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부, 악명높은 ‘제품안전승인’ 제도 개선, “최대 21주 이상 걸려”
“그 동안 삼성, 애플, 샤오미 등 외국제품, 통관 애로, 경쟁력 상실”
앞으로 5주 이상 단축 예상, “삼성, 샤오미, 애플에겐 ‘선물’과 같아”

인도 당국의 제품안전승인 절차가 크게 개선되면서 삼성, 애플 등이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인도 당국의 제품안전승인 절차가 크게 개선되면서 삼성, 애플 등이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중국을 앞질러 세계 최대 인구를 지닌 인도는 최근 IT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초강국으로 거듭날 조짐이다. 특히 러-우크라전을 계기로 독자 노선을 고수하면서 그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인도 정부는 그 동안 시행해오던 ‘제품 안전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요 시간을 크게 줄일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과 애플이 특히 큰 수혜 대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새로운 ‘전자 장치 안전 승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로이터는 그러면서 “삼성과 같은 글로벌 전자기업의 제품 전략에 매우 유리한 결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그 동안 인도 당국의 길고 복잡한 ‘안전 승인 제도’는 이 나라의 기술발전과 산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이에 관련 업계는 오랜 기간 제도 개선을 위한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로선 승인 소요기간을 5주~8주 가량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26년까지 3천억 달러 규모의 IT 및 전자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직후 나온 조치다. 또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내에서 늘 이런 행정절차의 병목 현상으로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는 제품안전 승인을 위해 특정 기기의 여러 구성 요소를 동시에 테스트하는게 기본이다. 그렇다 보니 무선 이어폰에서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테스트와 인증에 걸리는 시간이 무한정 늘어난다. 이에 인도정부는 지금의 평균 21주 걸리는 기간을 앞으로 16주까지 최대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지 업계는 “제도 개선을 통해 사업하기가 한층 용이해질 것”이라며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신 제품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애플, 삼성, 샤오미와 같은 기업들을 비롯한 인도의 전자, 통신 및 IT 부문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및 국내 기업들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제품안전승인 기관인 인도 표준국은 승인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부 확인된 전자 하드웨어 제품은 (구성요소를 일일이 검증받기보단) 병렬 테스트를 받도록 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현재는 스마트폰 충전 케이스와 그 구성품이 먼저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나중에 이어버드 등 부속품이 통관을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현재 애플 에어팟 모델의 경우는 통관까지 장장 16주나 걸린다. 이 외의 다른 스마트폰과 그 부품의 경우, 그 절차는 평균 21주까지 걸리는게 보통이다.

이런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인도 정보기술부와, 관계 기관, 그리고 애플, 삼성 등 기업 임원들 간의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 그 결과 이번과 같은 시범 프로젝트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인도정부의 이런 조치에 대해 애플과 삼성, 샤오미는 언론의 코멘트 요청에 일단 함구하고 있다. 일종의 ‘표정 관리’로 해석될 만하다. 인도정부의 관계부처도 로이터 등 외신들의 확인 취재에 응하진 않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이어버드는 정부가 추후 더 빨라진 테스트를 거친 첫 번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인도정부와 교감하고 있는 현지 업계 단체는 전했다. 현지 업계 전문가들도 “당국의 신속한 안전 및 품질 허가가 인도의 전자제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거나, “인도 소비자들에게 이번 조치는 최신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한 대기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이라는 등의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인도 제품안전승인 당국의 안전성 시험 요건은 수입품과 자국산을 망라한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된다. 그런 가운데 과연 이번 조치가 누구에게 가장 득이 될 것인가가 관심사다. 글로벌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인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46%를 차지하고 있는 샤오미, 삼성 같은 기업들에겐 ‘선물’과도 같은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무선 이어버드는 인도 회사 ‘boAt’가 자국 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변종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제품안전승인 기간이 짧아질수록 애플에게도 상당한 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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