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과 비금융권, 제조업 등 산업체 간 경계 무너지고 ‘무한경쟁’
간편결제 넘어, 금융솔루션, 웰스테크, 주식·대출 등으로 확장
생성AI 접목, 신용평가, 시장 예측, RPA, 이상거래감지, 고객 서비스 개선 등

금융기관들이 밀집한 미국 뉴욕 맨해튼 전경.
금융기관들이 밀집한 미국 뉴욕 맨해튼 전경.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해외에선 글로벌 빅테크들이 진작부터 간편결제 예금 등 다양한 디지털 금융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특히 최근의 SVB, 뉴욕 시그니처 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스위스 크레디스위스(CS) 등의 연이은 폐쇄로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즉, 디지털 기술을 통한 구조적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특히 디지털 금융 분야에선 기존의 금융권과 비금융권, 또는 제조업 등 다른 산업체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도 최근의 한 연구를 통해 “빅테크는 자체 플랫폼과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지급결제나 대출·펀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경쟁 구도가 변화되고 있다”고 현지 움직임을 전했다.

빅테크, “자체 플랫폼과 시장 장악력 기반”

이들은 기왕의 플랫폼 서비스와 두터운 고객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지급결제, 대안신용평가, 디지털 손해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자사 플랫폼을 매개로 결제·대출·펀드 등 금융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미국의 애플·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 등이 대표적이다.

히 디지털 기술 활용에 익숙한 밀레니엄 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개인형 자산 설계, 맞춤 투자자문 등 이들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차별화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핀테크, “뛰어난 디지털기술이 무기”

또 핀테크 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들은 뛰어난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특정 전문 금융 분야로 진출을 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금융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특히 “우수한 디지털 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권 진입이 용이한 간편결제, 자문 서비스 등 전문 영역에 집중하는 등 전통적인 금융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뱅킹·카드·융자 등을 모두 제공하는 방식(bundling)은 인허가나 인프라 구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해외 핀테크 기업은 특정 분야(unbundling) 중심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베터먼트(자문서비스)나, 영국의 로빈후드(주식), 독일의 소파이(대출) 등은 전문 서비스를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시장에 진입, 핀테크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간편결제를 넘어, 금융솔루션, 자산관리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웰스테크(디지털 자산관리), 주식·대출 등 새로운 상품(rebundling)을 개발하기도 한다.

전통적 금융권 ‘비상’, AI접목 등 활로 모색

이에 본래의 금융권들도 새롭게 활로를 모색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 역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활용하고 있다. 특히 빅테크나 핀테크 기업들의 파격적인 고객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이들 역시 획기적인 ‘고객 만족’ 상품을 개발하느라 분주하다.

최근 빅테크는 디지털금융을 통한 수익을 다시 고객 수수료 감면 등으로 돌려주기도 한다.이에 시중은행 등 기본 금융권에 가입했던 예·적금, 대출 등의 고객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이에 초새형 생성AI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 수용하며,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해외 사례를 분석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생성AI를 접목함으로써 금융 자동화를 넘어, 금융데이터 분석·활용이나, 개인화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금융상품 전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엔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한정된 분야에서만 일부 적용되었으나, 최근에는 금융 분야 전체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즉 신용평가위험관리, 금융시장 예측,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이상거래감지 등 지능형· 자율형 금융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AI를 접목하여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내부 업무를 효율화하기도 한다.

“향후 챗GPT 등 생성AI, 금융 전반으로 확대”

전문가들은 앞으로 챗GPT와 같은 초거대 생성AI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투자나, 고객 재무분석, 자산운용 등에 본격 활용되고, 금융상품의 제조·유통·관리 전반을 고도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 금융권에서는 또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토대로 단순한 챗봇을 넘는 ‘AI 금융비서’를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자산 1위 은행인 웰스파고(Wells Fargo & Company)는 고객에게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기 위하여 구글 대화형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I 비서인 ‘파고(Fargo)’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밖에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대출 플랫폼을 개발했고, 스페인의 BBVA는 뱅킹 기능을 고도화했으며, 이스라엘의 르미은행은 모바일 전용 뱅킹을 적극 보급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금융업 디지털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들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또한 새로운 디지털 자산(STO·NFT 등)과 헬스케어·모빌리티·주택·여가 등 비금융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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