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친밀감, 브랜드 가치 등 ‘소프트’ 측면 메타버스 영역 확장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제페토’, ‘로블록스’로 적극 구사
“메타버스 공간에서 고객이 직접 제품 제작, 체험, 구매 상담 등”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디지털 트윈 못지않게 ‘메타버스 마케팅’이 기업의 새로운 시장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나이키, 구찌 등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포스코 등도 적극적으로 메타버스 마케팅을 구사함으로써 나름의 성과를 기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DX) 전략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많은 제조업체들도 최근엔 이같은 메타버스 마케팅을 병행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정이선 수석연구원(철강연구실)은 “제조업 기반 기업들은 공장이나 오피스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것 외에도, 소통과 친밀감, 브랜드 가치 차원 등 소프트한 측면에서 메타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최근의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BASF,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체들이 그런 경우다. 또 삼성전자는 로블록스 기반의 ‘Space Tycoon’을 출시,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메타버스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정 수석연구원은 특히 ‘메타버스 마케팅의 성공요건’이란 분석 자료를 통해 “이는 제품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친화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마케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메타버스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 “리스크에 대한 책임, 소비자 데이터 보호, 데이터 소스 확보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적합한 플랫폼 선정이 중요하다. 예컨대, 기존의 주요 메타버스 게임 및 플랫폼인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등을 활용, 어떤 플랫폼이 브랜드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애자일(agile)하게 테스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구찌(Gucci)는 Z세대와의 연결점을 파악하기 위해 로블록스에서 ‘Gucci Garden’의 메타버스 버전을 출시했다. 그 결과 2주간 약 2천만 명의 방문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회사는 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와 제휴하고,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샌드박스에서 가상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또 스포츠 브랜드 ‘Vans’는 역시 로블록스에서 대화형 공간 ‘Vans World’를 출시했다. 이는 가상의 스케이트장에서 게임을 하며 포인트를 적립하게 한다. 이를 통해 가상 운동화나 의류를 구매하며, 가상 스케이트 가게에서 맞춤형 스케이트보드를 제작하게 하는 등 '몰입도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나이키는 일찍이 메타버스를 기업과 브랜드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선도업체다. 이 회사는 나이키 크립토킥스(나이키 덩크 운동화의 디지털 모델)을 출시했으며, 이를 다시 NFT로 밈하고 있다. 또 식당 체인 ‘Chipotle’도 메타버스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부리토 바우처를 제공하고, 이를 갖고 실제 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포스코도 ‘Zepeto’ 플랫폼을 통한 ‘Virtual Park1538’을 구현했다. 이는 R&D, 제조 영역 외에도 소비자와 브랜드 관계 측면에서 포스코의 다양한 인프라 자산을 디지털 현실에서 경험하게 한다. 또 이해 관계자들과의 인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유롭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 결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기업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수익성에 대한 테스트나, 이해관계자 참여하의 소통, 브랜드 자산 축적 등 메타버스에서의 영역을 점차 늘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같은 자사의 메타버스 마케팅에 대해 정 수석연구원은 “다만 메타버스는 물리적 현실 경험을 증폭시킴으로써 기억에 남는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임을 인식하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직접 판매를 주요 목표로 삼기는 어렵다”고 규정했다.
한편 국내외 기업들의 메타버스 관련 투자금액은 2021년 기준으로 1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한 해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씨티그룹은 메타버스의 경제 규모가 2030년까지 최대 13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가치 창출 기회가 더욱 커지는 만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통한 마케팅을 새롭게 시도하며 선점 기회를 엿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