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화이트컬러’ 부문 일자리 대체 전망과 유사한 결과 재확인
직업능력연구원, ‘산업별 인공지능 기술 충격 시나리오 분석’ 발표

사진은 주요 시중은행들의 본점 모습.
사진은 주요 시중은행들의 본점 모습.

[애플경제 박문석 기자]화이트컬러 직업 중에서도 금융․보험 업종 종사자들이 장차 AI기술에 의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이미 기존의 유사한 연구에서도 AI기술이 도입될 경우 사무직종, 특히 금융계의 일자리가 크게 감소될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최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하 ‘연구원’) 조사에서도 AI기술로 인해 ‘금융 및 보험’ 업종이 부가가치는 가장 크게 늘어나지만, 고용 측면에선 가장 많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연구원이 최근 AI기술이 산업별 고용과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금융․보험 분야는 AI도입으로 부가가치가 크게 늘어나는 반면, 고용증가율은 가장 적었다. 다시 말해 AI로 인해 가장 많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금융․보험 ‘부가가치 크게 증가 vs 일자리 감소’

연구원이 펴낸 ‘산업별 인공지능 기술 충격 시나리오 분석’ 브리프를 보면, 일단 AI 도입으로 ‘금융 및 보험’ 업종이 가장 높게 부가가치가 증가하며, ‘건설’ 업종은 가장 낮게 부가가치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는 16개 주요 산업의 각 부문별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4가지 유형별 시나리오로 나누어 조사한 것이다.

4가지 유형별 시나리오는 ▲ 부가가치가 ‘크게 증가’하지만, 고용은 ‘감소’(노동생산성 매우 크게 향상)하는 A형, ▲부가가치는 ‘증가’하되, 고용은 ‘감소’(노동생산성 크게 향상)하는 B형, ▲부가가치가 ‘크게 증가’하고, 고용도 ‘증가’(노동생산성 향상)하는 C형, 그리고 ▲부가가치가 ‘증가’하고, 고용도 ‘증가’(노동생산성 현행 유지)하는 형태로 구분된다.

이를 기준으로 전문가들에게 산업별, 직종별로 2030년의 부가가치 증가율이 위 4가지 유형 중 어느 방향일 지 전망하게 한 결과, ‘금융 및 보험’이 1순위(67.5%)와 2순위(64.5%)에서 모두 가장 높은 부가가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산업 특성상 업무의 상당 부분이 이미 데이터화 되어 있어서, 기존 업무의 대체뿐만 아니라 데이터분석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에 ‘건설’은 가장 낮은 부가가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노동집약적 특성이 강해 AI 기술 도입의 효과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2030년 기준으로 산업별 고용 전망을 보면, 가장 낮은 고용 증가율을 보인 산업은 ‘금융 및 보험’, ‘농림수산식품’ 등으로 나타났다. 금융․보험은 부가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하는 반면, 고용은 감소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은 크게 향상된지만, 결국은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다는 해석이다.

일자리, 농림․수산 등↓, 전력․수도․재활용↑

고용 증가율이 가장 낮은 산업들로서 ‘금융 및 보험’(-10.8%)에 이어, ‘농림수산식품’(-10.7%), ‘음식점 및 숙박업’(-7.0%)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력·수도·재활용’(21.3%), ‘기타서비스’(12.9%), ‘운송서비스’(11.7%)는 높은 고용 증가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한편 1차 산업의 경우 고용 증가율은 2021년에 비해 –10.7%로 가파르게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 2차 산업과 3차 산업은 각각 2.7%, 2.1%의 다소 완만한 고용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결론적으로 1차 산업이 2차 산업과 3차 산업에 비해 가파른 고용감소가 예상되는 셈이다.

연구원은 이같은 결과를 두고 “이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의 도입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지만, 생산성 향상의 효과가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여러 연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