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사건 기소에 자신의 ‘트루스 소셜’, 트위터로 적극 방어
“‘깡패’들과 ‘급진 좌파 괴물’들의 ‘마녀사냥’”, “민주당의 선거 방해” 공격
‘45대 대통령’ 과시도…의회점거방조 등 다른 혐의도 다수 있어

성추문 사건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자신의 '트루스 소셜'이나, 트위터를 통한 '소셜미디어' 전략으로 자신을 적극 방어하는 한편, 사법당국과 민주당을 격렬히 비난하고 있다.(사진=게티 이미지)
성추문 사건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자신의 '트루스 소셜'이나, 트위터를 통한 '소셜미디어' 전략으로 자신을 적극 방어하는 한편, 사법당국과 민주당을 격렬히 비난하고 있다.(사진=게티 이미지)

[애플경제 박문석 기자] 지난 30일(한국시각 31일) 낮시간부터 CNN을 비롯한 미국의 모든 방송과 신문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뉴역 대배심의 기소 결정 소식으로 도배하고 있다. 전․현직을 막론하고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기소된 초유의 사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시 그답게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과, 자신의 ‘안마당’처럼 여겨온 트위터를 무고함을 강변하는 무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지난 2016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불륜을 저지른 후, 이를 무마하기 위해 그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트위트에 지난 2018년 대선 개표 결과 승리했던 순간을 올렸던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트럼프는 트위트에 지난 2018년 대선 개표 결과 승리했던 순간을 올렸던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트위터에 올린 2018년 대선 승리 소식도 리트윗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는 특유의 ‘소셜미디어’ 전술로 직접 반격에 나섰다. 특히 그는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날, 자신이 트위터 계정에서 “오늘 밤 엄청난 성공(Tremedous Success Nught)”이라고 적힌 트윗이 표시된 스마트폰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 눈길을 끌었다. 즉 자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이었음을 과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또 평소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마다 활용했던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적극 활용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트루스 소셜을 통해 트럼프는 “이것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최악)의 정치적 박해와 선거 간섭”이라며 기소 당일 저녁 첫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방금 트럼프 타워에서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다”며 자신이 차기 대선에 공식적으로 출마했음을 밝히고 있다. 자신이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사법 당국과 바이든 행정부, 민주당을 압박하는 형세다. 그는 또 이 글을 통해 기소를 주도한 맨해튼 지방검찰청의 앨빈 브래그 검사를 공격하며 “2024년 대선에서 ‘마녀사냥’이 조 바이든에게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기소’(indictment)라는 단어를 ‘indicted’로 철자를 잘못 써가며 비난의 글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일부 현지언론은 “(철자를 틀리는 방식의) 더 고전적인 도널드 트럼프식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는 그러나 ‘고전적’이라기보단, 트럼프가 흥분한 나머지 저지른 실수로 보인다.

트럼프는 또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 ‘깡패’들과 ‘급진 좌파 괴물’들은 방금 미국의 45대 대통령을 기소했다”면서 “이것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우리나라(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제 3류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너무 슬프다”라고 짐짓 개탄조로 글을 마무리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면서, 사법당국과 바이든 백악관을 격렬히 비난하는 내용을 자신이 만든 '트루스 소셜'에 연일 올리고 있다. (사진=매셔블)
트럼프는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면서, 사법당국과 바이든 백악관을 격렬히 비난하는 내용을 자신이 만든 '트루스 소셜'에 연일 올리고 있다. (사진=매셔블)

현지 언론도 ‘트루스 소셜’, 트위터 통한 트럼프 동정 보도

현지언론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아직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다만 기술매체 ‘매셔블’은 특히 “Elon Musk의 트위터는 죽어가는 플랫폼”이란 표현으로 사실상 ‘트위터 애호가’였던 트럼프를 겨냥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팝콘을 씹고 뉴스에 대한 농담을 실시간으로 즐기기에 가장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3월 30일 목요일은 그 날들 중 하나였다.”며 2018년 대선 당시의 글을 트위터에 캡처한 트럼프를 꼬집었다.

뉴욕타임즈(NYT)도 문제의 ‘트루스 소셜’에 주목하며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살피는 분위기다. 이 신문도 31일 “금요일 오후 늦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모든 내용을 ‘대문자’로 쓴 글을 올렸다”고 주목했다. NYT는 “트럼프는 민주당이 노골적인 선거 간섭과 방해를 하기 위해 전혀 무고한 사람을 기소하고 있다”면서 “그는 이 모든 일에 대해 ‘우리나라가 지옥에 가고 있는 시간’으로 결론짓고 있다”고 전했다.

법원 출두 앞두고, 세계각국 취재진들 장사진, 경찰도 비상

그런 가운데 CNN은 대배심이 트럼프를 기소한지 하루 만에, 뉴욕 로어 맨하탄의 센터 스트리트에 있는 주법원 건물 주변에 금속 바리케이드가 쳐진 모습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4일 법원에 출두, 심문을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사상 최초로 비밀 경호국의 경호를 받으며 법원으로 들어가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벌써부터 법원 앞에는 수 많은 취재진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성추문은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4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 2021년 1월 6일의 의회 점거 폭동과, 기밀 문서에 대한 부적절한 취급과 관리 등 2가지 혐의, 그리고 풀턴 카운티 지역의 부정선거 개입 사건 등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자신에 대한 혐의를 확정한 것은 처음이다.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 취재진들이 '트럼프 타워' 앞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NYT)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 취재진들이 '트럼프 타워' 앞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NYT)

트럼프, 각종 의혹 제기된 몇 주 전부터 '소셜미디어'로 반격

트럼프는 그러나 지난 몇 주 동안에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그에 따른 은폐에 대한 수사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퍼져나가자, ‘트루스 소셜’을 통해 격렬히 이를 부정하거나 비난해왔다. 앞으로도 그는 역시 특유의 ‘소셜 미디어’ 정치를 통해 현 국면을 타개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현지 언론도 일단 그 추이를 관망하는 태도다. NYT는 “아마도 앞으로 몇 달 동안이나 끌지, 그 결과가 어떻게 날지 명확하지 않은 이 사건은 국가의 제도와 법치를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는 2024년 대통령 선거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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