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앱” 의미…페이팔, 스페이스X, X.ai 등 ‘X’ 시리즈 일환
광고수익 급감, 경쟁자 ‘스래즈’ 등장, 유해 콘텐츠 논란 등 위기 돌파용?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에 새로운 로고 'X'가 투사되어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에 새로운 로고 'X'가 투사되어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일론 머스크가 파란 새(블루버드)의 실루엣 대신 ‘X’를 트위터의 공식적인 로고로 채택했다. 앞서 지난 주말 ‘로고를 변경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취해진 조치다. 변경된 내용은 이미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머스크가 새로 내건 ‘X’는 “모든 것”, 혹은 “모든 애플리케이션”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24일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머스크는 트윗에서 “곧 우리는 트위터 브랜드를 비롯한 모든 ‘새’(블루버드 로고 시절)들에게 작별을 고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로부터 정확히 24시간 후, 파란색 새 모양의 로고 대신 흑백 ‘X’가 이 회사 웹사이트에 나타났다.

머스크는 앞서 23일 새벽 트위터 오디오 라이브 스트림에서 “트위터 로고를 변경할 것”이라며 “이는 이미 오래 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다.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잠시 후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진정 ‘X’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트위터 이메일에서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라며 작별을 뜻하는 이모티콘을 날렸다.

‘X’…소셜미디어, 메시징, 결제․뱅킹 등 통합 의미도

그 직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 회사 본사 건물에 ‘X’라는 글자가 조명으로 투사된 사진이 사이트에 게시되었다. ‘X’는 중국의 ‘위챗’이 소셜 미디어나, 인스턴트 메시징, 결제 서비스 등을 모두 결합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묘사한 것을 모방한 것이다.

이전에도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이 “X를 만드는 가속기”라고 표현했고, 트위터 인수 후 이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기업체의 이름을 ‘X 홀딩스’라고 불렀다.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 후 마케팅 관련 임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문제되는 콘텐츠에 노출되기 쉽다는 비난 속에 광고 수익도 급감했다. 더욱이 최근엔 메타가 새로운 소셜 미디어 ‘스레즈’를 개설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머스크는 위기 돌파의 제스처로 로고를 변경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이 회사의 브랜드 변경 움직임은 머스크가 한 사용자에게 “광고 수익이 50% 감소하고, 부채에 대한 부담이 크다. 여전히 현금 흐름도 원활치 않다”고 답변한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도 'X' 로 바꾼 트윗 화면. (이미지=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도 'X' 로 바꾼 트윗 화면. (이미지=트위터)

머스크는 진작부터 ‘X’라는 글자에 유독 호감을 갖고 있었다. 지난 1999년에 그는 온라인 은행인 X.com 을 공동 설립했다. 그리고 페이팔을 만들기 위해 다른 스타트업과 합병한 후 2017년에 다시 X.com 도메인을 사들였다.

실제로 머스크의 ‘X’라는 글자에 대한 집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의 우주 스타트업 ‘스페이스X’도 역시 사명뿐 아니라 로고까지 ‘X’를 내걸고 있다. 최근에는 ‘X.ai’ 라는 AI 회사를 설립했다. 또 지난 4월 이미 트위터의 공식 법적 명칭도 ‘X’사로 바꿨다.

문제는 트위터의 로고 변경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X.com 도 이제 twitter.com 으로 리디렉션된다”면서 이를 ‘중간’ 로고라고 불러, 또 다른 로고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트위터의 ‘모든 것’ 바꿀 ‘신호탄’ 해석도

기술매체 ‘테크크런치’는 “상황에 따라선 로고를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가 결국 ‘블루버드’ 실루엣으로 상징되었던 모든 것들과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곤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나, 트위터 공식 계정 @Twitter의 이름과 디스플레이 사진을 새로운 ‘X’ 로고로 변경했다.

또 이날 로고 변경 직후 한 사용자에게 보낸 답장에서 “앞으로 모두 트위터를 ‘X's’라고 불러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트위터 CEO 린다 야카리노는 “트위터가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을 바꾸었지만, 새로운 로고 ‘X’는 더 나아가 오디오, 비디오, 메시지, 결제․뱅킹 기능도 갖추고, 아이디어나, 상품, 서비스, 각종 경험을 위한 글로벌 시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트윗을 통해 밝혔다.

본래 트위터는 초창기 몇 년 동안은 지금과 같은 새(블루 버드) 로고가 없었다. 그러다 2010년에 비로소 공식적인 ‘래리 더 버드’라는 로고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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