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웨어러블 기기, 스트리밍, 돌봄 로봇, 해킹․사기 방지기술 등
해외에선 노인 대상 IT생활강좌 유행, 국내서도 IT기술 접목한 건강법 확산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고령층일수록 첨단 IT기술이나 초대형AI기술에 둔감한 경향이 짙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를 맞아 건강하고 편리한 노후생활을 즐기는데는 역시 IT기술이 매우 유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노후생활에 매우 유용한 다섯 가지 IT기술의 사례를 제시, 눈길을 끈다.
스마트 벨트 등 건강 웨어러블 기기
이에 따르면 우선 ‘건강(Health) 웨어러블’을 꼽을 수 있다. 이미 많은 노화방지 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이나 기업들에 의하면, 건강과 체력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웨어러블 기기는 노년층에서도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이 한 통계에 따르면 노년층의 28%가 웨어러블 기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 77%가 매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보행속도와 근감소증과의 연관성을 측정하고, 치유․회복하기 위한 스마트벨트가 널리 보급되고 있다. 이 분야 권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 교수(노인병내과)는 “스마트벨트는 노인들이 착용하거나 사용하기 편리한 기기”라며 “이를 통해 수시로 근감소증 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함으로써 기대 여명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WSJ’가 인용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힘과 균형운동뿐만 아니라 활발한 걷기와 같은 중간에서 격렬한 활동을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웨어러블 기기가 노년층을 중심으로 날로 그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IDC(Internet Data Center) 자료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디바이스 출하량은 2018년 1억 2,490만 대에서 2022년에는 1억 9,980만 대로 연평균 12.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주택가나 공원 등지에선 스마트폰의 헬스 앱이나 스마트 워치를 통해 자신의 보행상태 등 건강을 체크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돌봄 봇’과 음성 장치 말동무
노인이 있는 가정에서 아마존 에코, 구글 넷 오디오 등 음성 작동 가정용 보조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 최근 국내 ‘로보월드’에서 보듯, 말동무나 치매 예방을 위한 실버 봇이나 케어 로봇들이 많이 출시, 보급되고 있다.
IT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WSJ’에 따르면 전국의 노인들 세 명 중 한 명이 돌봄 봇이나 실버 케어 로봇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돌봄 로봇을 갖고 있는 노인들의 약 60%가 매일 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노인들은 주로 음악을 연주하고, 질문을 하고, 날씨나 교통 상황을 점검하고, 알람이나 타이머를 설정하는 데 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외로움 달래는 ‘스트리밍 서비스’
외로움을 달래고픈 노인들은 일반의 통념과는 달리 스트리밍 영화와 쇼에 관심이 많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네트워크 TV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층이 대표적이긴 하지만, 의외로 고령층 사이에서도 그런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적잖은 노인들이 비디오 스트리밍과 넷플릭스, 훌루, HBO Max를 포함한 여러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관련 산업의 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관련된 글로벌 업계에선 노인들의 스트리밍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피트니스에 대한 관심을 결합한 상품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줌’을 통해 무료 피트니스 클래스를 스트리밍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 미국에선 ‘줌’을 통한 스트레칭 수업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WSJ의 보도다.
해킹, 비번 유출 등 예방법
아무래도 컴퓨터에 익숙지않은 고령층들은 비밀번호를 유출당해 해킹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고령화 시대 속에 고령층의 취업인구가 늘어나고, 비즈니스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비밀번호 보호가 노년층의 또 다른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이를 위한 비영리 시민단체들도 생겨나서, 노년층 주민들에게 강력한 비밀번호로 계정을 보호하는 방법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최근 강력한 암호를 선택하고 암호 관리자를 사용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도 노년층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안 키를 활용하거나, 계정에 로그인할 때 USB 포트에 연결함으로써 훨씬 더 안전한 보호 기능을 구현하는 노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사회단체인 ‘Age of Majority’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사람들 중 37%만이 비밀번호 관리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오프라인 사기’ 방지 기술 습득
흔히 온라인이나 전화에 의한 온갖 종류의 사기의 희생양은 노인들이다. 이에 최근 미국 은퇴자협회(AARP)는 온라인에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포함하여 디지털 기술을 연마하고자 하는 노인들을 위해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 일부 강좌는 인기가 많다보니, 늘 만원사례를 빚곤한다. 강좌에선 노인들에게 사회 공학적 대응방식에서부터 ‘사기꾼들과 다른 침입자들’이 속성과 대처방식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AARP측은 “노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특정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이론 강의가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노인과 IT’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