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분석, “공감과 하이브리드 작업환경, 비권위적 자율적인 분위기” 강조
“기계적․사무적 분위기보다 생산성과 효율성, 지속가능성 3배 이상 높아”
“CEO, 경영진 등 오프라인식의 ‘레거시 마이드셋’ 버려야 기업 생존 가능”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무선충전 전기차 '코나'를 개발, 출시한 행사 모습으로 본문과는 관련이 없음.(사진=현대자동차)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무선충전 전기차 '코나'를 개발, 출시한 행사 모습으로 본문과는 관련이 없음.(사진=현대자동차)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기술 발전과 그로 인해 미치는 디지털사회의 진화에 초점을 맞춰온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가트너’가 새삼 “인간 중심의 작업이 생산성이나, 지속 가능성, 그리고 바람직한 건강상태를 더욱 보장해준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해 관심을 끈다.

가트너는 19일 ‘일의 미래’(Future of Work)라는 제목의 인사이트를 통해 “유연하고 직원의 의견을 존중하는 인간 중심 모델은 정적(靜的, 혹은 기계적) 접근법을 능가(하는 생산성을 보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Future of Work Reenoved Implementation Survey’라는 긴 제목을 갖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인간 중심의 업무 패러다임을 선택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직원의 성과뿐만 아니라, 업무의 지속 가능성 유지율이 향상되고, 피로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트너는 “‘사람 중심’의 디자인은 직장에서 사람들을 우선시하며, 그들을 작업 환경의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인간 중심의 업무 관행이 시행될 때 조직 구성원들은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관행보다 높은 업무 성과를 낼 가능성이 3.8배나 되고, 지속 가능성도 3.2배, 피로도 저감의 가능성이 3.1배나 높다고 밝혔다.

가트너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과 조직은 점차 원격 작업과 사내 작업이 혼합된 업무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조사가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기 전에 이미 이런 미래형 업무 모델을 구현한 전 세계의 기업과 조직에 근무하는 직원 401명의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 중 15%~20%의 조직이 전체 인간 중심 업무 모델에 의해 유연한 업무 경험, 의도적인 협업, 공감 기반의 관리라는 세 가지 요소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가트너는 ‘성공적인 인간 중심의 일과 작업’의 사례로 ‘유연한 작업’을 실천하는 기업을 들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그런 기업 경영진들은 근무나 업무 장소면에서 유연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업무 공간이나 장소의 유연성과 관련된 설문 조사에서 사내와 원격 근무과 혼재된 ‘유연한 하이브리드’가 가장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굳이 특정한 위치나 장소(사무실 등)만을 고집하다간, 더 큰 효율성이나 이점을 놓치게 된다”면서 “기업이 ‘인간 중심의 작업 설계 모델’을 선택한다는 것은 즉, ‘코로나’ 이후의 경영 전략을 위해 기존의 업무 방식을 전면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흔히 업무 방식 등에 대해 자신만의 열정적인 신념을 가진 CEO들일수록, 유연한 전략으로 조정하기 위한 설득력(성과를 보장하는) 있는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또 한 가지 ‘인간 중심의 일’의 조건은 ‘책임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즉, “조직 구성원들의 관점을 통합하고 지속적으로 이에 적응하는 방식은 하향식의 사무적인 접근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들이나 부서마다 그들 자신의 작업 조건을 확립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물어야 한다. 특히 기업과 CEO가 주의할 점은 “직원들이 (재택근무 대신) 의무적으로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하고픈 욕구”라며 “실제로 일부 경영진들은 기업 상황이 악화되면 본능적으로 이런 사무실 복귀를 다시 주장하곤 하는데, 이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가트너가 실제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방법을 고민하도록 하면, 전반적인 성과가 오히려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율성은 근로자의 피로를 1.9배 줄이고, 사람들이 이직 대신 자신의 직장에 남을 가능성을 2.3배로 높인다”는 것이다.

‘적극적이고 의도적인 협업 계획’도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요소로 지목되었다. 즉 “각 부서별로 당면한 작업과,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맞는 동기식 및 비동기식 협업을 혼합하도록 계획하고 장려하는 기업이 성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집단적 성과와 혁신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개인의 선호도와 자발성을 높이고, 결국 저마다 최선을 다해 작업과 업무에 전념하도록 이끈다는 주장이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관리 시스템도 기업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강조되었다. 그야말로 공감에 공유한 ‘인간 중심의 작업 설계’를 실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부실한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감정 소모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직장인들은 자신들이 기업에 중요한 존재임을 확인받고 싶고, 신뢰도 얻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관행에선 흔히 경영진이나 관리자는 직원들이 눈 앞에 있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압력’에 의존하여 사람들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하이브리드나 원격 작업장에서는 이것이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경영자나 관리자들이 근로자들의 ‘행복’ 조건을 돌보는 기업이 이젠 가장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그런 가운데 “인간 중심의 작업 관행을 구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은 업무나 인재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리더라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요구를 존중하고, 이를 중심으로 작업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다. 기존의 관행이나 제약은 이런 경우 과감히 배척해야 한다.

또 앞서 강조한 유연한 업무 경험, 의도적인 협업, 공감 기반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작업 설계에 대한 직원의 의견을 구하고, 공동 제작을 가능하게 하며, 직원들을 인간 중심의 작업 모델의 역할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가트너의 부사장이자 권위있는 시장 분석가인 그래험 월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흔히 경영자들의 전통적인 마음가짐은 일에 대한 산업 시대의 틀에 고정되어 있다”면서 “예를 들어, 그들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와 유연한 작업 모델에서는 분명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나 책임 있는 자율성을 포함한 인간 중심 업무의 원칙에 따라 보다 유연한 모델이 구현될 때 직원들은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3.8배나 더 높다”고 확신하면서 “인간 중심의 작업 모델은 기업동력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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