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신속하게 SW고도화, 현장 배포’ 위한 ‘플랫폼원’
중국,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매우 높은 시장 ‘프라이빗 클라우드’ 많아
인도, ICT 비용 최적화, e-서비스 배포 가속 ‘메그라지’ 클라우드 역점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인구와 국토, 그리고 IT역량 등을 기준으로만 보면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인도가 세계적인 디지털 시대의 중심국가 정도로 꼽을 수 있다. 최근 국내 전문가들은 이들 세 나라가 지닌 클라우드 플랫폼과 산업을 조명하며, DX역량을 비교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특히 미국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을 위한 미국 국방부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원’, 그리고 중국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중심의 산업 실태, 인도의 ‘GI 클라우드 메그라지’ 등을 심층 분석, 비교하고 있다.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공개한 이들 전문가들의 분석 자료를 보면 김영욱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의 경우는 특히 중국의 클라우드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등과는 달리, 전체 IT 지출에서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비중이 비슷하다는게 특징이다. 이는 클라우드 도입으로 고객 수요의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주문형 수요가 많은 B2C 커머스 기업이 발달한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프라이빗 클라우드 비중 높아
그런 가운데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요한 기초 산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자료에 의하면 2025년까지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IT워크로드가 전체의 19% 포인트까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가운데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2025년까지 전체 IT 워크로드의 42%가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차지하며, 36%에 그친 퍼블릭 클라우드보다 높다는 점이 중국만의 특징이다.
이같은 현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통한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매우 높은 중국 특유의 시장환경이 그 배경이다. 반면에 퍼블릭 클라우드가 가진 확장성과 수익성이 제한되는 셈이다. 기업으로선 퍼블릭 클라우드를 자신들의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조정하거나, 금융과 관련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대부분의 중국 기업은 기업 IT 및 소프트웨어 지출에 대한 반복 비용 지출 모델보다는 기존의 온프레미스와 같은 일회성 또는 선불 결제를 통해 IT 및 소프트웨어 비용을 자본화하고, 연간 IT 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는게 김 매니저의 해석이다. 그 때문에 중국에서 성장을 원하는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은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 양쪽 모두에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즉,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를 관리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도의 ‘GI 클라우드 메그라지(MeghRaj)’
역시 이 분야의 전문가로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논문과 분석 자료를 소개하고 있는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인도의 ‘GI 클라우드 메그라지(MeghRaj)’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인도에서 클라우드컴퓨팅은 위생 시설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스와치 바라트 미션이나, 헬스케어를 위한 e-호스피털, 국가 장학금 시험, 시민 참여 플랫폼인 마이-Gov, e-트랜스포트와 같은 국가 계획 실천의 기반이 되고 있다. GI는 인도 정부를 뜻한다.
즉, 국가운영의 소프트웨어 내지 중추적인 인프라의 골격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인도 정부는 그 과정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기 위해 ‘메그라지’라고 명명한 ‘GI 클라우드’ 계획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정부가 최적의 IT 지출을 실행하고, 클라우드로 이른바 ‘전자 거버넌스’를 구현하다는 얘기다.
한 대표에 따르면 2012년 우리의 과기정통부에 해당하는 인도 통신부(DoT)는 통신 규제 기관인 TRAI에게 정부 기관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채택하는 방법론을 검토하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분리된 클라우드 요구를 포함한 클라우드서비스 ▲ 클라우드 인프라 향상을 위한 단계 ▲클라우드서비스 채택에 대한 비용 효과 분석 ▲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한 인프라 도전 사항 등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인도 정부는 2013년 4월에 메그라지 전략 방향 문서를 발표했고, 이와 함께 매그라지를 구현하기 위한 로드맵도 함께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인도정부 차원의 클라우드에 대한 비전이 만들어지고, 국가와 주 정부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고, 주 정부 광역 네트워크(SWAN) 등과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와의 연결, 프라이빗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자(CSP)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안하게 되었다.
그 후 2018년에 “클라우드컴퓨팅, 콘텐트 호스팅과 배포, 데이터 통신 시스템과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규율 프레임워크와 인센티브를 제시해 국제 데이터 센터, 콘텐트 배포 네트워크, 상호 접속망 구축을 서둘렀다. 한 대표는 “현재 매그라지의 총괄 책임은 전자 정보기술부(MeitY)가 갖고 있으며, MeitY는 각 정부 부처가 추천 컴포넌트와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채택 아키텍처를 구축하기 위한 참조 아키텍처를 만들었다”면서 “메그라지의 주요 관점은 정부의 ICT 비용을 최적화하면서 e-서비스 배포를 가속하겠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 국방부의 ‘플랫폼 원’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을 위한 미국 국방부 플랫폼 서비스인 플랫폼원에 대한 윤대균 아주대학교 교수의 분석과 소개도 관심을 끌만하다. 그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기민하고 유연하게 전략, 전술에 운용할 수 있는 개발 방법론,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자동화된 프로세스, 이런 방식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구조와 함께 다양한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애자일 방법론, 데브옵스, 마이크로서비스 구조, 연속적인 통합 및 배포(CI/CD)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윤 교수는 “이런 특성을 갖춘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현장에 배포한다. 온-프레미스뿐만 아니라 상용 클라우드를 통한 배포도 모두 가능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즉,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컨테이너(Container)화된 마이크로서비스 형태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의 속성과도 일치하며,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을 상용 분야뿐만 아니라 공공분야, 특히 국방 분야에서도 강조해야 함을 의미한다”는게 윤 교수의 해석이다.
이같은 국방부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로 ‘플랫폼원(Platform One)’이다. 윤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플랫폼원은 미 공군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공장을 합병하여 하나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즉, 소프트웨어 공장은 빠르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기 위해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여 소프트웨어를 대량 생산하듯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기능의 소프트웨어 모듈을 기반으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히 개발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플랫폼 원’이다.
미 공군에서 만든 플랫폼원은 이제 미국 국방부의 공식적인 데브섹옵스(DevSecOps)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플랫폼원의 핵심 미션은 데브섹옵스를 국방 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국방부의 CIO와 인수 및 지속 담당 차관이 합동으로 DSOP(DoD Enterprise DevSecOps Initiative)를 추진했다. “DSOP는 전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생성하여 안전하고 신속하며 유연하게 배포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도구와 표준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애자일 프로세스를 위한 최신 개발도구, 제로 트러스트 모델 보안을 위한 컨테이너 보안 기술, 데브섹옵스 구현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아티팩트(Artifacts) 저장소,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보안, 우수사례 발굴 및 교육 등이 그런 방식이다. 윤 교수는 “플랫폼 원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적의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전술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수시로 기존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즉각 제작해 필요한 곳에 배포하기 위한 것“이라고 요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