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안정적 상승세 회복, “최악 상황 지나가” 해석
가장 큰 피해 ‘솔라나’도 큰 낙폭 없어, 美 연준 ‘금리인상 속도완화’도 한몫
“그럼에도 제네시스의 파산 가능설, 제미니도 ‘흔들’…좀더 지켜봐야”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FTX사태가 벌어진지 보름 정도 지난 지금, 암호화폐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났을까.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나마 전면적인 시장 붕괴는 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 한 주 동안 시장을 주도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암호화폐 거래기관인 코인쉐어즈에 따르면 일단 현재로서는 최악의 상황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암호화폐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26일 오전 현재 시가총액 상위 20개 동전 중 불과 몇 개만이 지난 7일 동안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반면에 비트코인(BTC)은 7일 전과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역시 시장분석기관인 코인게코 자료에 따르면 이는 일주일 전보다 0.30% 하락한 수준으로 현재 16,5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년 만에 최저치인 15,649달러까지 떨어졌던데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이더리움(ETH)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두 번째로 선호하는 디지털 자산은 지난 한 주 동안 0.60% 상승하여 현재 주말 초에 1,219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2.5% 상승했다. 앞서 지난 주 월요일 FTX 지갑을 절취한 사이버 공격자가 도난당한 ETH의 상당 부분을 BTC용으로 내다팔면서 7% 하락한데 비하면 이제 안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월 회의록을 공개한 23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모두 약간 회복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1994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 사이클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솔라나(SOL) 보유자들도 지난 한 주간에는 큰 손실을 피했다. 전체 시가총액 14위인 솔라나는 지난 주 3.3% 상승해 14.08달러를 기록하며, 더 이상 ‘자유낙하’ 상태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또 22일에는 라이트코인(LTC)이 상승하며 솔라나를 순위에서 앞섰다.
앞서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적인 종목 중에선 솔라나가 FTX의 붕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그도 그럴 것이 FTX 설립자 샘 뱅크만-프리드는 솔라나의 초기 후원자 중 한 명이었으며, 그의 다른 암호화폐 기업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통해 많은 양의 솔라나를 보유하고 있었다. 솔라나는 그처럼 뱅크맨 프리드의 불명예스러운 헤지펀드의 두 번째로 큰 코인아었던 탓에 FTX사태가 터지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피해를 입은 것이다.
FTX사태로 인해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들이 크고작은 손실을 기록했지만, 일부 코인은 오히려 상당한 호황을 누리기도해 주목을 끈다. 대표적으로 체인링크(LINK)가 9% 증가해 6.80달러에 거래되고, 라이트코인(LTC)이 무려 20%나 올라 현재 75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바이낸스코인(BNB)은 12% 오른 30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아직은 낙관할 만한 상황이 못된다는 지적이다. 암호화폐 거래그룹 코인쉐어즈는 “기관투자가들이 기록적인 숫자로 거래에 뛰어들며 암호화폐 물량을 줄이고 있다”며 “특히 단타로 치고 빠지는 거래가 전체 유입량의 75%를 차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경고했다.
또 하나 큰 걸림돌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곳인 제네시스의 파산 가능성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FTX에 이어, 이번 주 제네시스도 파산 가능성이 있는 다음 타자로 보고 있다. 지난주 제네시스의 파생상품 사업이 FTX에 1억7500만달러나 거래되었다는 이유로 이 회사는 대출과 인출을 중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1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주 월요일까지 제네시스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회사측은 당시 “우리는 당장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 없다. 우리의 목표는 현재 상황을 파산 신청 없이 합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채권자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디크립트’에 파산설을 부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소식은 또 다른 유력한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주 제미니는 제네시스에서 빌린 자금으로 거래되고 있는 일부 계정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는 사용자들에게 “인출이 늦어질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제미니는 또 22일 트위터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제네시스나, 그 모기업인 디지털 통화 그룹(DCG)과 협력하기 위해 계속 협상하고 있다”면서 “제네시스와 DCG는 가능한 모든 옵션을 탐색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제미니의 거래 계정에 있는 모든 자금은 1:1로 돌려줄 것”이라고 확인했다. 한편 이날 디지털통화그룹은 자회사인 제네시스가 5억7500만달러의 부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박한 위협에 직면하지는 않았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등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정황에 미뤄볼 때 이번 주가 또 한번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