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과 디지털기술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대중화 겨냥
빅테크, 완성차업계, 스타트업 등 IoT․AI 활용, API 연계 경쟁
라이드 셰어와 배차 앱 등도 활성화, “국내에선 아직 규제 묶여”

사진은 자율주행 관제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자율주행 관제실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자동차(automobile)의 개념이 이제 움직이는 ‘모빌리티’(mobility)로 크게 바뀌면서 MaaS(Mobility as a Service)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IoT 및 AI의 활용, API 연계 등으로 인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매칭ㆍ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가 확산되고, ICT 기술이 접목되면서 종래의 ‘자동차’라는 개념이 희석되고 현실과 맞물려 새롭게 교통 문화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열린 ‘2020 모빌리티쇼’ 등도 종전의 ‘모터쇼’라는 이름 대신, 이처럼 디지털화된 장치와 인공지능에 의해 바뀐 ‘이동하는 수단’을 뜻하는 명칭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모빌리티는 도심 교통에서도 다시 MaaS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IRS글로벌의 ‘(미래)자동차 글로벌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에서 택시를 타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을 매칭하는 ‘라이드 셰어’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이 역시 ‘모빌리티’ 개념의 MasS가 보편화되고 있는 대표적 현상으로 주목을 끈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을 통한 유상 운송행위를 금지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때문에 본격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동법 제81조의 ‘출퇴근 목적에만 자가용 유상운송 행위를 허용한다’는 예외 규정을 활용해 카풀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IRS글로벌과 ‘해시넷’에 따르면 2014년 ‘럭시’라는 스타트업(2018년 2월 카카오가 인수)이 카풀 서비스를 처음 내놓았고, 2016년에는 ‘풀러스’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2017년에는 세계적인 카풀 기업 O2O(Online to Offline)가 국내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결국 철수했다.

그럼에도 MaaS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에는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쏘카’가 ‘타다’ 서비스를 출시했다. 탑승객이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자동차를 빌리면 운전기사까지 함께 따라오는 방식으로 운여되었다. 이는 “‘11~15인승 이상 승합차를 대여하면 기사 알선이 가능하다’”는 법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그 무렵 카카오모빌리티도 카풀 앱 중 하나인 럭시의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카카오 카풀 시범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로 정식 서비스를 연기한 후, 아예 카풀 서비스 시범 운영도 중단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등을 중심으로 라이드 셰어, 자율주행, 전동 킥스케이터 셰어 등 새로운 MaaS서비스가 발전하고 있다. 특히 IoT와 AI 등이 접목된 자율주행차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서비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물론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고 등 문제가 없지 않지만, 점차 규제가 완화되는 가운데, 자율주행 모빌리티 개념의 MaaS가 적극 확산되고 있다. 이는 “국토가 넓기 때문에 대중교통망이 취약하다는 특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유럽은 자율주행기술이 보급되면서 한층 다양한 MaaS 앱이 확산되고 있다. 즉 AI와 클라우드 에지, 그에 기반한 라이다 센싱 기술 등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대중교통 등의 데이터를 집약하는 기반을 구축하며 MaaS가 적극 보급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차(車)’라는 의미를 벗어난, ‘이동물체’나 ‘이동도구’로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역시 구글, 애플, 테슬라, MS, 아마존 등의 글로벌 빅테크와 현대기아차, BMW, 벤츠, 혼다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다. 그 뒤를 이어 아우디와 도요타도 다소 늦게나마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최근 구글 ‘웨이모’가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잡고 자율주행차를 생산키로 한 것도 그런 흐름의 하나다.

이들 IT, ICT 기업들이 자신들의 AI, 자율주행기술 등을 무기삼아 완성차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현상을 일컬어 이른바 ‘크로스오버’ 현상이라고 한다. 즉 “인공지능이나 IoT, 자율주행기술 등 이동과 주행을 위한 ‘두뇌’ 역할을 하는 IT기술을 핵심으로 하고, 하드웨어격인 자동차 프레임과 외장(外裝)을 덧씌우는 형태”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기업들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 역시 방대한 빅데이터를 쌓아놓고 있다는 점도 무기다. 수많은 고객이나 운전자들의 평소 운전습관이나 취향, 소비패턴 등을 알게 모르게 수집, 축적하며 MaaS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빅테크와 글로벌 완성차업체, 그리고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들이 자율주행기술을 바탕으로 한 MaaS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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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Ma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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