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 “도주하는게 아니다” vs 검찰 “분명히 도주 중”
외신들도 귀추에 관심…권씨 트윗에 “진실 밝힐 것” 입장도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씨. (사진=블룸버그,/Getty Image)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씨. (사진=블룸버그,/Getty Image)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검찰이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 권도형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19일 기술사이트 ‘테크크런치’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주말 “나는 결코 도피한게 아니다”고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권 씨의 주장에 “분명히 도피행각 중”이라며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권씨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루나․테라 폭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무려 53조원 가량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국내 검찰 기자단에게 배포된 보도자료를 인용한 ‘테크크런치’는 “서울남부지검은 권씨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변호인을 통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하며 이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르면 검찰은 외교부에 권씨의 여권 취소를 요청했고, 권씨가 도주를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적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법 집행 기관들이 요청하는 인터폴 적색 통지는 개인이 비자를 발급하는 것을 막고,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을 제한하며, ‘인도적, 또는 이와 유사한 법적 조치가 보류 중인 사람을 임시로 체포’할 수 있게 한다.

앞서 권씨는 트윗을 통해 “나와 소통하며 나에게 관심을 보인 그 어떤 정부기관으로부터도 도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윗에서 또 “우리(테라폼랩스 경영진)는 수사기관에 성실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숨길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검찰이 즉각 “도피 중임이 확실하다”고 반박하고 나섰고, 다시 권씨가 재반박한 것이다.

테라폼랩스의 이른바 스테이블코인 UST와 암호화폐 루나는 지난 5월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의 효능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폭락했다. 이에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해당 코인을 상장폐지하고 거래를 중단시켰다.

권씨는 그후 다시 테라폼 커뮤니티의 승인을 받아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부활시켰지만, 이번에는 이른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운영을 피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이전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가 연동 가치인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디페깅이 일어나면서 루나 토큰의 대폭락을 촉발했다.

루나 토큰의 폭락은 한때 유명했던 암호화폐 헤지펀드였던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이 소멸되는 결정적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해당 펀드의 소멸은 또한 수십억 달러를 빌린 다수의 암호화폐 대출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 올해 초 루나와 테라USD 사태로 수십만 달러의 투자자금이 소실된 후, 한국과 미국의 투자자들은 불법 모금과 사기 혐의로 권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지난 주 권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권씨는 이에 대해서도 당당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여러 혐의에 대해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평소 우리는 매우 청렴하게 행동해왔고, 다음 몇 달 동안 진실을 명확히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지난 주말에 트위터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앞서 지난 달에는 한 암호화폐 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권씨는 “한국 당국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권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일단 금융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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