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이착륙 자동차 항우연 이어, 현대차, 한화컨소시엄 등 R&D박차
“2030년경 완전자동화 UAM 실용화”, 검증과 인프라, 법규 정비 과제
현대차 콘셉트 모델인 ‘S-A1’ 선봬, 한화 ‘eVTOL’ 실용화 박차

'2022 무인이동체박람회'에 출시된 UAM모형.
'2022 무인이동체박람회'에 출시된 UAM모형.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2025년경엔 도심 빌딩 사이를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날아다닐 것이란 예측도 있지만, 아직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도심을 원활하고 안전하게 날아다닐 수 있게 하는 법규나 인프라 등이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해외에선 각종 실증 시험과 법규ㆍ규제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기술 측면에선 한국도 크게 뒤지지않는다. 항공우주연구원이나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등 민․관 차원의 기술 개발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간 언론보도나 관련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가장 선도적 역할을 한 기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다. 이 기관은 그 동안 도심 수직이착륙기(eVTOL) 개발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이 UAM 분야에서 빠른 진전을 보이며,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지난 ‘CES 2020’에서부터 컨셉트 UAM을 공개한 바 있고, 이보다 앞서 화물용과 여객용 ‘eVTOL’ 출시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는 에어택시 ‘25년 상용화’를 공식화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CES 2020’ 당시 우버와 공동 개발한 컨셉 기체 ‘S-A1’을 공개하였고, PBV(목적기반모빌리티)와 UAM이 결합된 인프라 ‘S-Hub’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개 당시 현대차에 따르면 콘셉트 모델인 ‘S-A1’는 8개 로터에다, 5명이 탑승할 수 있고, 최고 시속 290km, 항속거리 100km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또 기체는 현대차가 제작하고, 이착륙 인프라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이 맡고, 통합모빌리티 플랫폼는 KT와 현대차, 운항관제시스템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각기 맡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KT, 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제휴, 이른바 ‘K-UAM’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화물용 등 일부 용도에 한해서 빠르게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6년도에 화물용 무인 기체를, 2028년도에는 완전 전동화된 유인 기체를 선보일 계획이며, 2030년쯤엔 지역 간 이동이 가능한 기체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화물용 UAM은 배터와 수소전지 등 2개 이상 동력원을 갖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여객용 UAM는 수소전지가 장착된다.

한화시스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한화는 항우연에 이어 민간기업으론 가장 먼저 ‘eVTOL’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방산업 등을 통해) 항공·위성 분야에서 이미 쌓아온 노하우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체를 적극 개발해온 덕분”이란 평가다. 실제로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헬기나 전투기 엔진을 제작하며, 9천대 이상의 항공기를 생산해온 바 있다. 한화는 또 ‘eVTOL’ 제작 전문 업체인 미국의 오버에어사의 투자 등을 통해 하드웨어 제작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는 기체 공동개발뿐만 아니라 인프라, MRO, 모빌리티 서비스 등 UAM의 전 분야를 대상으로 사업을 넓히며 실용화를 겨냥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지난 오는 2024년에는 기체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엔 시범 운행을 하며, 2026년부터는 국내 주요도시를, 2030년엔 해외 주요도시를 운항할 계획이다.

한편 국가 프로젝트인 ‘K-UAM 컨소시엄’도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는 기체, 인프라, 운영시스템 등을 망라한 컨소시엄이다. ‘eVTOL’ 제작은 현대차와 한화시스템, 인프라 구축은 대한항공과 두산, 운항 등 운영은 SK텔레콤과 KT 등이 담당하고, 산학연 및 지자체들도 다수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은 현재 설계 및 제작 단계 중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비해 후발주자로 평가됨에 따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단계”라고 한계를 지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LG U+/카카오모빌리티 컨소시엄도 UAM부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는 기체 제작은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모빌리티시스템은 카카오 모빌리티, 통신 플랫폼은 LG유플러스, 시설 및 인프라는 GS칼텍스, LG사이언스파크, 운항관제시스템은 제주항공으로 분업하고 있다.

롯데컨소시엄도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역시 기체 제작은 스카이웍스에어로노틱스), 통신은 롯데정보통신, 모빌리티시스템과 인프라는 롯데렌탈, 롯데건설), 운항관제는 민트에어 등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현재 UAM은 우선 기술이 복잡성도 낮아 빨리 대중화될 가능성이 큰 에어택시부터 실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얼마 전 이에 대한 상세한 전망 보고서를 낸 적이이 있는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상업용 에어택시에 대한 법적 근거와 안전 운항 기준을 마련하는 중이다. NASA, 교통부, FAA(연방항공청) 등이 속도, 중량, 비행고도, 형상, 안전성 등을 정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이미 지난 6월 에어택시(조종사가 운전)의 상용화 목표 시기를 2025년으로 잡고, 그 사이 각종 법규와 규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세계 UAM 시장은 2040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기술스타트업 중심 UAM 산업에 글로벌 항공사들이 참여하면서 UAM 시장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항공기나 헬리콥터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이지만, 신생 UAM 산업은 그보다 적은 비용으로 기술만 있으면 가능한 사업이어서, 신생 스타트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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