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과 고용, 백인 우선, “특히 유색인 여성에 대한 차별 심해”
글로벌 취업컨설팅 기업 “실리콘밸리 등 백인 아니면 면접 기회도 어려워”

(사진=IT프로포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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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들의 기술(테크)산업에서 인종차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 과정에선 더욱 차별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실리콘밸리 등 IT업계에선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인종차별 논란까지 번지면서 첨단 디지털기술의 메카인 기술산업계의 구시대적 후진성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IT업계, ‘인종 및 성별 기반 불평등’ 뿌리깊어

유명 취업 컨설턴팅 업체인 ‘하이어드(Hired)’가 최근 펴낸 조사 보고서 ‘The State of Wage Inequality report from Hired’(직장인 임금 불균형 실태) 연구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등에선 백인이 아닌 사람들은 다른 지원자 그룹에 비해 아예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인종 및 성별 기반 불평등은 현상은 “주요국들의 IT기술업체 채용 현장에서 비일비재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기술매체 ‘채널 포털’은 ‘하이어드’의 임금 불평등 실태 보고서를 인용, “채용이나 고용 과정의 편견은 특히 유색인종과 여성에 대해 특히 심하며, 지난 5년 동안 약간의 인식 개선과 진전만 이루어졌을 뿐”이라고 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 경영진의 99%가 “채용 과정과 결정에 어떠한 편견이 없도록 노력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상은 인종과 성에 따른 차별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이를 없애는데는 오랜 시간과 세월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했다.

인사관리자 다수, “직장에 편견, 편향된 관점 팽배해”

‘하이어드’에 따르면 또 인사 관리자의 절반 이상(56%)이 “여전히 직장에 편견이 존재한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성별에 기반한 편견은 조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라고 17% 가량의 응답자가 보고했다.

응답자의 12%는 특히 “인종 편견 외에도 연령에 따른 차별도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하이어드’는 이같은 현상은 “특히 남성이 아니면서, 백인도 아닌 개인들(유색인 여성)에게 가장 큰 문제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에는 38%의 구인 광고가 남성에게만 면접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2021년 기록한 37%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고용 전문가들은 흔히 기업이나 조직의 리더들은 채용 또는 고용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친밀성 및 확인 편향”을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즉, 면접관은 기왕이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선호함으로써 ‘친화력 편향’이 발생한다. 또 많은 채용 관리자들은 입사 지망생에 대해 흔히 자신이 갖는 기존의 믿음이나 신념을 확인하는 ‘확인 편향’에 사로잡히곤 한다.

이 두 가지 ‘편향’의 문제로 인해, 고용 관리자 자신이 갖고 있는 선입견이나 신념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지망생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의 기술포럼에 참석한 각국의 IT기업 종사자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의 기술포럼에 참석한 각국의 IT기업 종사자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다양성 훼손, 결국 기업에 피해”

그러나 그 피해는 개인에게서 그치지 않는다. 나아가선 기업 또는 작업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대부분 동질적이거나, 다양성이 부족한 구성원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즉 “채용 과정에서 편견을 없애는 것은 단순히 통계적 의미에서 다양성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광범위한 결과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인종이나 민족적 다양성을 우선시하는 기업은 “평균 이상의 재무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36%나 더 높았다.

그러면서 “다양한 팀이 승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조직은 인력 다양성을 유지하고 육성하는 데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맥킨지 보고서는 또 “이는 순전히 다른 성별이나 인종의 사람들에 대한 공평함 여부에 관한 문제를 넘어선다”면서 “팀이 더 다양할수록 조직의 생각은 더 다양해지고, 해결책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고 밝혔다.

결국 다양한 인력을 유치하는 것은 공정한 채용 과정에서 시작되고, 그럼으로써 인재가 올바른 방식으로 확보되는게 기업의 성패를 가름한다는 얘기다.

앞서 ‘하이어드’는 “(다양성에 대한) 포용에 대한 약속은 인사팀을 넘어 회사 전체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IT업계의 경영진들은 포괄적인 인사 정책과 직장 설계를 통해 다양한 문화가 번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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