 변형, 재구성한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광고판. (출처=로이터통신)
생성AI기법으로 명화 원본을 변형, 재구성한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광고판. (출처=로이터통신)

WPP, 생성AI 광고 인재 대거 양성

WPP는 이를 위해 생성AI를 활용한 광고 인력을 대거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영국 런던에서 AI기술 견습생인 20대 초반의 젊은 엔지니어들을 위한 교육 과정을 두고 있다. 또 옥스퍼드 대학과 협업, 미래형 마케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를 위한 AI’ 과정을 별도로 두고, 고객 리더, 실무자, WPP 임원을 대상으로 데이터 및 AI 교육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 회사의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EO)인 구글 출신인 오드 간돈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네슬레가 자사 제품의 마케팅을 돕기 위해 챗GPT 4.0과 달리2(Dall-E2)를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간돈은 “(AI기법은) 광고 브랜드와 전략에 완전히 부합하는 훌륭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제공하며, 성공적인 광고 캠페인을 가능하게 한다”면서 “생성AI가 창출한 아이디어는 크리에이티브 팀에 의해 더 훌륭한 콘텐츠로 발전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정치인과 철학자들이 생성 AI 모델에 의해 생산된 콘텐츠가 인간의 창의성과 동급이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논쟁하는 동안, 광고주들은 이미 그들의 홍보 캠페인에 그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WPP의 최근 광고 기법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한 갤러리는 X-레이를 사용,여 바로크 예술가의 유화 ‘우유배달부’ 그림에 숨겨진 새로운 물체를 찾아냈다. 이는 곧바로 온라인을 통해 널리 입소문이 났다.

“마케팅 효과 극대화, 비용은 거의 안들어”

그로부터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WPP는 오픈AI의 달리2(DAL-E 2)를 사용, 네슬레의 밀크메이드 제품의 공개 유튜브 광고에서 ‘우유배달부’ 그림의 테두리 너머로 또 다른 상상 속의 장면을 그려보였다. 물론 달리2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처럼 ‘달리2’를 활용한 네슬레 밀크메이드 버전의 비디오는 거의 1,000회에 걸친 반복 영상을 통해 무려 70만 유로(76만 6,010달러)의 ‘마케팅 가치’를 창출했다.

그러나 WPP는 콘텐츠 제작에 거의 비용이 안 들었다. ‘우유배달부’ 그림을 소장한 박물관의 대변인은 “저작권이 없는 이미지로 개방되므로, 누구나 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례는 네슬레뿐 아니다. 도브비누, 벤앤제리 아이스크림 등 4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유니레버 역시 홈페이지와 디지털 커머스 사이트에 생성 AI 기술을 접목, 자체 제품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회사의 헤어케어 브랜드이 경우, 텍스트 콘텐츠에는 AI 콘텐츠 생성기를, 비주얼 콘텐츠에는 자동화 툴을 사용했다.

이 밖에 WPP는 월마트, 까르푸, 크로거와 같은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생성AI를 접목한 광고 기법을 적극 구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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