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기술 선도…AI, 빅데이터, 카메라 센서 등 도입, 접목
자동착유기, 발정탐지기, 개체별 자동급이기, TMR 배합기 등도 구비
“초창기 도입 비용 부담, ICT기기 적응 애로 등은 극복 과제”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스마트팜이 확산되는 가운데, 특히 축산 분야의 ‘스마트화’가 그중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열린 ‘AI엑스포코리아 2023’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형 축사관리 기술이 선보였다. 또 스마트 축산에 대한 모범 사례도 널리 공유되며, 이를 벤치마킹하는 축산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축 개체수, 식사량, 활동량 등 데이터 기반 관리
이른바 ‘축산 디지털 관리 솔루션’은 스마트축산의 핵심이다. 즉 농장 내 카메라를 활용하되, 빅데이터와 AI기술을 접목해 비접촉으로 가축의 머릿수나, 식사량, 활동량 등 다양한 핵심 데이터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AI엑스포코리아’에 출품한 E사의 경우 ‘양돈 재고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출시, AI 기술을 통해 비접촉으로 양돈 재고관리와 함께, 기록 자동화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농장 내 돼지의 개체 숫자와, 이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농장주에게 제공하고, 작업시간을 단축한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또 다른 AI솔루션 기업인 Z사는 ‘생육 단계별 데이터 기록’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통해 축사에서 발생하는 활동량이나, 체중, 사료 섭취량과 지급량 등을 기록한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생육 단계별로 알맞은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다.
“이때 AI기술을 통해 다양한 생체 정보를 파악하고, 특히 병든 개체를 찾아내고, 위험 상황을 작업자에게 알려준다.”고 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특히 자사의 ‘실시간 스마트 축사 솔루션’을 강조했다. 보통 농장주에겐 가가장 힘든 일이 소나 돼지의 임신과 출산 시점을 정확히 파악, 관리하는 것이다. 이에 카메라와 AI 센서 등을 통해 임신상태를 파악하고, 정확한 출산 시간을 미리 예측, 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폐사나 사산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생산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인공수정 시기도 빅데이터로 정확히 파악
스마트 데이터 사이트인 ‘스마트팜 코리아’에선 실제로 다양한 ICT기술이 이미 국내 축산농가에서 일상화되고 있음을 알게한다.
모범사례로 소개된 충북의 A농장은 논래 발정이 오면 인공수정을 실시하다보니, 정액 등의 사용로를 비롯해 많은 비용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스마트축사 데이터 활용 컨설팅 시스템을 도입한 후엔 사정이 달라졌다.
농장주는 “발정이 오더라도 데이터 확인 결과 60일 이전에는 인공수정을 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임을 인지하게 되었다”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수정 시기 조정을 통해 정액값과 시술비를 포함한 인공수정 비용을 연 1,000만 원씩 절감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아예 ICT 융복합 시스템을 갖춰진 축사를 신축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경기도의 B농장은 이른바 ‘축산 ICT 융복합’을 위해 자동착유기, 발정탐지기, 개체별 자동급이기, TMR 배합기, 환경관리기(송풍팬, 안개분무기), 원유냉각기 등을 도입했다. 또한 자부담으로 고정형 및 회전형 CCTV를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농장주는 “개체별자동급이기와 자동착유기가 도입됨과 동시에 많은 노동력이 절감되는 효과를 봤다.”면서 “이 모든 것을 휴대폰으로 제어하고, 자동으로 실행하는 걸 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더욱이 환풍기의 풍량과 온도, 습도 등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소에게만 매달려 살아왔는데 농장 외부에 있더라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도 했다.
경기도 파주의 B 한우농장도 모범적 스마트축산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 곳에선 ‘Fullwood’ 발정탐지기와, 그로부터 나오는 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하여 수정적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농장주는 “발정탐지기를 포함한 ICT 시설 및 장비와 데이터 활용 방법에 대한 지식을 높이기 위하여 스마트축사 데이터 활용 컨설팅에 참여했다”면서 “수의나, 사양ICT 기기를 설치하면서 소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행착오도 뒤따랐다. 처음에 이를 위해 처음 로봇착유기를 설치했을 때 소들이 적응을 못해 운영이 쉽지 않았다. 착유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소들을 모은 뒤 가두어서 착유를 진행했고, 하루에 3번 정도 이러한 과정을 반복했다.
특히 “한밤중 착유 시에도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한 달 정도가 지나자 사람도 소들도 그 방식에 익숙해졌다.”고 ICT 기반 축산을 시작할 단계의 고충을 들려주기도 했다.
ICT기기 활용 익숙해지는 과정 필요
이처럼 ICT 장비를 도입하면서 처음에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도 뒤따른다. 충남의 D농장의 경우도 그 중 한 곳이다.
이 농장은 처음엔 ICT 장비와 화면 구성 등에 새롭다 보니 ICT 기기 활용에 익숙해지는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ICT 장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수치, 도표를 보고 해석하는 부분에도 어려움이 뒤따랐다. 특히 꾸준히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농장주는 “ 스마트팜 장비와 관련한 자료를 모으고, 꾸준히 학습하는 것과 동시에 모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설치 업체와 소통을 지속했다”면서 “ICT 기기와 화면을 자주 보는 버릇을 들이며 새로운 기술에 익숙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현재는 소 건강관리를 ICT 장비로 모니터링, 진단,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스마트 축산농가의 공통된 과제는 도입 초기 비용과 함께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적응 단계다. 전북 정읍의 한 농장주는 “특히 ICT 기기 도입 초기에는 이를 위한 금융비용 등의 부담이 컸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로 생각하고 극복해왔다.”고 한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애로 사항으로 꼽힌다. 그래서 스마트축산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므로, 데이터를 모으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앞서 정읍의 농장주는 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면서 소와 관련한 데이터의 정확도가 높아졌고, 이렇게 누적된 정보는 축사 관련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자신의 체험사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