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스, 애플 ‘비전 프로’에 “‘퀘스트3’ 비해 터무니없는 바가지”
머스크, 트위터에 “20달러 어치 밖에 안되는 3500달러 헤드셋” 밈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새삼스런 일은 아니지만, 애플 팀 쿡,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 등 빅테크 CEO들 간의 입씨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애플이 ‘개발자회의’(WWDC 2023)을 통해 고가의 VR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비롯해 일련의 신제품들을 공개하면서 이들 간의 신경전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저커버그, “동급 본사 제품보다 7배나 비싸” 꼬집어
애플의 ‘WWDC’에서 팀 쿡이 ‘비전 프로’를 비롯, 자사의 새로운 AI 비전을 곁들인 사업 구상을 발표하고 이틀이 지난 8일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애플은 본사(메타)가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여 출시될 ‘Quest 3 헤드셋’보다 터무니없이 7배나 더 비싼 장치(비전 프로 헤드셋)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날 전세계의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저커버그는 “일주일 전 본사는 컴퓨팅 헤드셋의 최신 버전인 ‘Quest 3’를 공개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Quest 3’은 오는 가을 무렵 시판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499달러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회의에서 애플이 새로 공개한 3,500달러짜리 ‘비전 프로’ 헤드셋을 비교하면서, “애플은 어떠한 뾰족한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아직 본사가 미처 탐구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공식이나, 물리학적 법칙을 애플도 전혀 발견하지 못한 것은 무척이나 좋은 소식”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이날 저커버그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외부 배터리 팩을 사용한다는 점을 굳이 거론하며, 단점으로 꼽았다. “애플이 보여준 모든 신제품들은 실용적이기보다는 ‘소파’에 가만히 앉아서나 사용할 법한 것들”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애플의 이번 발표를 보면, 본사가 구현하려는 가치와 비전과 너무나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폄하하면서, “본사야말로 모든 제품이 가능한 한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있다”고 과시했다.
일론 머스크, 지난해 이어 또 ‘팀 쿡’ 정면 비난
이어서 평소 험담을 일삼는 일론 머스크가 나섰다. 그 역시 애플의 ‘비전 프로’ 헤드셋 가격을 트집잡았다.
머스크는 9일, 11일 연이어 애플의 ‘비전 프로’의 비싼 가격을 조롱하는 밈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특히 11일에는 애플의 새로운 헤드셋을 텍스트가 가득 들어있는 봉지 그림과 비교하며, “애플 3,500달러 증강 현실 VS. 20달러의 증강 현실”이라고 캡션을 달았다.
이를 두고 경제 사이트 ‘인사이더’는 “애플의 새로운 ‘비전 프로’ 헤드셋의 3,499달러는 심지어 세계 최고 부자인 엘론 머스크에게도 너무 비쌀 수도 있겠다”고 머스크의 밈 사진과 에 토를 달았다.
실제로 이번 애플의 WWDC에서도 XR헤드셋 ‘비전 프로’ 가격이 공개되었을 때 온라인 청중들 사이엔 놀란 나머지 내뱉는 신음과 한숨 소리,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 소리 등으로 가득했다. 이같은 집단적 반응은 지금까지도 소셜 미디어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제각기 애플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면서, 이는 새로운 구설수를 낳으며 더욱 증폭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연말에도 애플의 팀 쿡을 정면으로 겨냥, 비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머스크는 애플이 트위터에서 팀 쿡을 자신의 트윗에 태그하면서 “거의 모든 광고를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나중에는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 30%를 겨냥해 “인터넷에 물리는 30% 세금”이라며 “앞으로 (애플과) 전쟁을 벌일 것”을 암시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해 파장을 낳기도 했다.
'인사이더'는 이런 모습을 두고, “빅테크들의 기술경쟁이 최근 생성형AI가 등장한 이후 더욱 치열해지면서 CEO들 간의 견제심리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아마존이나 MS, 구글 등도 마찬가지여서, 본격적인 빅테크들이 대전이 시작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