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에 회사 정보 흘리면 ‘해고’”, 챗GPT ‘금지’ 통보
아마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기업들 앞다퉈 ‘차단’ 조치
“타사AI 금지, 대신 자체 생성AI개발에 올인”

삼성전자가 위치한 삼성그룹 본사 전경.
삼성전자가 위치한 삼성그룹 본사 전경.

[애플경제 박문석 기자] 4일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챗GPT를 통해 회사 상황을 질문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도록 강력히 지시했다.

블룸버그 통신, 디크립토 등에 따르면 삼성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민감한 회사기밀이나 정보에 관해 챗GPT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면서 “챗GPT뿐 아니라 구글 바드, MS 빙과 같은 AI플랫폼은 한번 입력된 회사 정보나 데이터는 다시는 지우거나 검색할 수 없고, 결국 외부에 누설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기자가 삼성전자의 '제품 로드맵'을 물어본데 대해 챗GPT가 답변한 화면. 추상적이긴 하지만, "자세한 제품정보는 '삼성 언팩'이나 다른 기술매체들의 유출이나 사전 정보를 참조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가 삼성전자의 '제품 로드맵'을 물어본데 대해 챗GPT가 답변한 화면. 추상적이긴 하지만, "자세한 제품정보는 '삼성 언팩'이나 다른 기술매체들의 유출이나 사전 정보를 참조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챗GPT 문답, 추상적 정보도 경쟁사 악용 위험”

삼성 측은 “보안지침을 성실히 준수해 줄 것을 당부드리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회사 정보가 침해되거나 훼손돼 해고를 포함한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뿐 아니다. 이미 아마존이나, JP모건, 골드만 삭스, 버라이즌 등 글로벌 기업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사 직원들이 회사 컴퓨터나 모바일 장치에서 타사의 생성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다른 수많은 테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설계, 제품 출시 로드맵을 포함한 지적 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이번에 삼성이 자사 직원들에게 경고했듯이, 생성 AI 툴이 사용하는 LLM(Large Language Model)에서 삼성 관련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지 여부와는 별개로, “추상화된 정보도 경쟁사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골드만 삭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CIO는 최근 ‘월스트리드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생성AI의) 가장 큰 제약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우리 자신이나 고객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제어 프레임워크를 조정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사용할 만한 특정 사례들에 우선 순위를 매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나서 우리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AI를 적용한 만한) 사례에 투자하고 실험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때까진 사내에서 타사의 생성AI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특징은 타사 AI는 불허하되, 자체적인 생성AI 제품 개발에 다들 박차를 가학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이미 자체 생성AI 기술과 제품을 개발한 상태이며, ‘세일즈포스’, ‘엔비디아’ 등 다른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골드만 삭스, “수백만 건 문서용 생성AI 개발 중”

골드만 삭스 역시 “하루에 처리하는 수백만 건의 문서를 AI를 이용해 정리, 요약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회사의 특성상 수많은 종류의 계약서, 채권이나 대출, 혹은 파생상품과 관련된 문서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본사는 (AI)기계가 이해하고 정보를 추출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면서 “전통적인 인공지능보다는 LLM을 한 단계 더 높은 잠재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 역시 타사 AI 사용에 제동을 걸고 있는 반면, 자체적으론 반도체 제품에 AI를 접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생산성을 위해 안전한 AI 사용이 가능하도록 보안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생성형 AI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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