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플랫폼 경쟁, 사용자 중심 X+AI, 클라우드 MSP 약진 등 차별화된 내용
국내 연구기관들 협업, 전문가 심층조사, 텍스트마이닝, 브레인 스토밍 등 조사
“금융과 IT융합의 가속화, 총체적 경험, 고객 데이터 플랫폼, 구독형 모델 등”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예년에도 그렇듯이 한해가 바뀌면서 연말 연시에 온갖 국내외 기관들이 ‘2023년 IT․ICT비즈니스’ 전망이나 트렌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수많은 전망의 한계를 지적하며, ‘국내에 특화’된 ‘디지털 비즈니스 10대 트렌드’가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그 동안 가트너의 ‘톱(Top) 전략 기술 트렌드’를 비롯해, IDC의 ‘세계 CIO 미래 아젠다 스케이프’, SPRi의 ‘SW산업 10대 이슈’, 한국정보통신기술평가원의 ‘ICT 10대 이슈’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관들이 제각기 다른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한국정보산업연합회와 한국경영정보학회는 별도의 MOU를 체결한 후 정밀한 분석과 진단을 거쳐 이들과는 사뭇 다른 ‘2023년 10대 디지털 비즈니스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들은 AI플랫폼 경쟁 가열, 사용자 중심 X+AI, 클라우드 MSP의 약진 등 10개의 차별화된 트렌드를 추출, 여느 분석․전망기관들과는 구분되는 내용을 선봬 눈길을 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수많은 전문가들과 연구집단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 브레인 스토밍, 그리고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등을 거친 바 있다”고 과정을 밝혔다. 이런 노력은 가트너 등 기존 글로벌 리서치 기관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해외 연구기관 전망의 경우, 국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국내 기관들 역시 비즈니스보다는 기술 측면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사정에 맞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이들이 꼽는 첫 번째 트렌드는 ▲‘AI플랫폼 경쟁’의 가열이다. 이는 기업들이 자연어 처리나 이미지 인식 등 AI 기반의 서비스를 용이하게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엔드 투 엔드’ 도구다. AI에 대한 수요만큼이나, AI플랫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외 테크 기업들 간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AIPaaS, 그리고 AI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AIaaS고 구분할 수 있다.
▲사용자 중심의 X(application) + AI 추세도 확대될 전망이다. X+AI는 AI기술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AI서비스들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자보다는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되는 서비스들이 중시되고 있다. 특히 초대규모 AI는 더욱 다양한 앱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완성도 높은 자기소개서 작성 환경 구축, 광고 헤드라인, 세일즈 카피 생성, 제품 소개문구, 인스타그램 포스팅 등에 AI기능을 활용하는 경우다.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고객에게 주기적으로 요금을 청구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B2C, B2B 가릴 것없이 국내외적으로 구독경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도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정보산업연합회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은 가트너도 ’2022년 IT전략 기술 트렌드‘로 꼽혔고, 이번 IT매체를 대상으로 한 텍스트마이닝에서도 가장 중요한 토픽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클라우드 사업자 환경에서 앱이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SDS는 멀티 클라우드 기업들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략을 지원하는 MSP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구글 클라우드 역시 멀티 클라우드를 지향하며, 고객이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천명하고 있다.
▲금융과 IT융합의 가속화도 두드러진 트렌드가 될 것으로 꼽혔다. 특히 핀테크, 테크핀 분야의 다양한 사업들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소비자들의 금융 수요 변화, 마이데이터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가속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클라우드 MSP의 약진도 중요한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AWS, MS 애저 등 클라우드 제공업체(CSP)와는 달리, MSP는 CSP와 고객을 연결하여 클라우드 컨설팅, 전환, 운영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MSP는 클라우드가 확산될수록 그 수요도 한층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산업연합회는 “전통적인 SI(시스템 통합)가 IT서비스로 진화된 이후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클라우드 MSP로 진화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보안이나 재해복구 등 ‘ICT기본’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즉 지난해 10월 판교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이 ‘먹통’이 된 사태가 일종의 반면교사가 된 셈이다. 이에 정보보안이나 재난 방지, 복구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2023년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 구축사업도 한 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진료기록 등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한곳에서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총체적 경험(TX) 구현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즉, 사용자경험(UX), 고객경험(CX), 다중경험(MX), 직원경험(EX) 등을 모두 결합한 개념이다. “가트너도 2021/2022년 연속으로 이를 최고 전략 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꼽았다”는 설명이다.
▲고객 데이터 플랫폼(Customer Data Platform. CDP)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즉,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 전방위적 고객 프로필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른바 ‘단일 고객 뷰’를 제공한다. 이는 “고객 자산(데이터)을 가진 기업이라면, 그 가치를 극대화하고 십분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필수 과제”라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