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빙’ 위협에다, 최고 파트너 삼성까지 검색엔진으로 ‘빙’ 채택 검토
구글, ‘마기’ 프로젝트 ‘AI 기반 검색엔진’ 개발로 위기 돌파
[애플경제 안정현 기자]광고수익 악화를 고민하던 구글이 새 검색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회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광고 사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최근 핵심 파트너 기업인 삼성이 자체 스마트폰에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며 부랴부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새 검색엔진, “더 개인화된 환경 제공”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새 AI 기반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마기(Magi)에 착수했다. 회사의 디자이너·엔지니어·경영진 등 총 160여명이 머리를 맞대 AI를 기반으로 한 훨씬 더 개인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검색엔진을 개발할 예정이다. 세부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글의 새 검색엔진은 기존 검색엔진 형태에 AI 기반 특성이 추가되는 형태일 것으로 예측됐다.
NYT는 구글의 새 검색엔진이 초기 사용자를 100만명 수준으로 설정했으며 연말에는 그 규모를 3000만명으로 넓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출시 초반에는 미국에서만 이용 가능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은 지피(GIFI)라는 이름의 이미지 생성·검색 프로젝트를 비롯해 이용자의 외국어 학습을 돕는 '티볼리 튜터(Tivoli Tutor), 숙박 검색 AI '서치얼롱(Searchalong)' 등도 개발 중에 있다.
구글의 이같은 'AI 선언'은 지난 6일(현지시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검색엔진에 AI 기능을 추가할 것이며, 현재 이용자들이 구글에 질문해 받은 답에 대해 후속 질문까지 할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 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다만 당시 피차이가 "검색엔진 시장에서 챗GPT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위협적이지 않다"고 자신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그 이면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에 대한 초조함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지난 2월 챗GPT 대항마로 선보인 구글의 AI 챗봇 '바드(Bard)'가 첫 시연에서 우주망원경에 대한 잘못된 답을 도출하며, 그날 주가가 폭락한 설욕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회사는 챗GPT를 지나치게 의식해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바드를 내놓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글은 이번에는 '마기' 프로젝트로 심기일전해 검색엔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구글, "검색 광고 타격에 대한 비상 대응 시급"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의 약 90%를 차지하는 구글이 이토록 AI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광고 수익 타격과 핵심 파트너 기업 유출이 결정적 원인이다. 본래 구글은 검색결과에 광고가 포함된 사이트(링크)를 포함시켜 이를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광고 방식을 통해 천문학적 수익을 거둬들였다. 전세계를 장악한 검색 엔진이자 사실은 검색을 기반으로 한 광고 회사로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AI 챗봇 형식의 검색엔진은 수많은 사이트를 종합해 단일 답변으로 갈음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검색창을 이동할 필요가 없어진다. 사람들이 번거롭게 페이지를 넘겨가며 정보를 검색해야 할 수고가 없는 빙의 챗봇으로 넘어가면, 구글의 링크 연계 광고 수익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구글의 광고 사업을 주도했던 스리드하르 라마스와미(Sridhar Ramaswamy)는 지난해 말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챗GPT가 결국 구글의 광고 비즈니스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구글이 AI 챗봇 형식의 검색엔진 혁신을 망설인 것은 그간의 천문학적 수익을 거두었던 구조에 대한 미련때문이란 해석도 가 자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 기기 기본 검색엔진, 빙 될수도···협력사 연쇄 이탈 우려"
NYT는 특히 구글의 ‘마기’ 프로젝트를 앞당긴 결정적인 이유로 핵심 파트너사인 삼성의 이탈 가능성을 꼽았다. NY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등 자사 기기의 기본 검색엔진을 기존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소식이 구글에게 전달되자 내부 임직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구글이 그간 삼성의 전자기기에 기본 앱으로 탑재되는 대가로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30억달러(3조 9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구글에게 삼성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핵심 협력사로, 이탈할 경우 매출 타격은 물론, 다른 고객사들도 줄지어 빠져나갈 것이란 두려움을 주고 있다. 이에 구글은 삼성을 비롯한 핵심 고객사들을 붙잡아 두겠다는 절박함에서 AI 기반 새 검색엔진 구축에 올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