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MS와 계약 ‘제다이’ 프로젝트, 글로벌 빅테크들 비판에 폐기
‘제다이’ 대신 ‘JWCC’…AWS, 구글, MS, 오라클과 공동 계약 예정
현지 업계 “‘펜타곤’ 클라우드, 상징적 의미 커…빅테크들 서로 눈독”

사진은 미 국방부 건물.(사진='게티 이미지')
사진은 미 국방부 건물.(사진='게티 이미지')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미 국방부(펜타곤)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4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공동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했던 펜타곤 클라우드에 이들 세계 4대 ‘빅 클라우드 기업’이 나란히 참가하게 된 것이다. 계약 자체보단,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이들 빅테크들이 펜타곤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이렇게 목을 매고 있는 점이 새삼 눈길을 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역시 같은 100억 달러 규모의 멀티 클라우드 프로젝트 ‘제다이’(JEDI)를 통해 펜타곤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단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제다이’를 폐기하기로 하고, 아예 세계 4대 클라우드 빅테크들을 모두 입찰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34%, 마이크로소프트는 21%, 구글은 11%, 오라클은 2%다.

그 동안 어떤 클라우드 제공기업이 펜타곤에 가장 적합한 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을지에 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펜타곤 클라우드는 단순히 돈의 문제를 떠나 세게 최고의 클라우드 시스템이 적용, 가동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초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모두 국방부와 클라우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특히 지난 오바마 행정 시절 MS가 차지한 ‘제다이’ 프로젝트 이후, 아마존, 구글, 오라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반발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앞서 2019년 아마존을 따돌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 달러짜리 펜타곤의 클라우드 계약을 따내면서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당시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아마존을 제치고 MS가 계약을 따낸데 대해 뒷말이 일었다. 당시 입찰 과정에서부터 말이 많았다. 애초 경쟁구도에서 밀리고 있던 오라클이나 IBM 등은 “‘제다이’ 프로젝트가 현직 관료들과 아마존 관계자들 간의 로비가 얽혀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유력한 후보인 아마존을 견제했다.

당시 국방부 장관인 마크 에스퍼는 이를 의식한 나머지, 결국 아마존이 아닌, MS를 최종 계약자로 선정했다. 아마존은 즉각 연방법원에 제소했고, 결국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방부는 MS와의 ‘제다이’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 클라우드 컴퓨팅 입찰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뉴욕타임즈’나 ‘워싱턴 포스트’, ‘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력한 현지 외신들은 이같은 펜타곤의 조치가 있기까지의 배경을 수 일에 걸쳐 자세히 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펜타곤은 결국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과 90억 달러(부대비용을 합하면 사실상 1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특정한 기업 한 곳을 선택할 경우 뒷말이 따르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 여러 곳과 다자 간 계약을 체결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펜타곤은 “이번 계약이 전략적 수준에서 전술적 우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보안 도메인과 분류 수준에 걸쳐 전 세계에서 범용으로 기능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특히 펜타곤이 MS와 단독으로 협업하는 모양새를 벗어남으로써 불필요한 구설수를 배제하려는 조치로 읽히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21년 펜타곤은 MS와의 단독 계약에 대해 너무나 많은 구설수가 뒤따르자, 아예 ‘제다이’ 계약을 대체할 ‘JWCC’ 계약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JWCC’ 프로젝트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협업, 전술적 우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류 수준과 보안 영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중 공급업체 인수 모델이다.

지난해 펜타곤은 JWCC 조달 계약에 입찰할 자격이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를 처음엔 두 곳만 예상했다. 그러나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직접적인 요청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한 시장 조사를 거친 후, 결국 5개 업체 모두가 검토 대상이 되었고, 4개 업체가 최종적으로 지난 11월에 사실상 공동 낙찰된 것이다. 이에 따라 펜타곤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에 낙찰을 전제로 한 입찰에 참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구설수가 또 생겼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이번 거래에 포함시키는 것이 클라우드 시장 체인의 선두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업체이기 때문에 많은 먼지를 야기하지 않을 수 있지만, 오라클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이 잘 안 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펜타곤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각 기업이 차지하는 위치와 상관없이 이번 클라우드 입찰에선 모든 기업이 동등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4개 업체 모두 무기한 납품, 무기한 수량 계약을 따냈다는 것은 일정 기간 동안 무기한 서비스를 포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업계 일각의 논란을 일축했다. 이 번 ‘JWCC’계약 기간은 2028년 6월 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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