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휴먼’ 기술 고도화…인간의 육체와 정신, 디지털기술로 재현
‘나’ 대신 출근, 업무수행, 또는 여러 명의 ‘나’를 재현, 여러 직업 종사도
육체적 재현은 연구 중, 정신적 재현은 뇌과학․AI 적용, “아직은 불가능”

디지털휴먼이나 아바타를 생성하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있으나, 휴먼 디지털트윈을 구현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렵다는 평가다. 사진은 'AI엑스포 코리아 2023'에 출품된 아바타 생성 기술.
디지털휴먼이나 아바타를 생성하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있으나, 휴먼 디지털트윈을 구현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렵다는 평가다. 사진은 'AI엑스포 코리아 2023'에 출품된 아바타 생성 기술.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나’ 대신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는 또 다른 ‘나’를 만들 수 있고, 여러 명의 ‘나’를 통해 ‘1인 다역’을 수행하거나,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최근 이런 특성을 지닌 ‘휴먼 디지털 트윈’이란 개념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기존의 ‘디지털 휴먼’과도 차원을 달리 한다. 현재의 ‘디지털 휴먼’은 CG 기술로 생성된 모델로서, ‘텔레 프레즌스를 통해 복셀 형태로 캡처된 데이터를 그대로 전송, 재생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인간의 신체적인 움직임은 물론, 생리적, 감성적, 정서적인 내면의 반응과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이 기술이 ‘휴먼 디지털 트윈’이다.

다시 말해 인간을 대상으로 또 다른 인간의 ‘쌍둥이’를 만드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하는 셈이다.

특정 개인 빼닮은 ‘쌍둥이’, 또는 가상인간 만들어

현재이 디지털휴먼 기술은 일단 그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디지털휴먼은 ‘휴먼 디지털 트윈’의 수준에 이르기까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디지털휴먼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미세 표정이나 감성 표현이 가능한 생성 SW가 관건인데, 이는 동적 환경을 분석하여 반영함으로써 실감나는 디지털 휴먼을 제어하는 기술”이라고 아직의 미완성 상태임을 지적했다.

더욱이 “미세 표정이나 감성 표현이 가능한 실시간의 임의로운 시점에 가시화할 수 있는 기술과, 저품질 저해상도 렌더링의 비디오를 고해상도 비디오로 변환하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기술적 한계를 짚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인간의 얼굴과 표정, 근육 움직임 등 신체적, 생리학적인 움직임을 재현할 수 있게 된다.

시장분석기관인 IRS글로벌은 “나아가선 신체적인 재현뿐 아니라, 특정 인간의 개성이나 기호, 감성 등 내면적인 부분을 재현하는 등 진정한 디지털트윈을 통해 사람을 재현한 것이 ‘휴먼 디지털트윈’”이라고 규정했다.

즉, ‘휴먼 디지털 트윈’은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속성을 그대로 복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진정한 ‘휴먼 아바타’ 시대를 예고한 셈이다.

'휴먼 디지털트윈' 기술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휴먼' 기술은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사진은 'AI엑스포코리아 2023'에 출품한 업체의 부스.
'휴먼 디지털트윈' 기술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휴먼' 기술은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사진은 'AI엑스포코리아 2023'에 출품한 업체의 부스.

현재 ‘디지털휴먼’ 기술로는 한계

인간의 육체적 특성을 재현하는 기술은 현재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실세계에 있는 사람, 혹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을 디지털로 재생 또는 재현해내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카메라로 다양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고정밀 디지털 휴먼 생성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동적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감성을 인지하고, 얼굴 표정을 인식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자통신연구원이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완성단계에 이르기 위해선 3차원 자체 추정 오차가 45mm, 감정 인식 성능은 92%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또 실감 가시화 속도는 30fps(초당 30개이 프레임 변화), ‘사용자 속임 비율’은 75%, ‘실감 가시화 시점’은 자유 시점을 구현해야 한다. 사람의 시선은 초당 15개 이상의 프레임이(15fps) 바뀔 때 이를 연속된 영상으로 인식하므로, 30fps는 매우 높은 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은 단일 카메라를 통해 가시성이 높은 3D 디지털 휴먼 모델 생성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표정이나 동작, 음성 등을 한꺼번에 인식함으로써 사용자와의 실시간 실감 인터랙션이 가능하게 한다. 즉, 진짜 사람과 착각하게 만들 만큼 정교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실제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움직임, 동작 형태, 동선 궤적 등을 흡사하게 재현해낼 수 있게 된다.

“정신적, 내면적 특성 재현은 매우 어려워”

문제는 내면적인 부분의 재현이다. 즉, 사람과 비슷한 감정이나, 기호, 가치관, 개성을 가진 ‘휴면 디지털 트윈’이다.

현재로서는 특정한 사람의 생각을 재현하는 기술은 없다. 다만 “최근 뇌과학과 AI가 발달함에 따라 뇌 기능의 일부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완전한 뇌의 재현은 아직 성공하지 못하여, 사고를 완벽하게 옮기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므로 ‘내면적인 재현’을 ‘휴먼 디지털 트윈’에서 실현하려면, 뛰어난 뇌과학 연구 시설과 협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IRS글로벌은 “완전히 재현된 ‘휴먼 디지털 트윈’은 (마치 특정 개인이 보유한 것과 똑같은) 개인정보로 취급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법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AI엑스포코리아 2023'에 출품된 디지털휴먼 기술을 이용한 가상 패션모델 기술.
'AI엑스포코리아 2023'에 출품된 디지털휴먼 기술을 이용한 가상 패션모델 기술.

여러 명의 복제된 ‘나’가 탄생

그 가능성 여부와는 별개로 ‘신체적ㆍ내면적 부분’을 모두 재현하게 되면, 거의 ‘복제인간’ 수준의 ‘아바타’가 탄생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우선 특정 개인에 대한 ‘휴먼 디지털트윈’의 경우, 본인을 대신하여 모든 세상사나 업무를 대리 수행할 수 있다. 즉 디지털 트윈으로 자신의 신체적, 내면적 데이터를 사용하여 디지털상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IRS글로벌은 “자신의 생각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할 일이 없어, 안심하고 업무를 맡길 수 있다”거나, “복제를 하면 자신이 한 번에 여러 가지 업무를 겸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고 ‘복제 인간’ 시대와 흡사한 상황을 예견했다.

더욱이 ‘디지털 트윈’이 된 아바타 내지 복제인간은 그 스스로 자발적인 행동도 할 수 있고, 타인에 접근해 나름의 인간관계도 맺을 수도 있다. 그 결과 “영업 등과 같이 고도의 사회적 행위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심지어는 ‘디지털 트윈’끼리의 ‘대화’도 가능하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뿐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도 데이터만 있으면 저희들끼리 대화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마케팅 등에 ‘휴먼 디지털 트윈’ 활용

이같은 ‘휴먼 디지털 트윈’은 고객 안내나 매장 접객 등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등 ‘훌륭한 영업사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특히 패션 모델이나 재활 등 의료 부문에선 신체적인 재현만으로도 이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큰 효과를 기할 수 있다.

즉 “소비자의 신체적인 정보를 분석하고 디지털 트윈으로 가상공간에 재현하여 옷이 어울릴지 어떨지 크기가 어떨지를 디지털로 착용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동향과 취향을 이해하고, 이에 부응한 맞춤형 마케팅을 위해선 휴먼 데이터를 사용하는 ‘휴먼 디지털 트윈’이 매우 요긴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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