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옵티머스’ 공개로 새삼 관심 촉발…글로벌 기업들 R&D 매진
한국 카이스트, 중국 샤오미, 일본 템작 등, “인간의 표정과 동작 재현”
AI칩, GPT-3 기술, 센서, 카메라 기술 총집결…“아직은 미완성”

'2022 스마트팩토리전 & 오토메이션전'에 출품된 로봇 제품으로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음.
'2022 스마트팩토리전 & 오토메이션전'에 출품된 로봇 제품으로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음.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최근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옵티머스(Optimus)’ 시제품을 발표하는 등 새삼 인조인간이라고 할 만큼 인간을 닮은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달 30일(현지시각) 열린 ‘테슬라 AI 데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을 소개, 세인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미국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과 일본, 영국, EU 등에선 이에 버금가는 기술의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개발 중…미완성 단계”

그간 국내외 언론과 각종 연구자료를 통해 공개된 것만 봐도 이들은 이미 완성 전단계라고 할 만큼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카이스트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휴보(HUBO)’의 경우 한 지역방송에 뉴스 앵커로 출연해 아나운서와 대화를 나누거나, 2개의 리포트를 단독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이 로봇은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 간단한 손동작 등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로봇의 움직임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수트를 착용한 연구진이 카메라 뒤에서 움직이는대로 ‘휴보’가 따라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기술을 개선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여지가 큰 미완성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 1월 열린 ‘CES 2022’에선 사람과 흡사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표정을 짓는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언론의 관심을 크게 끈 이 로봇은 미국 ‘엔지니어드 아츠’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메카’다. 개발사는 당시 “아메카의 AI 대화 언어 모델로 GPT-3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사람의 질문을 경청하고 끄덕이며, 검지를 들어 올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과 같은 동작을 보였다. 이는 로봇의 머리에 들어있는 17개의 개별 모터가 움직임과 표정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특히 개발사측은 12가지 표정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한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사람의 감정 담은 표정과 동작 등

중국 샤오미도 이른바 ‘사이버원(CyberOne)’이란 휴머노이드를 테슬라보다 한 달 여 앞선 시기에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는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첨단 팔과 다리, 2족(足) 제어 알고리즘을 장착한 것이다. 알려지기론 키가 1m77cm, 몸무게 52kg으로 ‘마른 체격’이며, 한 손에 1.5kg 무게의 물체를 들 수 있을 정도의 악력과 근육을 지니고 있다. 또 85가지 종류의 소리와 45가지의 사람 감정을 분류하거나 식별할 수 있다. 또한 곡면 OLED 모듈로 이뤄진 로봇의 얼굴에는 대화 내용 등이 표시되는 점도 특징이다.

일본의 ‘템작’사는 소아 임상용으로 어린이 모양의 로봇을 개발해 이채를 띄었다. ‘페디아 로이드(Pedia_Roid)’라고 이름 붙여진 이 로봇은 치과대 학생들이 소아 환자 임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개발사 측은 “치과 치료를 받을 때마다 울고, 소리 지르고, 몸부림치는 어린이 환자들의 돌발 행동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키 155cm의 5~6세 어린이 크기다. 팔을 벌리고 재채기나 기침을 하거나, 헛구역질까지 하는 등 어린이들의 습관을 재현한 것이다. 또한, 팔을 이리저리 흔들며 발버둥 치기도 하고, 눈을 뒤집는 등 24개의 자유로운 동작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맥박이 뛰기도 하며, 의료진이 손등의 가짜 혈관에서 채혈도 할 수 있게 했다.

일본은 또 다른 어린이 로봇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는 지난 2월 행복, 놀라움, 혐오 등 6가지 감정을 표정으로 표출할 수 있는 소년 로봇 ‘니콜라(Nikola)’를 개발, 공개했다. 이는 아직 얼굴만 개발된 상태지만 인공근육이라고 할 29개의 공압식 액추에이터에 의해 그 만한 숫자의 표정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연구소측은 “특히, 머리와 안구는 추가로 삽입된 6개 액추에이터가 탑재되어 섬세하게 표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서 “또한, 얼굴 부호화 움직임 시스템(FACS)인 코딩시스템을 이용해 볼의 올라감이나, 입술의 잔주름 등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옵티머스 3~5년 내 판매 계획”

이번에 공개된 테슬라 ‘옵티머스(Optimus)’도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공개 현장에서 이 로봇은 센서, 카메라, 그리고 관절마다 연결된 각종 전선 등에 의해 두 발로 걸으면서 손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는 키가 172cm, 몸무게 56kg에 시속 8km로 걸으면서 20kg의 짐을 운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2.3kWh의 배터리와 자율주행차에 쓰인 통합칩(SoC)을 탑재했으며 와이파이·LTE 등 통신이 가능하게 했다. 테슬라측은 “옵티머스의 소비전력을 최소화하는 특수 배터리와 작동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3~5년 내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는 “수백만 대를 생산하여 2만 달러(약 2,900만 원) 이하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 기업이나 연구소는 사람처럼 얼굴, 몸통, 팔, 다리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를 적절히 규제한 로봇 윤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결국 “휴머노이드는 인간과의 의사소통과 상호 작용, 인간의 생활편의, 경제성 등에서 기존 로봇들보다 더욱 큰 활용성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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