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달 일자리 급속히 대체, 이미 수 천 대 ‘배달 봇’ 보급
우버-서브로보틱스 제휴, 미국 등 세계 배달 봇 시장 적극 공략
국내선 안전문제로 제도적 장치 미흡, 배달 봇 상용화 지연

'서브로보틱스'와 제휴한 '우버 잇츠'의 배달 봇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서브 로보틱스, 매셔블)
'서브로보틱스'와 제휴한 '우버 잇츠'의 배달 봇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서브 로보틱스, 매셔블)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미국에선 본격적인 도심 배달로봇 시대가 열렸다. 우버가 자율형 로봇 전문회사인 음식배달 전문 ‘우버 잇츠’(Uber Eats)‘는 자율 배달 로봇 전문기업인 ‘서브 로보틱스’와 제휴, 이미 2천개에 달하는 도심 ‘배달 봇’을 배치하고 있다. 교통과 도로여건 등 안전상의 문제로 배달 로봇 상용화가 미뤄지고 있는 국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만약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배달 봇이 보급되면, 기존의 오토바이 배달기사들의 일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서브 로보틱스’의 배달 봇이 피자 등 배달음식에 나서면서, 배달기사들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자헛, 월마트 등과 제휴, ‘배달 봇’ 가동

‘매셔블’, ‘테크크런치’ 등 현지 기술매체들에 의하면, ‘서브 로보틱스’는 이미 ‘피자헛’이나 ‘월마트’와 함께 이같은 배달 봇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왔다. 이에 ‘우버 잇츠’가 손을 내밀면서, 미국 전역의 다양한 배달 업종에 ‘서브 로보틱스’ 로봇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서브 로보틱스’에 따르면 이들 배달로봇들은 일단 배달이 끝난 직후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알리 카샤니 ‘서브 로보틱스’ 대표는 이를 두고 “배달 봇의 비즈니스 모델은 일종이 ‘서비스로서의 배달(DaaS, Delivery-as-a-Service)’이라는 새로움 개념을 제시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에선 서브 로보틱스의 배달 봇을 이용하는 식당이 200개 이상에 달하고, 그 숫자도 매월 30%씩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브 로보틱스의 배달 봇은 국내 배달 로봇 상용화를 위한 벤치마킹 대상일 수도 있다.

‘매셔블’에 따르면 이들 배달 봇은 적어도 ‘레벨 4’의 완전자율이동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들 배달봇은 주로 보행자들의 인도를 이용하되, 특정 조건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로봇이 장애물에 부딪히면 ‘경로 변경’을 할 수 있고, 다른 차량과의 충돌도 피할 수 있다.

‘레벨 4’ 수준 자율이동…“그러나 일부 사람 개입해야”

하지만 아직은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있다. 만약 로봇이 범죄 현장을 보전하기 위한 폴리스 라인이나, 공사장과 같은 위험한 상황과 접하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원격 감독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면 원격 감독자가 로봇이 장애물을 피해 경로를 변경하거나,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하도록 조정하기도 한다. 반면에 로봇 스스로 차량 운전자의 부주의를 예측하고, 충돌을 피할 수도 있다.

‘서브 로보틱스’는 월마트와 벤쿠버에 있는 ‘피자헛’ 매장과 시범 운영을 하는가 하면, 이미 2021년부터, LA에서 세븐일레븐과 협업, 배달 봇을 운영하기도 했다.

본래 ‘서브 로보틱스’는 엔비디아(Nvidia)가 지원하는 스타트업이다. 우버와의 제휴를 통한 배달 봇의 확장은 한편으로는 우버가 자율주행 시장에 적극 진출하려는 강한 의지가 실려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주에도 우버는 “웨이모의 자율주행차가 연말 피닉스에서 시작되는 우버의 플랫폼에서 탑승과 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버는 또 “자율주행차인 현대 ‘아이오닉 5s’를 통해 산타 모니카에서 음식을 배달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 배달 로봇 시장 선점도 노려”

현재 보급되고 있는 배달 봇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에 7일 동안 작동한다. 서버 로보틱스의 카샤니 대표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만 100대의 ‘로봇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버이츠에 의한 배송량이 증가함에 따라 배달 봇을 운영하는 횟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테크 크런치’에 밝혔다.

현재 ‘서브 로보틱스’와 ‘우버 잇츠’는 미국은 물론, 세계 배달 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기존의 LA 등을 기점으로 산호세, 달라스, 그리고 캐나다 밴쿠버 등으로 배달 봇을 확산시킬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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