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칩설계, 합성데이터, 부품설계, 물리적 특성 재구성’ 등
챗GPT 출시 직후 가트너가 가장 먼저 제시한 활용사례 ‘주목할 만’
“신속․정확한 모델링, 최적화 기능 탁월”…“보안, 악용 위험” 경고도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생성AI 기반의 챗GPT는 과연 어떤 용도로 많이 활용될 것인가. 이에 대한 수많은 분석과 전망이 나온 가운데, ‘가트너’는 출시 직후에 이미 챗GPT와 같은 생성AI의 구체적 상용화 사례부터 제시해 주목을 끈 바 있다. 당시 가트너가 가장 먼저 예고한 제약 부문 등 5가지 분야는 생성AI의 실용화를 한 눈에 가늠하게 한다는 점에서 새삼 눈여겨볼 만 하다.
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제약과 생산기술의 물리적 특성, 칩 설계, 합성 데이터, 부품 설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막연한 기술 개념에서 나아가, 첨단 AI기술의 내재화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약 분야, 약물 물질 신속 발견
이에 따르면 챗GPT와 같은 생성AI가 가장 유용하게 쓰일 분야는 우선 제약업종이다. 가트너는 ‘생성적 인공지능에 의한 약물 설계’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2010년의 한 연구’를 돌이켰다. 당시 물질의 발견에서 제조와 시판까지 드는 평균 비용이 약 18억 달러이며, 특히 약의 물질을 발견하는 데는 무려 3~6년이 걸렸다. 그러나 “생성AI는 이미 수개월 내에 다양한 용도의 약물을 설계하는 데 사용되어 제약사로 하여금 약물 발견에 드는 비용과 일정을 모두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가트너는 “2025년까지 생성 AI 기술을 사용하여 체계적으로 신약과 재료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는 수많은 산업적 활용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물리적 특성 새롭게 규명, 재정의
두 번째로 생성AI는 물질과학의 패러다임, 즉 물리적 특성을 새롭게 규명, 정의할 수도 있다. 특정 물리적 특성을 대상으로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구성함으로써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 의료, 전자, 에너지 산업의 차원을 바꿀 것이란 예상이다. ‘가트너’는 특히 ‘역설계’(inverse design) 개념을 들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즉, 필요한 물리적 특성을 먼저 정의하고, 그런 특성을 찾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우연히 찾아내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애초 그러한 특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재료를 먼저 특정하여 발견해내는 것이다.
이는 고도의 생성AI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에너지나 운송 분야에서 현재의 재료보다 전도성이 높거나 자기 흡인력이 큰 재료를 찾거나, 재료가 잘 부식되지 않는 사례를 찾아내는 등의 목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최단 시간 칩설계, 합성데이터 생성 등
칩 설계 또한 생성AI로 인해 매우 수월해진다. 생성AI 특유의 강화학습(머신러닝 기법)을 활용, 반도체 칩 설계(플로어 플래닝) 과정에서 부품 배치를 최적화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 개발자가 몇 주씩 걸리는 작업을 생성AI는 불과 몇 시간만에 해낼 수 있다.
생성AI는 또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고도의 딥러닝이 가능한 합성데이터(가상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합성데이터는 일종의 가상세계를 기반으로 생성된 데이터로서, 모델링을 위한 데이터 원본의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특히 실제 상황을 데이터화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의료 및 임상연구에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실제 환자의 신원이 필요없는 가상 의료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
최적의 부품 설계, 생성적 디자인 기능
‘가트너’는 특히 생성AI는 제조업 등에서 최적화된 부품을 설계하는 기능도 뛰어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르면 각종 제조업을 비롯해,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산업체 등 산업체가 성능, 소재, 제조방법 등 구체적인 목표와 제약조건에 맞춰 최적화된 부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는 보다 가벼운 디자인을 혁신하기 위해 생성적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는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는 효과를 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가트너는 마케팅과 미디어 분야도 생성적 AI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본다. 그 대표적 사례로 “앞으로 글로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웃바운드 마케팅 메시지가 챗GPT 등 생성AI에 의해 합성 생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30년에는 전체 텍스트나 영상의 90%를 오로지 AI가 생성한 대작 블록버스터 영화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생성AI 위험성도 명심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트너’는 “생성AI의 위험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트너의 브라이언 버크 기술혁신 부문 부사장은 “생성 AI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심각한 가짜 저작물을 생성하고, 저작권 문제를 야기하는 등 악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를 막기 위해 보안 전문가나 리스크 관리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면서 “또한 승인된 공급업체나 검증된 서비스 목록을 통해 생성AI의 책임 있는 사용에 대한 지침을 구현하고, 검증된 공급업체나, 모델을 오픈 소스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