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미 정부기관 조사․수사, EU도 ‘벌금 폭탄’ 예고하며 조사
“대규모 해고 배경, 사용자 정보보호 등 필요한 인력, 재정 여부” 조사
한켠으론 텍사스에 ‘머스크 타운’ 건설, 그들만의 ‘유토피아’로 비판

일론 머스크.(사진=블룸버그)
일론 머스크.(사진=블룸버그)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일론 머스크와 그가 인수한 트위터가 미 연방당국과 EU 등 국내외로부터 조사나 규제를 당하며, 사면초가 신세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텍사스에 자신들만의 왕국이라고 할 대규모의 호화판 집단거주지 ‘머스크 타운’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트위터와 머스크가 처한 상황은 ‘사필귀정’이란 얘기도 나온다. 무자비하게 대량해고를 단행하고선, 대규모 우주개발 투자에 나서고, 그것도 모자라 월스트리트저널의 표현처럼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는 작태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대량해고 후폭풍…‘사필귀정’이란 비아냥도

최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트위터의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회사를 인수한 이후 트위터 인력의 대부분을 해고한 일론 머스크에게 이에 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조사는 머스크가 지시한 대량 해고와 예산 삭감 이후 트위터가 사용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뉴욕타임즈에 밝혔다.

현재 뉴욕타임즈, 블룸버그, WSJ 등 유력 외신을 종합하면, FTC는 지난해 “트위터의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전직 임원의 주장을 조사하는 한편, 사용자의 사생활과, 보안 및 규정 준수에 책임이 있는 3명의 최고 경영자가 갑자기 사임한데 대한 조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직후인 지난 11월 트위터를 떠났다.

이미 머스크와 트위터는 지난 10월 회사를 인수한 이후 여러 당국으로부터 350건 이상의 각종 조사 자료와 정보 제출을 요청받았다. 특히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다수의 정부 기관들이 현미경을 들이대며,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F.T.C.는 트위터가 소비자들에 대한 개인 정보 보호 약속을 지킬 자원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유럽 연합(EU)도 트위터가 허위 정보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머스크의 트위터 주식 매입이 제대로 공개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FTC는 “소비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은 정확히 F.T.C.가 해야 할 일”이라고 뉴욕타임즈에 밝혔다. 또 SEC도 같은 매체와의 통화에서 “본 위원회의 전문가들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훨씬 전에 발효된 명령에 대한 트위터의 준수 의무에 대해 엄격한 조사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당국, “경영구조와 머스크의 사내 역할 밝히라” 요구

현재 F.T.C는 트위터로 하여금 경영 구조를 해명하고, 사내에서 머스크가 맡은 정확한 역할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계속해서 비용을 절감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면서 “트위터가 개인 정보 보호 의무를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직원이나 재정적 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위터가 사용자 데이터를 삭제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트위터의 최근 사무실 장비 판매에 대한 세부 사항이나, 검증 확인이 표시된 판매 계획 상황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사실 머스크의 대량 해고는 트위터는 물론, 테슬라와 로켓 제조업체 스페이스X를 포함한 머스크의 계열사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로 인해 정확한 경영지침을 구현하는게 혼란스러워졌고, 이전의 하급 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준비 안된 새로운 책임을 맡게 되는 등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F.T.C.는 조사 결과에 따라선 트위터에 다시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생활 보호 관행을 어기고, 보안 당국을 속일 경우 임원들을 형사 처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머스크의 트위터는 해외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1월 티에리 브르타뉴 유럽연합(EU) 내부 시장위원은 성명을 통해 “트위터가 2024년 유럽에서 시행될 예정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허위 정보, 표적 광고, 그리고 콘텐츠 조정을 다루는 광범위한 법률 세트인 블록의 디지털 서비스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압박하며 조사에 나섰다.

앞서 퇴사한 트위터 보안 관리자는 “13개월이 지나면 데이터를 삭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는 일부 사용자 데이터를 2년 동안 저장함으로써 유럽 연합의 개인 정보 보호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언론에 폭로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EU규정에 따라 트위터 세계 매출의 6%, 즉 수 억 달러의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텍사스에 건설할 것으로 전해진 일론 머스크의 '텍사스 유토피아' 이미지.(사진=월스트리트저널)
텍사스에 건설할 것으로 전해진 일론 머스크의 '텍사스 유토피아' 이미지.(사진=월스트리트저널)

그들만의 호화판 ‘텍사스 유토피아’ 건설 계획

그런 가운데 머스크는 자신의 스페이스X 시설이 내려다보이는 텍사스 오스틴 외곽에 그들만의 새롭고 화려한 공동체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오스틴 외곽에 새로 구입한 수천 에이커의 목초지와 농지 일부에 자신의 마을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머스크와 그의 측근들은 현지 토지 소유주들과 부동산 중개인들과의 구체적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직원들이 편히 살면서 일할 수 있는 콜로라도 강변의 ‘텍사스 유토피아’”라고 묘사했다.

머스크와 그의 최고 경영진들을 비롯한 간부급 직원들은 시중의 임대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이곳 호화로운 저택에 입주할 계획이다. 이미 페이스북 사진과 인터넷에 유포된 바에 따르면 모듈식 주택, 수영장, 야외 스포츠 지역, 체육관 등을 갖추고 있다. 기둥에 매달린 표지판에는 "환영합니다, 스네일브룩, tx, est. 2021"이라고 씌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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