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엑스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 개최
“응용 분야 넓은 양자컴퓨터 기술, 국가 전략으로 삼아야”
[애플경제 안정현 기자] 우주 기술에 대한 민간자본 투자가 활성화된 '뉴스페이스' 환경에서, 우주레이저 통신이 '위성 간 휴대전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의 중심에 자리잡은 양자 기술에 대해서는 양자컴퓨터의 활용 분야가 방대한 만큼 국가가 앞서 전략적 분야로 취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9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WIS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를 통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술 경쟁의 핵심이 된 위성통신과 양자컴퓨터의 현황과 전망을 짚었다.
"우주 개발도 소프트웨어처럼...수만 개 위성 간 통신 가능해질 것"
실제 인공위성 제조 산업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아오며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윤효상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예전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 사업과 달리, 현재는 벤처캐피탈(VC) 및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같은 IT 거물들이 사적 자본을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우주 산업 변화상을 짚었다. 그러면서 "통상 10년 정도 걸리던 우주시스템 개발절차는 비용도 많이 들어 민간투자가 들어서기 힘들었지만, '뉴스페이스' 시대는 복잡한 개발절차를 생략해 소프트웨어 개발처럼 최대한 빨리 만들어 궤도에 쏘아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민간 투자 비중을 높여 소프트웨어 개발처럼 '실행-오류-수정' 과정을 빠르게 순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윤 교수는 우주레이저 통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도 분석했다. "안테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작게 제조해 인공위성에 탑재할 수 있는 우주레이저 통신 기술은 지상네트워크 통신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우주에서의 위성 간 통신에서는 빛을 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예전에는 위성 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스페이스X 등 우주기업이 위성을 수만 개씩 발사할 계획을 밝힌 만큼, 난립한 위성 간 통신이 위성 시장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윤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래에는 다수의 인공위성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지상의 사용자에게 직접 서비스 및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위성간 우주레이저 통신은 인공위성의 '휴대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태까지 위성들은 서로 직접 통신하기 어려워 지상을 한번 경유해 정보를 주고받았지만, 앞으로는 위성 간 직접 통신이 가능해지며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양자컴퓨터, 포스트-'포스트 무어의 법칙' 적용"
손영익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포스트-포스트 무어의 법칙'을 적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의 무어의 법칙에서 연장된 '포스트 무어의 법칙'에 관련된 기술은 AI 가속기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여기서 더 진화한 시대를 주도하는 것은 기존의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라는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무어의 법칙을 넘어 포스트-무어의 법칙으로, 여기서 또 나아가 '포스트-'포스트 무어의 법칙'이 전개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신약개발, 기후과학, 금융, 자율주행, 교통통제 등 현재 컴퓨터로는 풀리지 않는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양자컴퓨터가 기술 개발 속도가 사람들의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해 당장의 시장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국가가 나서 이 분야를 전략 가치로 키워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우주사업과 같이 당장의 큰 시장가치는 없더라도 미국-소련의 우주전쟁처럼 국가의 주요 전략 기술로 양자컴퓨터를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