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TX사태로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웹3.0’에 대한 의구심 커져
전문가들 “그러나 최근 사태는 탈중앙․분산과는 무관, 특정 거래소의 일탈”
“개인 대 개인 상호작용 증가, 거대기업 정보 독점 막고 소비자가 통제”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웹 3.0은 인터넷에 기반을 두되, ‘탈중앙화’라는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즉 기업이나 대형 플랫폼이 데이터나 정보를 독점하거나, 상품화하기보단, 그 통제권을 소비자 혹은 사용자들이 되찾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수익화하며, 공통 관심사와 목표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 쉽게 구성할 수 있는 분산적된 온라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웹3.0의 실체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최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시장에서 루나-테라 사태에 이어, FTX사태까지 겹치면서 이런 시각은 더욱 짙어졌다. 투자자들의 자산에 대해 창업자 샘 뱅크맨-프리드가 ‘돌려막기’식 행태로 왜곡하며 파산하고, 그가 발행한 FTT 역시 휴지조각이 될 운명에 처했다.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의 왜곡에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과 분산화를 미덕으로 하는 웹3.0의 미래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애초 웹3.0은 공유 가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터넷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암호화폐에서 거래되는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일종의 공유 컴퓨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간에 상호작용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하기도 한다. 특히 기존의 중앙화된 계약이나 예금이 아니라, 누구나 블록체인을 통해 스마트계약을 가능케함으로써 개인 대 개인 간의 자율적이고 분산화되면서도, 투명하게 검증이 가능한 계약사회를 가능하게 한다.
애초 스마트계약은 블록체인에 상주하며 미리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투명성, 불변성, 추적성 등의 속성을 가지고 자동으로 실행되는 것이다. 그 속성은 장차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를 크게 바꿔나갈 것이란 전망도 그 때문에 가능하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는 네트워크에 참가하는 모두가 합의를 통해 정확성과 무결성이 유지된다. 또한 오픈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투명하고, 불변하며, 추적 가능하므로 웹 1.0에서와 같은 저장 상태의 격차나, 웹 2.0의 중앙집중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사실 웹 2.0에서도 비록 수동적이긴 하지만, 사용자들은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로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쿠키를 사용하여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 분석 및 해석함으로써 광고에 활용되거나,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여 제품 추천을 하거나 다른 기업에 고객 데이터를 판매하기도 한다. 특히 빅테크 기업은 데이터나 서비스를 플랫폼 생태계에 통합함으로써 이전에 개방되었던 프로토콜에서 벗어나 잠재적 수익원을 확보하면서 막대한 수익창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 사용,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소셜 미디어 문화를 더욱 부추겼고, 기업이 고객과 상호작용하고 고객에게 광고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텍스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플랫폼과 사용자 간 상징적인 관계는 완전히 공평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이러한 생태계에서 정보 우위의 입장에서 새로운 권력을 가진채, 소수의 제작자만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웹3.0은 P2P 상호작용의 속성과 차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터넷 기반 구조에서 새로운 세대의 사용자 개발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탈중앙화되어 가는 인터넷은 소규모 온라인 커뮤니티의 손에도 권력과 영향력을 쥐어줌으로써 어느 때보다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조직 구성이 가능하다. 또 자체 비즈니스는 물론 사회 공동체에도 더 큰 영향을 줄 수가 있다.
그런 장점이 부각되면서도 이번 FTX사태와 같은 돌연 변수가 생길 때마다 웹3.0에 대한 의구심은 다시 고개를 들곤 한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갭발, 출시하고 있는 C사의 한 관계자는 “그렇다고 웹 3.0의 존재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FTX사태는 블록체인과 탈중앙화와는 별개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탈로부터 비롯된 예외적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로보월드’에도 자사 기술을 출시한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반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디지털 대전환의 동력 즉, 대체가능한 토큰인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 메타버스의 중추적인 기능 등이 수렴하면서 날로 그 기술이 진화하며 문제점을 극복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웹 3.0은 날로 개인 대 개인의 상호작용을 증가시키고, 거대기업의 정보와 서비스에 대한 통제를 감소시키며, 현재 가능한 것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사용자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을 촉진할 것이란 기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