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공간에 만든 실체없는 부동산 거래 ‘인기’
블록체인 NFT로 거래, ‘사이비’ 성격 짙어 리스크 커

사진은 메타버스 이미지로서, 본문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은 메타버스 이미지로서, 본문 기사와는 무관함.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가상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 공간에 만든 ‘허상’이나 다름없는 실체없는 땅이다. 해외에선 이미 실물 부동산 못지않은 흥행과 함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유가랩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5일 보안업체 안랩에 따르면 이 회사는 메타버스 게임 아더사이드에 조성할 NFT(대체불가 토큰) 가상 부동산 5만5천 필지를 2억8500만 달러(3600억원)에 사전 분양해 모두 팔았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가상 부동산에 관심이 높다못해, 최근엔 뜨겁기까지 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메타버스 광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디넷코리아가 인터넷 조사 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메타버스 공간의 가상 부동산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우리 국민 1000명 중 15명(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앞으로 기회가 생길 경우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사람은 2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무엇보다 메타버스 공간의 가상 부동산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다.

이는 그야말로 ‘소유’가 아닌 ‘거래’가 주목적이다. 알려져있다시피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은 디센트럴랜드, 더샌드박스, 크립토복셀, 솜니움스페이스 등 이다. 이들 업체를 비롯해 글로벌 가상 부동산 플랫폼에서 연간 판매된 부동산 거래액은 약 61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가상 부동산 가격은 현실 부동산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메타버스 속 기회들’이란 보고서에서 “디센트럴랜드, 더샌드박스 등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상 부동산이 2021년 12월 기준 한 구획당 평균 1만2000달러(약 1650만원)에 거래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블록체인 정보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물 부동산 가격은 39% 상승한 반면, 블록체인 기반 가상 부동산 가격은 879% 올랐다.

이같은 가상 부동산은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거래될까. 일단 가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블록체인상에서 승인된다. 그럴 경우 NFT가 일종의 등기부등본 역할을 한다. 그래서 메타버스 내 토지를 한정된 수량의 NFT로 발행해 판매하면, 구매자는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이 NFT를 다시 판매하거나 임대를 주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많다. 우선은 메타버스 상의 가상 부동산이 지닌 ‘사이비’ 성격이다. 안랩의 콘텐츠기획팀은 “실제 부동산처럼 수량이 한정된 NFT라는 ‘희소성’이 가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를 운영업체가 인위적으로 늘릴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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