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열악한 시설과 환경 브루클린 구치소 수감 명령
“증인 사주, 증거 인멸과 조작 등 혐의 추가”

수감되는 뱅크맨 프리드. (사진=로이터 통신, 파일포토)
수감되는 뱅크맨 프리드. (사진=로이터 통신, 파일포토)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환경이 열악하기로 소문한 미국의 한 구치소에 14일 수감되었다. 그가 수감된 뉴욕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는 악명높은 성매매범 지슬레인 맥스웰이나, 마약 밀매혐의를 받고 있는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 등 유명인들도 수감되어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하나같이 이 구치소의 열악한 상황을 호소할 정도로 시설과 환경이 엉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미국 맨해튼 지방법원은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설립자인 뱅크맨-프리드가 증인을 사주하고 조작한 혐의로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있는 그의 부모의 집이 아니라, 이 구치소에 수감할 것을 명령했다.

구치소에서 10월 재판 준비

FTX 파산과 관련한 사기 혐의에 대해 그 동안 무죄를 주장해온 뱅크맨-프리드는 이제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오는 10월 2일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호화로운 바하마 리조트에 살았으나, 이제는 최악의 상황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가 수감된 구치소는 흔히 ‘MDC’로 불리는데, 교도 인력 부족과, 걸핏하면 반복되는 정전사태, 그리고 수감자들의 음식에서 구더기가 나올 정도로 열악한 상황으로 악명이 높다. 최근에는 한 교도관이 마약을 밀수하며, 뇌물을 받다 걸려서 유죄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뱅크맨 프리드의 변호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두고 “비인간적”이라며 수감명령에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겨울, 온도가 섭씨 영하 18도까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인해 며칠 동안 교도소의 조명과 난방이 끊긴 적도 있을 정도다.

또한 수감자들에 대한 교도관들의 고압적인 태도와 엄격한 감시체제, 비위생적이고 부실한 식사, 그리고 수면 장애를 부르는 환경 등으로 악명이 높다.

MDC를 운영하는 미국 교정국은 성명을 통해 “안전하고 인간적인 통제된 환경을 통해 시설에 갇힌 개인들의 신체적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법원, 변호인단 호소 묵살, 수감 명령

1994년에 설립된 MDC는 현재 1,608명의 수감자들을 수용하고 있다. 2021년 맨해튼 교정 센터가 개선을 위해 문을 닫은 후, 지금은 뉴욕시에서 연방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수감자들이 대부분이다.

앞서 뱅크맨-프리드의 변호인단은 그가 수감되지 않도록 법원에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특히 이 구치소엔 뱅크맨이 자신에게 불리한 검찰의 증거자료를 검토하기 위해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공간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그럼에도 뱅크맨이 수감되자, 그의 변호인단은 MDC가 뱅그맨에게 우울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일일 처방약을 제공하도록 명령할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하긴 뱅크맨-프리드가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FTX 사태 초기에 바하마에서 그는 폭스힐 교도소에 거의 일주일간 수감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그는 설치류와 화장실 부족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구치소 수감은 그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에게 고통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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