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단순 업무 자동화보다 차원높은 업무 프로세스 유기적 통합
IT비전문가도 AI와 심층 데이터, 로우코드, 노코드로 손쉽게 업무 자동화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단순한 로봇자동화(RPA) 등과는 다른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 시스템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단순 반복적인 RPA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산성 극대화와 공장 혁신의 유용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공정에선 RPA나 센서 기반의 머신비전, AI기술 등을 결합한 물체 인식과 정밀 분석 기술 등이 각기 작동하며,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각기 분산된 개 별적 단위 업무만을 자동화한 것으로 그 만큼 생산성이나 자동화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태스크 자동화 뛰어넘어 ‘엔드투엔드’ 프로세스 자동화
굳이 구분하자면, RPA는 개별적이거나 단위 업무만을 자동화하는 ‘태스크(Task)’ 자동화 방식이다. 이에 비해 하이퍼오토메이션은 공정의 시작에서 끝에 이르는, 이른바 ‘엔드투엔드(End to End)’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며 보고서도 펴낸 KB금융지주연구소 진영리 연구원은 “RPA는 로봇이 데이터 입력 등과 같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이라며 “이 경우는 흔히 IT 개발자가 개발을 전담하고 나머지 업무 부서는 시스템 유지·보수·운영만을 맡는 등 업무 프로세스가 상호간에 단절되어 있다.”고 구분했다.
그래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RPA는 정형 데이터만을 다루기 때문에 한정된 업무만 수행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했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하이퍼오토메이션은 IT 비전문가도 AI와 심층 데이터, 로우코드나 노코드 플랫폼 등을 활용해 손쉽게 업무 자동화를 구축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 이는 비정형 데이터도 다루기 때문에 업무 혁신도 가능하다.
“공장 자동화보다 한층 포괄적인 의미”
주로 산업자동화 제어 솔루션을 개발, 출시하고 있는 ㈜코랄링크 관계자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은 로보틱스나 공장 자동화보다는 한층 포괄적인 의미”라며, “인공지능(AI), 로보틱스(Robotics) 기술 등을 통합하여 공정이나 업무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소박하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팩토리전 2023’에도 출품한 이 회사 관계자는 “이중화와 분산 제어방식으로 복잡한 산업공정이나, 고성능 기계, 생산 라인을 제어하는 본사의 첨단 자동화 시스템도 그런 사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IT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을 ‘2022년 앞으로 주목할 전략 기술 트렌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진영리 연구원은 “이는 일종의 전략 기술로서, 기존 RPA와 달리 IT 비전문가도 수행할 수 있는 (준(準)범용의) 시스템”이라고 했다. 이는 그래서 “특별한 전문성이 없어도, 다양한 AI 기술과 로우코드(Low-code), 노코드(No-code) 플랫폼 등을 활용하여 손쉽게 업무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하이퍼오토메이션은 RPA, AI,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등 다양한 기술과 도구, 플랫폼을 결합하여 자동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업무 혁신을 도모하는 전략 기술이란 얘기다.
글로벌 공급난 해소 위해 등장, 여러 성공사례 ‘눈길’
이같은 하이퍼오토메이션 시스템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 문제가 생기면서 새삼 부각되었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AI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 증가 △비용 절감 △정확성 향상 △고객 및 직원 경험 개선 등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들도 같은 의견이다. 가트너는 2024년까지 하이퍼오토메이션 도입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를 통해 기업은 운영비용 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딜로이트(Deloitte)도 “하이퍼오토메이션 도입으로 기업은 구성원 역량을 27%까지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진 연구원에 따르면 해외에선 △고도화된 디지털 재무 플랜 플랫폼을 출시한 ‘웰스파고’ △대화형 AI 챗봇을 활용한 ‘SBI손해보험’ △생성형 AI 비서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킨 ‘마이크로소프트’ △풀필먼트(Fullfillment) 시스템으로 고객 경험을 개선한 ‘아마존’ 등이 하이퍼오토메이션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성공 사례가 적지않다. 대표적으로 △AI 신경망을 활용한 이미지 및 문서 처리 솔루션인 AI-OCR을 개발한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생체 정보를 활용한 창구 얼굴 인증 출금 서비스를 출시한 ‘신한은행’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 정확도를 높인 ‘포스코’ △고부가가치 업무 중심의 역할 재배치를 통해 직원 경험을 개선한 ‘서울아산병원’ 등이 그런 경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