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행사에서 “그 동안 예측 빗나갔지만, 이번에는 확실” 공언
전문가들 “테슬라는 아직 레벨2 수준 상용화” 반신반의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일론 머스크가 또 큰소리를 쳤다. 그는 “테슬라가 올해 연말까지 완전 자율주행(레벨5)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레벨 5는 자율주행기술의 명실상부한 완성단계로서, 운전자 개입은 물론 차량에 대해 아무런 신경도 안쓰고 ‘잠을 자도’ 되는 수준의 기술이다. 자동차가 모든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운전하는 것이다.
레벨5, 운전자가 잠을 자도 되는 수준
그러나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이 레벨2~3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그럼에도 다시 머스크가 “완전 자율적이고 감독되지 않은 자율주행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이다. 그것도 “올 연말까지”라고 매우 촉박한 일정을 제시했다.
그 동안 전문가 다수는 “레벨4는 웨이모 등이 실험 운행을 하고 있긴 하다”면서도 “레벨5는 테슬라가 ‘큰 소리’를 치고는 있으나, 그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단계”라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또 다시 머스크가 ‘큰 소리’를 친 것이다.
테크레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3년 세계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테슬라는) 인간의 감독 없이 완전한 자율주행을 달성하는 데 매우 근접했다”면서 “아마도 4~5단계라고 부르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Musk는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미국자동차기술협회 표준을 언급하면서 “레벨 4는 거의 자율 주행에 가까우며, 일부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반면, 레벨 5는 완전 자율 주행으로, 기본적으로 어디서나 모든 조건에서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직도 테슬라의 완전 자율 주행 지원 패키지는 기본적으로 레벨 2에 머무르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특정한 상황에서 차량이 운전을 도와주지만, 일단 운전자는 모든 상황에서 경각심을 갖고 언제든 운전을 인계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세계 자율주행차 기술 ‘레벨4 주장도 과장’
그러나 레벨 4나 레벨 5는 다르다. 특히 레벨5는 내비게이션 지침을 차에 입력한 다음 차량이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하는 동안 잠을 자도 될 정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에서 ‘레벨 4’ 자율주행을 시범 운행하고 있지만,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 레벨 5는 아직 지구상 어디서도 상용차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앞서 시장분석기관 IRS글로벌은 “현실적으로는 아직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레벨4 시험 운행에서 오퍼레이터가 원격 감시ㆍ조작 시스템을 활용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시의적절한 감시나 조작 개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이라면서 “기술적으로 여전히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며, 개발 중”이라고 했다. 더욱이 현재 시험 운행 중인 레벨4의 다수는 사실상 레벨3 내지 레벨 3.5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웨이모나, GM, 포드, 중국 바이두 등 관련 업체들과 프랑스 나비야, 그리고 미국과 중국에서 시범 운행 중인 자율주행 트럭 등은 사실상 레벨 3~3.5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므로 IRA글로벌이 레벨4의 사례로 든 것은 모두 그 이하의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레벨4가 상용화되기 위한 길은 아직 멀다는 얘기다.
업계, 신뢰 안하면서도 "두고 보자"
그럼에도 이번에 또 다시 머스크가 “연말까지 레벨5를 실현”할 것을 공언함으로써 업계에선 이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관심은 높다.
상하이에서 연설하는 동안 머스크는 “과거에 (레벨5 달성에 대한) 예측을 잘못 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테슬라가 이번에는 레벨5 달성에 더 가깝게 다가갔다고 느낀다”고 확언했다.
사실 머스크는 2016년부터 레벨5의 시점을 밝혀왔다. 당시 “약 5.5년 안에” 올 것이라고 했다가 예측이 어긋났고, 다시 2017년에는 “테슬라가 3~6개월 내에 미국 동해안에서 서해안까지 완전 자율적으로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테슬라의 시험 운행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는 아직도 시험 중인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패키지의 진화된 버전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수시로 말을 바꾸며 약속해왔다.
그런 만큼 이번 약속 또한 머스크 특유의 ‘허풍’이 발동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테크레이다는 “어쨌든 7월이기 때문에 머스크의 ‘올해 말’이라는 타임라인은 상당히 ‘공격적’것”이라며, “과연 테슬라가 이번에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는 곧 판명날 것”이라고 약간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