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등 외신과 전문가들 “투자자들 엑소더스로 금값이 급등”
“비트코인 5천 달러까지 떨어질 것”, 암호화폐 거래소, 기업들 줄도산 전망

비트코인과 금값의 추이.(그림=블룸버그 통신)
비트코인과 금값의 추이.(그림=블룸버그 통신)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내년엔 비트코인이 지금보다 70% 하락한 5천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23년 닥칠 금융시장의 큰 리스크 명단을 담은 스탠다드차타드 리스트는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투자자들이 FTX 이후 암호화폐를 탈출하면서 금값이 급등하는 반면 암호화폐는 폭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5일 이같은 내용의 스탠다드차타드를 인용하면서 “(FTX사태로 인한) ‘암호화폐 대혼란은 이제 대부분 끝났다’는 견해를 고수하는 일부 투기꾼들의 기대는 “허망하고 무책임하며 각성하지 못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 기관의 글로벌 리서치 연구원인 에릭 로버트슨은 “내년 비트코인이 약 70%에서 5,000달러로 추가 급락하는 것은 시장 가격이 과소평가됨으로써 초래될 가장 놀라운 시나리오”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심지어 그는 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비트코인에서 실물(금)로 급속히 자금이 옮겨가면서 금값이 30% 정도 치솟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고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이 이어지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붕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현재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면 충분히 가능한 충격적인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시장이 폭락하면서 금에 대한 비트코인의 가격은 최저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샘 뱅크만-프리드의 FTX 거래소와 자매 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붕괴 이후 디지털 자산의 미래가 어떠할지에 대한 수많은 전망과 분석이 난무했다. 일각에선 “그나마 최악의 위기는 면하고, 서서히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돌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나온 스태다트차티드와 일부 전문가들의 이같은 비관적 전망은 그 자체로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암호화폐 시장에 가해진 충격파가 여전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전망은 기존 암호화폐 회사들의 파산을 부추기고, 코인 가격을 완전히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1년 간 비트코인의 흐름을 보면 결코 과장이 아닐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년 간 사실상 60% 이상 폭락하고, 100대 토큰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등도 역시 갖은 악재로 침체국면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회사인 ‘펀드스트랫’의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인 숀 파렐은 “투자자들은 당장 발생하는 시장 위험에 대해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면서 “특히 궁지에 몰린 암호화폐 중개업체 제네시스의 모회사인 디지털통화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네시스 채권단은 이 회사가 파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스탠다드차타드의 로버트슨은 “암호화폐가 침체되면서 금값이 급등하는 충격적 시나리오로 인해 앞으로 금 1온스당 2250달러에 달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시드니 ABC 리파이너리의 글로벌 시장 책임자인 니콜라스 프라펠도 “암호화폐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갑자기 떨어지는 등 암호화폐 문제로 인해 앞으로  금 보유자들이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관적 전망과 맞물려 암호화폐 업계에서 계속 긴축정책을 펴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자산 거래소 바이비트는 최근에 전체 직원의 30%를 해고하거나 퇴사시키고 있다. 또 ‘블룸버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약 94%는 “수년 간 손쉬웠던 신용이 날로 어려워지면서 FTX의 파산에 이어 추가적인 파산과 부도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선 아직 비트코인은 꽤 안정적이다. 5일엔 1.8%까지 올랐고, 오후 2시 35분 현재 약 1만 7,340달러로 3주 만에 최고치로 거래되고 있다. 에테르, 솔라나, 폴카도트 등의 토큰도 상승했다. 그러나 앞날은 불투명하거나 비관적일 것이란 전망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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