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 링에서의 한판 ‘결투’ 합의? “농반진반의 얘기가 현실화되는 셈”
글로벌 빅테크 간의 험악한 라이벌의식 폭발, 오래도록 ‘묵은 감정’ 탓
애플 팀 쿡, 구글 순다이 피차르, MS 사티아 나델라 등도 ‘원수지간’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왼쪽)가 주짓수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제압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 경기에서 승리한 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으며,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결투'를 언급한데 대해 '장소를 정해달라'고 응수한 바 있다.(사진=인스타그램)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왼쪽)가 주짓수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제압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 경기에서 승리한 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으며,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결투'를 언급한데 대해 '장소를 정해달라'고 응수한 바 있다.(사진=인스타그램)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글로벌 빅테크 간의 경쟁이 창업자 내지 수장들 간의 감정싸움이 된지 오래다. 최근에는 그 양상이 더욱 격화되어 서로 간의 말싸움이 격화되다 못해,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와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사이엔 ‘1 : 1 결투’ 얘기까지 오가는 지경이 되었다.

특히 저커버그가 평소에도 ‘주짓수’ 실전 경기에서 상대편 선수를 제압하는 등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 결투로 이어질지가 큰 관심사가 된 상황이다.

저커버그, ‘주짓수’ 경기서 대활약도

이들 억만장자들 간의 ‘피튀기는’ 경쟁은 특히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와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일론 머스크와 애플의 팀 쿡 간에 격화되고 있다. 또 구글의 순다이 피차르, MS의 사티아 나델라 간에도 서로 간의 증오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이제 “정 그러면 사각링에서 ‘맞짱’ 한판 두자”는 식의 막말을 거침없이 내뱉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

빅테크 수장들 간의 이런 험악한 분위기는 오픈AI와 생성AI 챗GPT가 등장하고,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이 ‘재무장’하여 구굴 검색의 ‘왕국’에 도전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메타버스와 VR기술, 소셜미디어에 주력해온 메타도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AI 모델 연구에 몰두, 제품을 출시했다. MS가 소유한 ‘링크드인’은 게시물 기능 개선을 위한 AI 도구를 통합했고, 스냅은 앱에 온픈AI 구동을 위한 챗봇을 탑재했다. MS는 또 윈도우, 워드, 엑셀 및 기타 제품에도 AI를 통합하기 시작했다. 이에 구글은 ‘Docs’, ‘시츠(Sheets)’ 등 동일한 AI기능을 접목시켰다. 애플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클라우드에도 생성AI가 본격적으로 접목되는 분위기다. 클라우드 시장을 주름잡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모두 B to B 판매 전략의 중심에 생성 AI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 주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경쟁을 막기 위해 불공정한 관행을 사용한다”고 주장하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제소까지 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이미 본사는 그런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변경했다”고 응수했다.

구글-MS, 트위터-애플 등도 경쟁이 ‘증오’로 격화

또 평소 ‘신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도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에게 거친 험담을 쏟아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진짜 복싱 링을 뜻하지는 않지만, 이들은 주먹 대신 말을 던지는 ‘말싸움의 링’에서 혈투 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메타의 저커버그와 애플 팀 쿡도 매우 불편한 사이다. 저커버그는 약 1년 전 페이스북을 통해 애플 아이폰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게 빌미가 되어, 애플의 팀 쿡과 사이가 틀어졌다. 게다가 애플의 고의인지는 모르나, 그 후 아이폰의 ‘개인정보보호 설정 기능’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사용자 데이터 수익화 기능이 방해받게 되자, 감정이 악화되어 거의 ‘원수지간’이 되다시피되고 말았다.

이에 저커버그는 “(애플에게) 고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사석에서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 역시 팀 쿡과 불편한 관계이긴 마찬가지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앱 스토어를 통한 ‘인 앱 결제’로 애플이 거둬들이는 수수료를 놓고 ‘애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는 트위터의 중요한 수익원인 사용자 중심 앱스토어에 대한 애플의 자의적이고 독점적인 행태에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이에 한때 팀 쿡은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애플 본사로 머스크를 초청, 접대하면서 회사 연못 주변을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도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과 실익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최근 서로 간에 '결투' 얘기까지 나온 저커버스(왼쪽)와 머스크.
최근 서로 간에 '결투' 얘기까지 나온 저커버스(왼쪽)와 머스크.

트위터 머스크와 메타의 저커버그 관계가 가장 험악

그러나 가장 험악한 사이는 메타의 저커버그와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다. 이들은 이제 진짜로 사각링 위에서 ‘맞짱’ 수준의 결투를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 전부터 그다지 좋은 편이 못되었는데, 특히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부터 더욱 나빠졌다. 특히 저커버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지속적으로 그의 발언이나 돌출행위를 꼬집는 등 꼬투리를 잡으며 비난에 앞장 섰다. 기술매체 ‘테크크런치’의 표현을 빌리면, 두 사람은 수년 동안 “끓어오르는 불화”를 겪었고, 때때로 인공지능 등 몇 가지 사안들을 놓고 서로에게 공개적인 도발을 하기도 했다.

특히 서로의 축재와 치부 과정에 대한 폄하와 험담도 서슴지 않으며,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기도 했다.

머스크는 저커버그에 대해 “나는 수 년 간 어려운 자금난을 극복하며, 어렵사리 전기 자동차와 우주 로켓으로 힘들게 일하는 동안 (저커버그는) ‘알량한 소프트웨어’로 너무 쉽게 많은 돈을 벌었다”고 저커버그를 깎아내렸다. 이에 저커버그는 “(머스크는) 감히 (장사꾼인 주제에) 혁신가로서 존경받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경멸쪼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최근엔 메타가 다시 ‘프로젝트 92’라고 불리는 소셜미디어를 공개, 머스크에 정면 도전을 했다. 이는 경쟁사인 머스크의 트위터에겐 사뭇 위협적이기도 하다.

특히 메타의 최고 제품 책임자 크리스 콕스는 출시에 앞서, “이 제품이 머스크의 트위터에 불만을 쏟아내며, ‘이런저런 식으로 바꿔서 좀 제대로 운영하라’고 한 사용자들의 불만으로부터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밝혔다. 트위터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뜻이어서, 다시 한 번 머스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그후 브랜드 간 광고 지출을 줄이는 등 네트워크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완전히 바꿨다. 이에 대한 불만과 비판 여론도 많았고, 트위터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파산을 피하기 위해 인력 감축을 포함해 극적인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면서 대대적인 인원감축과 직원 해고로 대응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비로소 현금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광고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유명 TV 광고 임원을 CEO로 고용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메타가 트위터에 정면 도전하는 ‘프로젝트 92’를 내놓은 것이다. 이 제품을 홍보하고 향후 비전을 소개하는 저커버그에 관한 언론 보도도 쏟아졌다. 그러자 머스크는 다시 온라인을 통해 그에게 모욕적인 말로 끊임없이 말꼬리를 잡거나, 비난을 일삼으며, ‘잽’을 날리고 있다.

머스크 트위터에 ‘결투’ 언급, 저커버그 ‘OK’ 응수

이에 지난 주 한 트위터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취미로 삼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만약 그가 ‘결투’를 신청하면, 응할 것인가”라고 농담쪼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머스크는 다음 날 오후 트위터에 “그가 (결투 신청을 한다면) 나는 당연히 ‘사각 링’ 경기에 나가서 그를 때려눕힐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평소 주짓수를 연마하며, 상당한 수준의 기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주짓수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저커버그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바로 다음날 인스타그램에 “결투 장소를 지정해 알려달라”고 응수했고, 머스크는 또 다시 ‘라스베이거스의 복싱 경기장’을 언급함으로써 이제 단순한 농담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수장끼리의 피를 흘리는 한판 ‘맞짱뜨기’가 벌어질 것인가. 호사가들의 관심은 그래서 온통 두 사람의 ‘결투’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만약 진짜로 현실화된다면,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세기의 맞짱’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①)>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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