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 등 하드웨어 라인업보다, ‘맥OS 소노마’ 등 SW OS 주목
생성AI 연구, ‘iOS17’에 접목, LLM기반 자동수정, 단어 예측 등
전문가들 “하드웨어는 잊어라!, 문제는 SW와 AI”로 요약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지난 5일 오전 10시(현지시각)부터 두 시간 가량 온․오프라인으로 이어진 애플의 연례 개발자 행사(WWDC 2023)의 키워드는 한 마디로 하드웨어보단 소프트웨어, 그리고 본격적인 인공지능의 접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날 실시간으로 대부분의 외신들이 이를 생중계하다시피 하면서, 신제품과 신기술 하나하나를 소개했다.
일단 ‘비전 프로’ 통해 신제품 대거 소개
대체로 요약하면, 혼합 현실(MR) 헤드셋과 15인치 ‘맥북 에어’를 포괄한 ‘비전 프로(Vision Pro)’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또 업데이트된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도 출시되었는데, 이는 모두 새로운 M2 울트라 칩( 및 R1 칩)을 적용한 것이다.
그 중 MR 헤드셋은 또한 4K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눈(eye)과, 손동작을 입력하고 3D 사진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12개 가량의 카메라와 센서 등 매우 강력한 사양을 갖춘 독립형 기기다. 심지어 앱을 사용할 때 눈을 보여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외부 화면도 있다.
말 그대로 주요 간판제품 라인업을 포괄한 ‘비전 프로’는 비전을 실행한 셈이다. 이번에 역시 공개된 iOS 17은 아이폰의 기능을 확장하면서도, 기본 앱에 초점을 맞췄다. 통화 도중 연락처별 ‘포스터’와 음성 메일을 실시간 녹취한다. 메시지는 더욱 세련된 인터페이스, 녹취록, 더욱 강력한 스티커 기능, 위치 기반 친구 체크인 기능을 제공한다.
또 FaceTime을 사용하면 비디오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근접 데이터 및 연락처 공유, 호텔이나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에어플레이(AirPlay) 공유 등 기능이 향상되었다.
iOS 17의 새로운 저널 앱을 사용하면 활동과 생각을 기록할 수 있다. 또 아이폰은 전화기가 가로 모드에 있을 경우, 위젯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보여주는 스마트 디스플레이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애플, “그 동안 AI, 기계학습 투자, 연구”
특히 이번 WWDC의 또 다른 핵심은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에 애플이 그 동안 조용히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왔다는 점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생성AI 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애플 역시 그 동안 소리없이 R&D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흔히 생각하듯, 개발자들을 위한 생성AI에 더 주력했을 법하지만, 실제론 반대다. 즉, 애플은 AI를 새로운 일상 소비자 경험에 직접적이고 원활하게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CEO 팀 쿡 역시 행사 내내 다른 빅테크와는 달리, 기술적 AI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보단, “기계 학습 기술이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어떠어떠한 도움을 준다”는 식으로 기조연설을 이어갔다.
‘iOS17’, 지속적 업데이트와 새로운 AI 기술 접목
특히 ‘iOS17’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많은, 그리고 새로운 AI 기술을 접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기계 학습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자동 수정 및 단어 예측 기능도 그런 것들이다.
즉, “예측 텍스트의 정확성을 높이고, 문법적 실수를 더 효율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문장 수준의 자동 수정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애플은 또 “사용자들이 입력하기 전에 예측 텍스트를 미리 추천하기도 할 것”이라며, “전체 단어를 추가하거나 문장을 완성하는 것은 ‘스페이스 바’를 두드리는 것만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훨씬 더 정확한 ‘받아쓰기’를 위해 새로운 음성 인식 모델을 활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 전반에 걸쳐 조용하지만 획기적으로 AI 기능과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은 애플 특유의 전략”이라고 했다. 즉, 메타나 구글과는 달리, 요란하게 과대한 PR을 피하고 실속을 챙기는 방식이란 얘기다.
“모든 SW 플랫폼 대폭 업그레이드”
예상했던대로 애플은 모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더 버지’ 등 일부 기술매체들은 “그 보단 소프트웨어와 AI를 통합함으로써 새로운 생산성 기능과, 향상된 검색 기능을 통해 애플은 여전히 선도적인 소프트웨어 혁신기업임을 보여준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테크크런치’는 아예 “하드웨어는 잊어라, 문제는 소프트웨어와 AI임을 보여준 행사”라고 단언했다.
다른 많은 전문가들도 애플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긴했지만, 본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차별화가 가장 큰 경쟁력이 되어왔다고 평가한다. 즉, “애플의 하드웨어 쇼케이스가 주목을 끌었을 수도 있지만, 이번 애플의 진정한 혁신은 소프트웨에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하드웨어보다) 앱스토어 생태계와 컨텐츠, 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이 훨씬 더 큰 비즈니스를 창출해왔다”면서 “이번에 애플이 발표한 다양한 OS 소프트웨어들은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크게 끌지 않았지만, 알고보면 이들이야말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애플의 ‘경험’을 마법처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노마’…고성능 화면 공유 앱, 원격 워크플로우 접목
이런 시각의 전문가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소프트웨어는 ‘맥OS 소노마(Sonoma)’다. 이에 대해 애플은 WWDC를 통해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모든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애플에 따르면 ‘소노마’는 사용자가 “향상된 하이브리드 및 원격 프로 워크플로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더욱 기민한 반응의 원격 액세스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고성능의 화면 공유 앱이 하이브리드 스튜디오 안과, 원격 프로 워크플로우에 접목된 것이다.
이를 통해 파이널 컷 프로(Final Cut Pro) 또는 다빈치 리졸브(DaVinci Resolve)에서 편집하거나 마야(Maya)에서 복잡한 3D 자산을 애니메이션화하는 등 어디서나 컨텐츠 생성 워크플로우에 안전하게 액세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용자가 오디오 회의 앱과 상관없이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표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향상된 화상 회의 기능도 제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