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마침내 “검색 엔진에 LLM 기반 ‘바드’ 투입, 곧 출시” 예고
MS ‘빙’ 폭발적 인기에 ‘비상’ 걸린 구글, “한 발 늦었지만 추월”
“차별화된 검색 툴도 개발”, 그러나 검색 광고 위축될까 걱정도

구글 이미지.(사진=파일 포토)
구글 이미지.(사진=파일 포토)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구글이 드디어 자체 검색엔진에 곧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장착할 계획이다. 지난 달 챗GPT에 맞서기 위해 챗봇 ‘바드’(Bard)를 공개했던 구글로선, 챗GPT가 접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로써 곧 검색 시장을 두고 GPT로 무장한 MS의 ‘빙’과, 역시 생성AI ‘바드’를 무기로 내세운 구글 간에 ‘혈투’가 벌어지게 생겼다.

순다르 피차이 CEO, “챗GPT에 맞설 AI 라이벌 올 것”

지금까지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구글이 선점하고 있었으나, 챗GPT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초대형 생성AI가 접목되면서 ‘빙’의 위상과 인기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고 있다. 이에 ‘비상’(Code Red)이 걸린 구글은 우선 급한대로 지난 달 챗봇 ‘바드’를 먼저 공개했지만, 그 실용화는 미뤄둔 상태다. 그러다가 이번에 이를 검색엔진에 탑재, 검색 시장의 패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회장은 9일과 10일 연달아 WSJ, 테크리퍼블릭 등을 통해 “챗GPT에 맞설 본사의 AI 라이벌이 다가오고 있다”고 공표했다. 그러면서 “본사는 AI처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본사의 양대 AI 유닛인) 딥마인드(DeepMind)와 구글 브레인(Google Brain) 부서 간의 긴밀한 피드백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구글은 자연어 인공지능 챗봇을 검색 엔진에 추가하여 챗GPT와 같은 경쟁사를 따라잡을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밝힐 순 없지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반복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자회사인 AI 유닛 '딥마인드' 이미지.
구글의 자회사인 AI 유닛 '딥마인드' 이미지.

‘빙’ 움직임 봐가며 곧 ‘적절한 타이밍’ 출시

피차이는 또 WSJ에 “현재 열광적인 인기를 끄는 AI 분야에서 구글은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면서도 일반 사용자들의 언제 구글 검색엔진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그 ‘무엇’을 출시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며, 업계의 적절한 타이밍을 고려하면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업계의 적절한 타이밍’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의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빙’은 지난 3월 기준 총 1억명의 활성 사용자 수에 달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검색시장의 3%에 불과했던 MS ‘빙’은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피차이 CEO와 구글은 ‘빙’의 인기와 함께 이에 대한 투자자, 사용자 등의 반응을 고려하며, 적절한 출시 일자를 고를 것으로 보인다.

애초 MS가 지난 2월 챗GPT와 GPT-4를 ‘빙’ 검색 및 엣지 브라우저에 통합한 것은 구글로선 ‘충격’ 그 자체였다. 검색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구글은 자체적으로 개발 중이었던 LLM과 생성AI 기술을 일반 사용자용 검색 엔진에 통합하지 않은채 방심했다가 MS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피차이에 따르면 구글의 생성AI 챗봇 검색엔진은 연재 많은 대기자 명단을 갖고 있는 가운데, 곧 시중에 출시될 전망이다.

챗GPT 기술이 접목된 MS ''빙' 실행 장면.
챗GPT 기술이 접목된 MS ''빙' 실행 장면.

구글검색, 동일 세션, 검색 쿼리 ‘기억’ 버전 등 차별화

피차이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구글은 이를 위한 몇 가지 새로운 차별화된 검색 툴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엔 사용자가 후속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동일한 세션에서 검색 쿼리를 ‘기억’하는 버전도 있다. 현재의 검색 엔진 작동 방식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다만 구글로선 한 가지 꺼림칙한게 있다. 만약 이 회사의 간판 제품인 검색 엔진에 ‘초대형 자연어 AI’를 접목한 것이 오히려 사람들을 검색 광고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상세하고 구체적인 검색엔진에 매료된 나머지 그에 딸린 광고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무려 연간 1600억 달러 이상의 광고시장에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LLM 분야의 풍부한 경험 십분 활용”

그럼에도 구글은 일단 자체 사내 챗봇인 ‘바드’를 기반으로 검색엔진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바드를 통해 축적한 LLM 분야의 광범위한 경험을 십분 활용하기로 했다. 이미 ‘바드’는 길게 늘어선 대기자 명단과 함께 공개되어 있으며, 기존 구글 검색으로 이에 관해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다른 생성AI와 마찬가지로 ‘바드’는 언어, 코드 또는 이미지를 인식하거나 해석하고,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구글은 ‘바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어 채팅을 검색 엔진에 추가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구글은 또 현재 구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서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AI 시스템인 ‘Pathways Language Model’(PLM)을 만들기 위해 대규모 언어 모델 중 하나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의 바탕을 이루는 이러한 대규모 언어 모델은 엄청난 처리 능력을 발휘한다. 구글은 이를 통해 ‘빙’을 추월하는 검색엔진을 곧 출시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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