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애플페이, ‘아이폰’ 내세워 삼성페이 ‘갤럭시’에 도전
원활한 NFC 단말기 보급 문제와 함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 국내 스마트폰, 간편결제시장 점유 놓고 엇갈린 전망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애플페이’ 국내 진출이 확정되면서, 카드사와 은행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국내 언론들도 연일 비중있게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작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즉, 애플페이의 NFC 단말기가 원활하게 보급될 것이냐 하는 점과,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의 경쟁을 계기로 새롭게 펼쳐질 갤럭시폰과 아이폰의 한판 ‘장외 대결’이다.
대중화의 걸림돌…높은 수수료와 NFC보급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대중화되려면, 당장 높은 수수료 부담과 함께 NFC 단말기의 보급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페이 등을 이용하는 국내 대부분 가맹점은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 단말기와 IC칩 단말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선 아직은 보급률이 저조한 NFC 단말기를 폭넓게 구축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주들이 1대당 15~20만 원에 이르는 NFC 단말기를 따로 구입을 해야 한다. 이런 부담을 안고 영세 가맹점주들이 적극적으로 NFC 단말기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이다. 더욱이 애플페이를 단독으로 도입하려던 현대카드가 NFT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려 했으나, 경쟁제한 행위로 묶이는 바람에 그 마저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NFC, MST와 달리 별도 ‘단말기’ 필요
알다시피 MST와 NFC는 그 작동 원리부터가 다르다. MST는 스마트폰에 자기장을 일으키는 기능을 탑재하고 휴대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담아두는 방식이다. 결제를 할 경우 카드정보가 암호화된 토큰으로 바뀌어 카드 리더기로 전송된다. 더욱이 “실물 카드에 이미 내장된 마그네틱 정보를 이용하고, 기술 원리도 그것과 같아서 기존 카드 단말기에 수수료 없이 그냥 사용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란 얘기다.
반면에 NFC는 한계가 있다. 즉, 결제 시에 NFC 단말기가 주파수를 보내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테나가 이를 수신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스마트폰이 저장된 신용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단말기에 보내 결제가 완료된다. 이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MST와 완전히 다른 방식이어서, 별도의 NFC 기능이 탑재된 결제 단말기가 필요하다. 게다가 별도 수수료도 발생한다.
애플페이는 특히 제휴 은행이나 카드사에 사용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것도 결제 ‘1건당 얼마’ 하는 식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로선 ‘삼성페이’가 유리한 국면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미래정책실은 “애플이 미국에서 요구하는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는 건당 최대 0.15% 수준으로 해외 카드사도 이를 두고 집단 소송을 진행하는 등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카드사마다 이런 수수료 부담을 지는 것은 결국 그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삼성페이와는 달리, 교통카드 사업자와 추가로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서 여전히 실물 카드가 필요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문제점 등으로 인해 서비스 초기에는 파급력이 크지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유의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향후 삼성페이를 위협할 만한 파워를 가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애플이 한국에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을 공식화한 직후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애플페이에 맞서 이른바 ‘간편결제 동맹’을 구축한 것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지어는 이들가 경쟁 관계인 카카오페이도 또 다른 대응전략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향후 애플페이의 충격파가 만만치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이와는 상반되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즉, “국내에서 이미 삼성페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애플페이가 확산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견해가 다수”라는 것이다. 이처럼 전문가들 간에도 향후 엇갈린 추세를 전하고 있어 지켜볼 일이다.
갤럭시 vs 아이폰 대결로 비화
특히 애플페이 국내 진출로 인해 더 관심을 끄는 것은 갤럭시와 아이폰 간에 새롭게 펼쳐질 ‘장외 대결’이다.
특히 애플페이 도입 시점이, 지난 9일 ‘삼성 언팩’ 이후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와 맞물린 것도 묘한 여운을 던지고 있다. 애플페이를 매개로 한 아이폰의 국내시장 공략과, 이에 맞선 삼성전자의 갤럭시의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MZ세대 중심으로 그간 갤럭시 스마트폰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 것이 ‘삼성페이’였다. 만약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활성화되면,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삼성페이는 교통카드와 모바일 면허 기능, 도어락 오픈 등 다양한 기득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적어도 국내에서는 삼성페이가 이미 널리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어, 애플페이가 들어온다고 해서, 기기를 변경하는 사례는 그다지 많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애플페이의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관련업계는 단말기 보급 등을 고려해 금년 3월 초로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NFC 단말기를 갖춘 일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먼저 통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애플페이 도입을 주도한 현대카드가 카드사 중에선 가장 먼저 이를 실용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