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엔지니어, 기자, 변호사, 회계사, 애널리스트 등 10가지”
“청소나 잡역부 등 육체노동, 오히려 전면 AI자동화 힘들 것”
“전문직의 분석․판단․사고 능력은 챗GPT, AI 등에게도 익숙해”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챗GPT를 위시한 고급 AI기술이 웬만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물론이고, 기자나 변호사, 재무분석가, 회계사, 그래픽 디자이너 등 소위 전문직들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조사가 나와 관심을 끈다. 특히 그간의 통념과는 달리, 청소나 공예, 수공작업 등 각종 육체노동 대신 이런 고급 정신노동 직업들이 없어지거나, 대체될 것이란 예상이다.

기술매체 ‘인사이더’는 가트너와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소, 아마존 엔지니어 그룹의 연구결과, 그리고 각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종합 분석하여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IT업계 고급 인력도 대체

이에 따르면 우선 IT업종의 전문직 중 상당수가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코더, 컴퓨터 프로그래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등이다. 코딩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수요가 많은 기술이지만, 채팅 GPT와 유사한 인공지능 도구가 가까운 미래에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맥킨지 연구소의 AI전문가 마드가브카르는 “특히 채팅 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상대적으로 정확하게 숫자를 분석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노동력에 미치는 AI의 영향을 연구해온 브루킹스연구소의 마크 무로 선임연구원은 “실제로 채팅GPT와 같은 첨단 기술은 인간보다 빠르게 코드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적은 직원으로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인사이더에 말했다.

심지어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조차 이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인 오데드 넷처는 “AI가 코딩을 대체하기보다는 코딩 작업을 도와주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챗GPT는 비교적 정교한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어, 코딩과 프로그래밍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보다 일의 효율성을 높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CBS머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저널리즘 등 미디어 분야도 AI 자동화

미디어 분야 일자리도 대거 AI가 대체하거나 그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광고, 콘텐츠 제작, 글쓰기, 그리고 저널리즘 종사자 등이다. 인사이더가 만난 전문가들은 “채팅 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문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능숙하고 때론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도 있다”고 했다.

맥킨지 연구소의 마드가브카르는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역할을 포함해 이들 미디어 작업 종사자들은 챗tGPT 및 유사한 형태의 AI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AI가 텍스트 기반 데이터를 읽고, 쓰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대한 양의 언어 기반 데이터와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은 생성적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즈’ 사설에서 채팅 GPT가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보고하고 쓰는 것과 같은 작업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이미 언론․출판 등 미디어 업계는 이미 인공지능이 생성한 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 뉴스 사이트 ‘씨넷’은 채팅 GPT와 유사한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하여 수십 개의 기사를 작성했다. 이 회사는 그 후 여러번 수정을 했다고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해 채팅 GPT 제조업체의 기술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맥킨지 연구소의 마드가브카르는 “콘텐츠 제작자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작업은 아직은 자동화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직업들에는 인간의 판단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회계사 등도 AI가 교체하거나 보조

변호사나 법률 보조원 등 법률 관련 직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아직은 AI가 변호사와 법률 보조원들이 하는 일 중 일부를 복제할 수 있지만, 그것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직업은 많은 양의 정보를 소비하고, 이를 종합한 다음, 소화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이같은 언어 지향적인 역할은 자동화에 취약하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직업의 데이터는 상당히 구조적이고 언어 지향적이다. 그로 인해 생성적 인공지능에 상당히 적합하다는 평가다. 마드가브카르는 “아직은 고객이나 고용주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인간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을 완전히 자동화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직업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챗GPT나 AI를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사도 최근 챗GPT가 나오면서 역시 ‘위험’에 처했다. 이들은 흔히 노트북을 통해 고객과 상담을 하고 회계 자료를 검토한다. 일반적으로 회계사는 안정적인 직업으로 간주되지만, 역시 이 분야 종사자들도 AI 대체의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토론토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문화, 정보 및 기술 연구소’의 브렛 캐러웨이 교수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AI기술이 아직 모든 사람들을 실직시키지는 않았지만, 일부에서 이미 해고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변호사나 회계사와 같은 지적 노동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 교직도 AI도움받거나 교체 가능

각급 학교 교사들도 AI의 도움을 받거나, 미래엔 아예 AI로 대체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미 미국에선 거짓으로 숙제를 하기 위해 챗GPT를 사용하는 경우가 등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채팅 GPT는 이미 쉽게 수업을 할 수 있다”면서 “비록 버그가 나고, 부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곧 쉽게 개선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가장 빨리 AI로 대체될 ‘시장분석가’,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시장 조사 분석가들 역시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이 직업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능숙한 AI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그 만큼 대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본래 시장 조사 분석 자체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 내의 동향을 파악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설계하거나 광고를 게재할 장소를 결정한다. AI야말로 이에 적합한 기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재무 분석가, 재무 고문 등의 금융업 종사자들도 AI에 의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원 ‘뮤로’는 “시장조사 분석가와 마찬가지로 재무 분석가, 개인 재무 고문 및 상당한 양의 수치 데이터를 조작해야 하는 금융 관련 직업도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는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가 점점 더 잘 되고 더 나쁘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강조하며, 이 모든 것을 전달한 다음, 금융 회사를 통해 다양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더 나은 투자 조합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 “현재 이러한 일을 하는 분석가들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스들도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현재 증권 거래소 등에서 일하고 있다. 미 로체스터 공과대학의 시(Shi)연구원은 “월스트리트의 특정 역할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투자은행에서 로봇처럼 일하고 엑셀 모델링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AI가 그 일을 대신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고객상담사도 교체

그래픽 디자이너도 AI가 어렵지않게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이다. 인공지능은 특히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사이더’에 의하면 실제로 지난해 12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선 세 명의 교수들이 “몇 초 만에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AI 도구인 ‘달리’(DALL-E)는 그래픽 디자인 산업의 잠재적인 방해자”로 지적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미지를 만들고 조작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경제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AI의 최근 발전은 이런 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이에 적응하기 어려운 일부 사람들에게 고난과 경제적 고통을 안겨줄 것이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고객 지원(CS) 전문가도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이들은 늘 고객들과 전화하거나 상담한다. 그러나 이미 챗GPT를 비롯한 다양한 AI로봇은 채팅과 상담, 문답 등을 능숙하게 하고 있다. 어쩌면 가장 빨리 AI에 의해 대체되는 직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트너’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들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AI대체 가능성을 분석해왔다. 그 결과 가트너는 “2027년까지 각국의 기업체 4곳 중 한곳은 고객 상담과 서비스 업무를 전적으로 챗봇에게 맡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워드

#AI #챗GPT' #직업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