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수용하는 적정 가성비, 기술․제품 공급할 초기시장
다양한 융합 기술, 심층적 기술도 필수, “영세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중요”

'2022 로보월드'에 참가한 업체가 선보인 '바리스타 로봇'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2022 로보월드'에 참가한 업체가 선보인 '바리스타 로봇'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최근 미국에선 ‘우버 잇츠’(Uber Eats)’와 ‘서브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자율 배달봇’ 시대가 열리고 있다. 테슬라 등이 앞서가고 있는 ‘서비스로봇’의 일종이나, 사실상 본격적인 상용화에 성공한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술면에선 서비스 로봇이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미 일부 시장에선 실용화단계 직전 상태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경제성과 제품 내지 상업화를 위한 모델링, 그리고 융합 및 심층기술의 완성도가 높지 않아, 완전한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관련 전문가와 전문기관들은 경제성과 비즈니스 모델링, 융합․심층기술을 그 필요․충분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요 맞춤형 적정 가격과 기능 필요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로봇의 가성비가 높아야 하므로, 일단 합리적 가격과 이에 걸맞은 기능이 중요하다. 그러나 수요자를 감안하지 않은 로봇기업측의 일방적 기술 개발로 수요 공급 간 미스매칭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특히 “SI, 즉 국내 서비스 로봇 기업의 로봇시스템 구축 역량은 평균 이하 수준”이라며 “바리스타 로봇처럼 그램(g) 단위 커피를 옮기는 단순 동작에 최고 하중 킬로그램 수준의 축 관절형 로봇을 사용하는 등 ‘과잉사양’이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비스 로봇의 표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 서비스 맞춤형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분야는 이미 로봇 활용 표준공정모델을 개발, 실증까지 하고 있다. 일단 산업용 로봇 사례를 참고, 서비스 로봇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eRobot’(www.erobot.or.kr)에 의한 서비스 로봇을 확대 적용, 개편, 신설해야 한다.

여기서 ‘eRobot’은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기 위한 공정설계 영상 설치비용 등 정보를 제공하는 표준공정이자, 모델 통합 관리 시스템 DB를 말한다.

또한 공급기업들의 협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로봇이 필요한 사업장 데이터나,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애자일(agile)한 개발과 제조, 개선이 가능한 수요․공급 협업플랫폼을 구축하며,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로봇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기술 개발 후, 초기 시장 확보 등이 관건”

로봇 제작과 공급기업은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다. 그렇다보니 초기 시장성이 불투명하고, 수요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선 대기업에 비해 이들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이 많다. 이에 비해 대기업은 초기 손실을 충분히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와 협력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가 있다.

이에 “현행 서비스 로봇 활용 실증사업을 확대하여, 해외나 국내 지자체 서비스로봇 사업장과 교차실증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판로를 개척한다는 얘기다.

매년 국내 대표적인 로봇 박람회인 ‘로보월드’에 참가해온 ㈜와이돗의 윤 모 대표는 좀더 구체적인 시장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는 “대표적으로 홈서비스 로봇시장을 비롯하여, 각 지자체나 관계부처에서 추진하는 스마트도시, 도시정비사업, 경관설계 등이 그런 경우”라고 했다. 즉, 도시 정비 과정에서 서비스로봇이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차도, 인도, 인도턱, 폭, 건널목, 신호등,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충전시설, 통신 관제시설 등을 구비하도록 한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제시한 ‘자율주행 인프라 가이던스’ 기술도 이와 유사한 케이스다. 이 기관은 도로 전체를 관제하는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자율주행차는 물론, 서비스로봇의 원활한 운용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공공 기관이나 지자체 등에서 서비스 로봇을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 관공서 문화시설 안내로봇이나, 학교 교육용 로봇, 도서관 청소로봇 도입 등이다.

'2022 로보월드'에 참가한 업체가 출품한 매장 서비스로봇을 한 어린이가 작동해보고 있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는 관련이 없음.
'2022 로보월드'에 참가한 업체가 출품한 매장 서비스로봇을 한 어린이가 작동해보고 있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는 관련이 없음.

“다른 산업로봇 기술과의 융합도 중요”

로봇은 또 융합기술이 필수로 꼽힌다. 즉,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하거나, 기술 연계를 맺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연구개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굳이 전문가들이 꼽는 학제간 융합분야를 보면, 로봇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물리학, 컴퓨터공학, 신소재공학, 산업디자인 등을 망라한다. 또 IT를 비롯, 산업간 융합 로봇기술이 필수다. 즉, 가전, 자동차, 공작기계, 전자부품, 통신, 유통, 물류, 헬스케어, 산업 분야 등이다.

특히 기존에는 동작을 위한 기술의 중요성이 컸지만, 날이 갈수록 인지 판단을 위한 기술 도 중요해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브모터, 액추에이터, 감속기, 유압실린더, 센서 등 부품과, 이를 활용한 기구설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실제로 기존 SW, 즉 로봇 미들웨어나 개발도구 시뮬레이터 등에 지능화 SW가 융합되는 추세다. 즉, 컴퓨터 비전, 기계학습,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IoT, OS 등이 접목되고 있다.

전자기술연구원은 “아직 국내에 로봇 관련 기업 수가 적은 편이고 대부분 영세하므로,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융합기술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에 정부가 적극 나서서 기술 융합을 촉진하고, 제작 인력을 교류하는 등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심층 기술’ 개발과 업그레이드 필수

서비스로봇의 대중화를 위해선 또한 고난도의 심층적인 기술이 더욱 발달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로봇 기술경쟁을 극복하기 위해선 더욱 고난도의 기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로봇 분야의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을 육성하고, 정부가 인적, 물적 지원에 나서 심층연구를 적극 촉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KAIST 등 고급 두뇌와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우주로봇이나 BRI(Brain-Robot Interface) 등과 같이 아직은 시장성이 낮지만, 차세대 로봇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선점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BRI는 뇌와 로봇을 연결해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기술로서, 최첨단의 미래형 로봇 기술로 꼽힌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이런 서비스로봇의 조건은 중소기업 단독으론 결코 불가능한 것들”이라며 “심층과 융합기술은 물론, 로봇기술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국내외의 안정적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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