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홍콩, 싱가포르, 한국, 일본 등 법제화 움직임 활발
한국은행, “스테이블코인, 한국은행법 체계 준수” 공식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투자상품 이미지로서 본문 기사와는 무관함. (제공=베가엑스홀딩스코리아)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투자상품 이미지로서 본문 기사와는 무관함. (제공=베가엑스홀딩스코리아)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CBDC 발행을 서두르는 가운데, 한편에선 이들 법정화폐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실용화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주요국들은 이를 위한 법제화에 속도를 내는가 하면, 한국은행 역시 이를 위한 검토를 거쳐 곧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 중에선 최근 미국과 홍콩 등에서 특히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 자본시장연구원, 그리고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은 가장 먼저 스테이블코인의 정의, CBDC 연계 등의 내용을 담은 스테이블코인 법안 초안을 지난 4월 공개했다. 빠르면 7월 중에 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JP모건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본의 SBI 및 싱가폴 통화청(MAS)과 협업, 싱가포르 달러와 엔화를 스테이블코인과 연계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또 홍콩 재경사무국도 2024년 말 입법을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이미 민간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독점 발행을 허가하는 자‘금결제법’을 6월부터 시행 중이다.

한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사실상 공표

그런 가운데 한국은행도 이런 국제적 움직임과 함께 하고 있다. CBDC 발행에 속도를 내는 한편, CBDC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감독권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CBDC 발생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에 14개 시중 은행, 금융결제원 등과 CBDC 실험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비은행 금융기관과 핀테크기업을 포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감독권한을 한국은행이 확보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펴낸 ‘암호자산 규제 관련 주요 이슈 및 입법 방향’ 보고서를 통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감시는 한국은행법 체계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의 필요성을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신석영 수석연구원은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결합 가능성은 불확실한 부분이 존재하나, 당분간 CBDC의 유통 실험은 스테이블코인에 집중되고, 국내 금융업의 관련 사업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간 연동 한계, 그러나 “국가 및 국제 간 결제 적합”

그에 따르면 CBDC의 유통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간 회계 연동 등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스테이블코인 이외 수단은 마땅치 않은 편이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대체 수단으로 예금토큰(CBDC 기반의 은행예금 토큰화)이 부상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예금토큰은 CBDC 활성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조속히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서 우선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의 CBDC 사업은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계가 먼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예금토큰이 스테이블코인의 CBDC 유통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예금토큰이 스마트 계약 등 프로그래밍 특성을 갖고 있어, 향후 CBDC의 주요 유동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가치가 고정(Pegging)되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송금비용도 저렴한 편이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다보니, 가치 변동성도 낮아서 국가 간 혹은 국경 너머 결제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통계조사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장점 덕분에 국경 간 결제를 중심으로 2028년경 최대 5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 달러와 연동된 USDT 등 상위 10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0년 12월 275.2억 달러에서 2022년 12월 1,550.0억 달러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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