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에이닷' AI 챗봇 비롯, AI반도체·자율주행·로봇 기술 공개
KT, 초거대 AI '믿음' 전시···AI 물류 서비스 '리스코 선봬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촉발 '망 사용료' 논란 재점화···EU, 입법 드라이브
“행사 기간, EU 주도로 ‘망사용료’ 문제 국제적 이슈화” 전망도
[애플경제 안정현 기자]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열었다. 5G 기술을 비롯해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 등 차세대 모바일 혁신기술이 한 자리에 모일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KT도 이 자리에 참여해 통신기업에서 디지털·AI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에이닷' 등 자사가 축적해온 AI 기술을 활용해 산업 전반에 걸친 AI 혁신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 또한 '믿음' 등 AI 혁신과 함께 디지털 대전환(DX)를 가속화할 로봇·네트워크 솔루션을 선보인다.
"SK텔레콤, AI를 모든 곳에···에이닷, 한국 대표 AI 챗봇으로"
SKT는 자사가 보유한 AI 기술을 통해 산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를 공개했다.
SKT는 이번 MWC에서 총 10종의 AI 서비스를 공개한다. 초거대 AI모델 '에이닷'을 중심으로 ▲AI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AI 반도체 사피온 ▲로봇·보안·미디어·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는 비전(Vision) AI 등이다.
특히 회사는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를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텍스트 뿐만 아니라 사진·음성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이 장착된 에이닷 서비스를 시연한다.
SK텔레콤의 유영상 사장은 MWC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챗GPT를 뛰어넘는 한국인 맞춤형 AI 챗봇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 사장에 따르면 에이닷은 현재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 대화'가 가능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마치 친구처럼 먼저 대화를 걸거나 경험담을 말하는 등 '감성 대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번거로운 앱 이동이나 검색 없이 바로 답을 내주는 '목적 대화' 서비스 연동 범위도 계속해서 늘려나갈 것으로도 알려졌다.
보다 흥미로운 서비스를 위해 미디어·게임·루틴 등 30여종으로 국한돼 있던 서비스 도메인을 추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외부 인기 캐릭터와의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같은 신기능은 올해 1분기 중 업데이트 될 버전으로 고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유 사장은 "AI 테크 기업들과의 연합을 통해 로컬 특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에이닷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자사의 '누구 오토'에서 개발한 인포테인먼트·차량제어 상용화 경험에 '사피온'의 자율주행 전용 반도체와 '팬텀AI'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합쳐 자율주행 솔루션 패키지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물류·바리스타 로봇, 개방형 로보틱스 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통해 모빌리티 분야 AI 활성화 방안도 다뤄졌다.
"KT, 디지털 시대 앞장···AI 풀스택·AI 활용 서비스 대거 공개"
KT는 '디지털 시대를 개척하는 DX 파트너, DIGICO KT'를 주제로 전시관을 열어 ▲DX 플랫폼 ▲DX 영역확장 ▲DX 기술선도 등 총 3개 테마존을 공개했다.
우선 SKT의 '에이닷'과 같이 KT도 초거대 AI '믿음'을 DX 플랫폼 존에서 전시한다. 또 개방형 AI 연구개발 포털 '지니랩스'를 통해 이미지·영상을 분석하는 비전(Vision) AI 기술을 공개한다. KT의 핵심 AI 기술이라 할 수 있는 'AI 풀스택(Full Stack)'을 함께 구축하는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기술 및 모레의 AI 인프라 솔루션도 주요 전시품으로 선보인다.
특히 AI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 운송경로를 제공하는 '리스포(LIS‘FO)', AI 기반 물류 솔루션 '리스코(LIS’CO)', 화주와 차주를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플랫폼 '브로캐리(Brokarry)' 등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 서비스도 공개된다.
아울러 스마트폰으로 케이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AI가 평가해주는 '메타댄스' 서비스 체험관도 DX 영역확장 존에 마련됐다. KT 홍보실장 양율모 전무는 "MWC 2023 KT 전시관에서는 DIGICO KT의 핵심 역량인 AI 반도체·로봇·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등 다양한 DX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며 “디지털 시대를 개척해가는 DIGICO KT의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망 사용료, MWC 테이블 위로 나올까"
넷플릭스·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의 망 사용료 논의도 MWC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라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전세계 네트워크를 무료로 이용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 망 사용료에 찬성하는 EU 집행위원회 티에리 브르통 집행위원이 망 사용료를 주제로 MWC 개막 첫날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반대 의견을 가진 넷플릭스 공동 CEO 그렉 피터스도 다음날 기조연설에 참석해 여론전에 나선다.
통신사들은 인프라 구축·유지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해도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편의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점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같은 불만은 지난 2020년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을 때 본격적으로 촉발됐다. 약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관련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이미 지난달부터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안 입법에 착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MWC에서 보다 구체적인 해답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사업자와 SKT를 비롯한 통신사 사이의 이득 배분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어떻게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