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 수집ㆍ분석, 주방가전과 디바이스 통합
주방에 IoT, 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 “대규모 가전업체가 주도”

LG전자의 '스마트 키친' 홍보 이미지.(사진=LG전자)
LG전자의 '스마트 키친' 홍보 이미지.(사진=LG전자)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푸드테크 분야에서 이른바 ‘주방OS’ 개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말 그대로 주방의 모든 요리과정이나 식품 관련 공정을 디지털 기술로 전환한 것이다. AI/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이 총체적으로 적용된 개념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주방OS’라는 용어는 2016년 미국에서 열린 ‘스마트키친 서밋(SKS)’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분야 전문가인 SK(주)의 김준호 매니저는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ㆍ분석하고, 주방가전과 디바이스를 통제하는 스마트 키친의 통합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여기서 특히 ‘스마트 키친’(smart kitchen)의 개념도 생겨난다. 즉 요리를 위한 식재료 구매, 레시피 검색, 주방가전을 통한 조리 등의 모든 단계마다 그 정보를 제공하는 디바이스와 데이터가 융합하는 것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AI에 대한 관심과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이같은 ‘주방OS’를 통한 최적의 요리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경향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초개인화 내지 폭넓은 데이터 융합에 의한 협업 필터링 등을 통한 B2C산업이 발달하면서, 더욱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앞으로 누가 ‘주방OS’에 대한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통합된 데이터를 확보할 것인가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김 매니저의 전망이다.

최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자신이 분석한 푸드테크 기술 동향을 기고한 김 매니저는 특히 “요리를 하는 공간인 주방에 IoT, 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키친’도 빠르게 상업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스마트 키친은 가전업체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보슈의 홈커넥트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고 사례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 조리기구인 ‘큐커’는 식음료 업체들과 제휴, 제품의 코드를 모바일로 인식하면 바로 조리기구에서 조리시간을 설정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또 LG전자는 자사의 가전 IoT 플랫폼인 씽큐(ThinQ)를 통해 모바일로 주방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출시했다. 보슈(Bosche)도 2017년 스마트 키친사업에 진출하여 스마트 주방가전 및 주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키친사업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구글 등 빅테크들도 AI 스피커인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음성 AI 기반의 레시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 키친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이 선보인 음성 AI는 AI컨버세이션(conversation) API와 STT(Speech To Text)/TTS(Text to Speech) API를 활용한 기술이다. 이는 주방에서 레시피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게 하거나, 음성으로 주방가전을 통제할 수 있게 한다. 또 요리할 때도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한편 이같은 ‘주방OS’와 ‘스마트 키친’ 기술은 최근 푸드테크 산업에서 빅데이터와 AI를 핵심으로 하는 ‘초개인화’와 추천 기능과 접목되고 있다. 이는 다시 추천 알고리즘의 특성에 따라 ‘콘텐츠 기반 필터링’과, ‘협업 필터링’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 중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콘텐츠 정보를 기반으로 다른 유사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즉 음식의 맛, 영양소, 식재료, 열량 정보를 데이터화 하는 것이다. 즉 상세 정보를 데이터화하여 선택된 정보와 상품을 기준으로 유사한 정보와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는 콘텐츠 자체를 분석하는 방식이어서, 사용자 행동 데이터가 작더라도 추천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 측면에서 이용자의 성향을 상세하게 분석, 파악하기 어렵다는게 한계다.

이에 비해 ‘협업 필터링’은 다수의 사용자로부터 획득한 행동, 기호 정보에 따라 사용자의 관심사를 자동으로 예측해 주는 기법이다. 앞서 김 매니저는 “예를 들면, 한 레시피 사이트에서 유사한 이용 패턴을 보인 그룹을 하나의 프로파일링 그룹으로 묶어 그와 유사한 패턴의 행동을 보이는 사람에게 동일한 레시피 정보나 밀키트 제품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라고 했다.

협업필터링의 경우 사용자의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유사성을 찾아 추천하기에 정확도와 신뢰도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사용자의 데이터가 없는 경우 효과적인 적용이 어려우며, 데이터 양이 증가하면 이를 처리하는 속도의 문제가 생기며, 유사성만을 근거로 추천하기 때문에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그럼에도 푸드테크 분야에서는 이러한 AI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한 요리정보 추천, 맛과 기호, 섭취 이력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메뉴 추천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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